참새들의 겨울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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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들의 겨울나기
  • 전갑남 시민기자
  • 승인 2022.02.11 16: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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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작은 참새들 생존 법칙

짹짹 짹짹! 참새 몇 마리가 모여 시끄럽게 떠듭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날짐승이 있습니다. 그 중, 참새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그 만큼 참새는 사람들과 친숙하고 흔한 텃새입니다.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참새. 봄을 기다리고 있는 걸까요?

참새를 그냥 건성으로 보면 너무 흔해서 별 볼 일 없는 새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좀 더 가까이 참새를 바라보면 생각이 달라집니다. 목 뒤에 흰색 가로줄은 목도리를 두른 듯하고, 등엔 갈색에 검은 세로줄 무늬, 날개는 가는 2줄의 흰 띠가 있어 서로 잘 어울려 예쁩니다. 뭐든 자세히 봐야 예쁘다는 말은 참새를 봐도 이해가 됩니다.

잘 생기고 세련된 것만이 꼭 아름다운 것은 아닙니다.

작은 참새는 앙증맞습니다. 부리는 짧고 뭉뚝한데 꼬리는 뾰로롱하고 나와 있습니다. 이런 참새를 보면 참 귀엽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마리 한 마리를 봐도 귀엽지만, 한 가족이 모여 짹짹 짹짹 합창을 하면 더 귀엽습니다.

참새떼가 전깃줄에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녀석들은 포롱포롱 날다가 땅에 내려와 동동거리며 걷습니다. 가까이 다가서면 어느새 나무 위로 내뺍니다. 어느 땐 전깃줄에 나란히 나란히 앉아 쉬기도 합니다. 언제봐도 부지런하고 예쁩니다.

겨울 참새는 몸매가 다른 때에 비해 포동포동 살이 올라 있습니다. 다른 계절에 본 날렵한 모습과는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먹이도 부족한 겨울에 참새는 어떻게 살이 쪘을까요? 어떤 이는 참새가 쌀을 쪘다기보다는 털 쪘다고 말합니다.

연수구 봉재산 억새밭에서 만난 참새 무리.
억새밭도 참새들의 보금자리로 알맞은 것 같아요.

먹이를 구하기 힘든 참새는 겨울을 나기 위해 지방을 비축합니다. 몸에 지방이 많아지면 자연히 체온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여기에 녀석들의 지혜는 하나 더해집니다. 가을에 겨울깃으로 털갈이를 하여 털을 부풀리지요. 부풀린 깃털과 깃털 사이에 보온 층이 생기게 되면 몸을 따뜻하게 유지할 수 있습니다.

자기들만의 방식으로 오동통한 몸매를 만들어 겨울을 나는 참새의 숨은 지혜가 놀랍습니다.

예전에는 이엉을 엮어 올린 초가지붕 밑에서 참새들이 많이 살았습니다. 포근한 초가지붕은 참새들의 따뜻한 보금자리로 안성맞춤이었을 것입니다. 초가지붕이 있었던 때는 참새가 지금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참새는 텃새로 겨울철 무리 지어 생활합니다.

참새 녀석들, 겨울철이면 방앗간 근처에 떼로 몰려 들락거렸습니다. 그래서 '참새 방앗간'이란 말이 나왔는지도 모릅니다. 참새는 잡식성으로 계절에 따라 자잘한 먹이를 섭취합니다. 가을부터 무리를 지어 생활하며 방앗간 주변 겨 속에서 싸라기를 고르며 시끄럽게 떠드는 통에 참새가 방앗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람과 참새 사이에서 참새만 이익을 보지는 않습니다. 녀석들이 농부가 애써 가꿔놓은 곡식을 훔치기도 하지만, 농작물에 해를 끼치는 곤충을 잡아먹어 이익을 많이 줍니다. 참새가 우리 곁에서 친근하게 함께 사는 이유가 아닐까요?

참새는 새 중의 새라고 합니다. 그래 이름도 '참새'라 하는 모양입니다. 참다운 새, 진짜 새가 참새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포동포동한 겨울 참새.

새소리를 들으면 시끄러워도 듣기 좋습니다. 아주 작은 참새들도 시끄럽게 떠들어도 싫지 않습니다. 자기들끼리 무슨 말을 주고받는지 궁금합니다.

 

 

참새 / 자작시

 

겨울 나뭇가지 끝에
짹짹 짹짹
거립니다
 
친구끼리 가족끼리
한데 모여
무슨 말을 하는 걸까요?
 
몸에서 나오는 소리 다르고
마음에서 내는 소리 달라요
 
우린요
거짓부렁은 몰라요
참 참 참
참 말만 하는
참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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