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전용주거단지 조성, 인천이 선도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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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전용주거단지 조성, 인천이 선도해 보자
  • 조항필
  • 승인 2022.04.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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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칼럼]
조항필 / 감정평가사
인천 계양구 아파트 단지

 

2021년 11월말 기준, 65세 이상 고령 인구는 약 88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7.1%를 차지하여 초고령사회(노령인구 20%)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통계청은 2050년 고령 인구가 약 19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9.8%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이제 83세이고, 건강수명은 73세로 이 또한 매년 길어지고 있다. 반면 지난해 국내 합계출산률은 0.81명으로 2018년부터 OECD 38개 회원국 중 부동의 꼴찌다. 이미 인구 구조가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이는 단 시간 내에 바뀔 사안도 아니다. 그 추세는 마치 너울과 같이 향후 몇 십년은 우리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고령사회에 대한 우려와 걱정은 벌써 수년전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그 파고에 우리 사회는 충분한 대비를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인천은 특별, 광역시 중 그래도 노인인구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할 수 있다. 서울 16.7%, 부산20.3%, 대구 17.4%에 비해 인천은 현재 약 43만명으로 전체인구 290만명중 약 14.7%로 낮은 편이다. 하지만 50~64세까지의 예비노인 인구가 75만명으로 10년안에 노인인구는 70~8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현재 노인층은 결혼한 자식들과 함께 살려고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0년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자 중 노인 단독가구(독거+부부 가구)는 78.2%로, 이중 ‘자녀와 함께 살겠다’는 고령자는 12.8% 수준으로 노인과 자녀 세대가 따로 사는 추세가 강화되고 있다. 특히, 베이비부머 세대는 윗 세대에 비해 자식에게 의지하지 않고, 건강하고 경제적으로 안정적이면 개인 생활을 향유하기 위해 자녀와 따로 살겠다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측면으로 과거에 비해 노인시대가 길어졌다. 이제 건강한 80대는 주변에 흔하다. 주기적인 건강검진, 의료보험과 연계된 건강관리 등 평균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시대도 길어진 것이다. 은퇴 후 노인시대가 거의 30년이 되는 것으로 적지 않은 기간인 것이다.

통상 자식들의 출가하고 65세부터 70대 후반까지는 노인부부세대가 되거나, 단독세대가 되고, 80세 이후, 건강이 나빠지면서 노인복지시설이나, 요양원등에서 생활하게 된다. 현재 노인 주거형태는 주로 복지시설이나, 요양시설 등으로 후반기 노인시설 중심이나, 건강한 노년시기인 65세부터 70대 후반까지는 상당히 긴 기간임에도 별도의 주거형태가 다양화 되어 있지 못하다.

통계청의 노인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거동이 불편하게 될 경우 ‘재가서비스를 받으면서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55%, 돌봄·식사·생활편의서비스 등이 제공되는 노인요양시설 등에 들어가겠다는 응답이 35%로 나타났다. 결국 몸이 불편해져도 웬만하면 집에서 살기를 원하며, 상태가 심각할 경우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으로 가겠다는 의미다.

노인주거는 의료, 돌봄 서비스, 노인일자리 등과 결합되어야 한다. 노인전용 주거단지가 필요한 이유다. 일반가정의 주거는 주로 교육과 교통이 주요한 입지조건에 영향을 미치지만, 노인주거는 의료와 노인여가, 노인일자리 등과 연계되어야 하고, 주거단지도 노인 친화적으로 조성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노인 연령층의 폭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건강한 노인층과 후기 돌봄이 필요한 연령층, 부부세대, 독거노인세대를 적절히 혼합한 주거형태가 필요해 지는 것이다.

세대간 소셜믹스도 좋지만, 상대적으로 활동력 있는 노인과 허약 노인층의 돌봄 서비스를 결합한 노인전용주거단지를 조성한다면, 의료서비스의 효율과 노인 커뮤니티 형성, 노인 일자리해결의 효율적 수단이 될 것이다. 그러나 노인전용주거단지는,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이 그 역할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집계에 따르면 2020년 전국 노인복지주택(실버타운)은 전국에 36개소다. 입소 인원은 약 8000명으로 전체 고령인구 880만 명의 0.1%에도 못 미친다. 실버타운은 건국대가 ‘최고급 도심형 실버타운’을 표방해 지은 ‘더클래식500’의 경우, 보증금 9억, 생활비 월 300~500만원으로 알려져 있다. 도심 외곽에 입지한 경우, 통상 월 관리비 100~150만 수준까지 다양하나, 그 비용부담이 적지 않아 현재의 민간 노인복지주택은 아직 1% 미만의 극소수만을 위한 실버타운인 셈이다. 더욱이 도심외곽은 선호되지 않으며, 가급적 자신이 살아온 지역에, 주거형태는 아파트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주안, 숭의동, 부평등 구도심의 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구도심의 노인인구는 동구가 23.8%로 가장 높고, 다음으로 미추홀구17.7%, 부평구가 15.6%로 강화, 옹진을 제외하고 가장 높다. 청라와 송도가 있는 서구는 11.3%, 연수구는 10.5%로 가장 낮다. 재개발로 인해, 재개발지역 내 다가구에 거주하던 노인층은 전세금을 빼주고 남은 돈 만으로 입주가 어려운 경우, 인근 미개발구역으로 밀려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가주택을 보유한 노인가구가 슬럼지역으로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노인가구의 자가보유율은 80% 이상으로 높지만, 현재 재개발 지역의 신규아파트 입주는 중산층 노인가구에게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닐 수 없다. 중산층 노인가구의 전용주거단지는 자가보유 노인가구의 자산 유동화와 결합하여 모색한다면 지자체의 큰 비용 부담 없이도 지원 가능한 방안이 도출 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부터 인천시 각 구별로 매년 500호씩 조성한다고 해도 향후 10년간 8개구 4만세대로 10년후 노인인구의 10%도 감당하지 못한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시작하지 않으면 노인문제는 사회적으로 큰 짐이 될 것이다. 다가오는 인천 지방선거에서 공공노인전용주거단지를 공약하는 후보는 노인층의 눈길을 끌 것이다.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인천이 노인전용주거단지를 선도하는 도시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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