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전을 통해서 본 권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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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전을 통해서 본 권정혁
  • 김인수
  • 승인 2011.07.18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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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권정혁을 영입했다. 권정혁의 영입을 통해 불안정한 골키퍼 포지션을 보강한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권정혁 골키퍼는 어떤 성향의 선수일까? 지난 수원 전에서 보여준 모습을 바탕으로 보고서를 써 본다.

 권정혁 골키퍼의 특징을 살펴보면 우선 수비하다 자신이 공을 가졌을 경우 상대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가 잡는 선택을 많이 한다는 것이다. 보통 골키퍼들은 수비 시 자신이 골키퍼를 가지고 있고, 동시에 상대와 자신이 거리가 아주 가깝지 않다면 내질러주는 킥으로 연결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권정혁은 상대가 아주 멀리 있지 않다면 대개 상대가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공을 잡는 모습을 보여줬다. 보다 안전하게 공을 지배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장점이 되나, 만약 빠르게 역습을 해야 할 순간에는 길게 차주는 선택을 해주기를 바란다.

 권정혁의 또 다른 특징은 공중볼을 거의 펀칭으로 처리한다는 점이다. 수원이 프리킥이나 코너킥과 같이 높은 크로스를 연결할 때 그가 캐칭으로 잇는 경우는 극히 적었다. 그는 공중볼이 오면 우선 펀칭으로 멀리 걷어내고서 수원이 걷어낸 공을 다시 잡는 그 사이에 다시 2차 공격에 대비하는 경우가 많았다. 물론 그의 선택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물론 그가 펀칭을 자주한 이유가 날씨 때문이었을지도 모른다. 비가 온 날은 공이 미끄러워서 캐칭에는 위험부담이 크기에 캐칭을 자제했을 수도 있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하는 장면이 후반 17분의 실점위기 장면이다.

 
인천은 후반 17분 우측지점에서 프리킥 기회를 내준다. 수원은 박종진이 이 프리킥을 처리했고, 그의 프리킥은 인천의 좌측 골문으로 향하는 슈팅이 되었다. 충분히 권정혁이 잡을 수 있는 속도, 높이의 슈팅이었다. 이에 권정혁은 잡으려 손을 뻗었지만, 공이 미끄러운 탓이었을까? 공은 그의 손에서 튕켜나가며 스테보의 앞에 떨어졌다. 다행히 스테보 역시 젖은 필드 때문에 볼 컨트롤에 실패했고, 인천은 실점 위기를 벗어났다.  위에서 보듯 비는 섬세한 볼컨트롤을 방해한다. 권정혁은 이를 알고서 수원전을 펀칭 위주의 전략으로 임했는 것일지도 모른다.

 마지막으로 권정혁은 발이 빠르다는 점이다. 전반 29분 수원은 결정적인 득점찬스를 맞는다. 권정혁이 크로스를 막느라 좌측으로 돌아선 사이 우측에서 대기하고 있던 이상호가 득점찬스를 잡은 것이다. 이상호는 수비가 붙지 않은 완벽한 프리 상태. 골키퍼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빠르게 상대선수에게 뛰어나가 슈팅각도를 좁히는 것이다. 하지만 권정혁 골키퍼와 이상호와의 사이에는 약 7M 정도 거리가 있었다. 이상호는 공을 잡았고, 남은 거리는 7M. 그러나 권정혁은 빠르게 이상호에게 다가가서 이상호의 슈팅각도를 죽여놓고는 선방을 해냈다. 34살의 플레이어라고는 믿기지 않을 단거리 가속력이었다. 혹자는 권정혁의 반사신경이 느리다는 평가를 내리나 수원전만 본다면 최소한 단거리 가속력은 결코 느린 수준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수원전에서 보여준 권정혁 골키퍼의 모습 3개를 적어 보았다. 과연 여기에 적은 것이 권정혁 선수의 전부일까? 이에 대한 대답은 오는 23일 경남 전에 확인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이유는 수원전을 포함한 지금까지 권정혁 선수가 치른 2경기 모두가 수중전이기 때문이다. 장마가 끝난 현재 경남 전은 일반적인 경기 조건 속에서 행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적인 상황에서 권정혁 선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해 본다.

 

글= 김인수 UTD기자(zkslqkf2000@hanmail.net)

사진 = 남궁경상 UTD기자(boriwoll@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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