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대선과 야권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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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대선과 야권의 운명
  • 이준한
  • 승인 2011.07.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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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이준한 / 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2012년 대통령 선거가 1년 조금 넘게 남아 있는데 유권자의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 그때까지 엄청난 정치적 변화가 있을 터인데, 필자는 또 다시 선거결과를 예측하는 어리석음을 피하지 못한다. 한국의 선거가 바람의 선거이고 예측이 불가능한 것인데 말이다. 특히 내년까지 아권의 통합 등 격변이 예상되는 상태이다.

그래도 내 눈에는 민주당의 현 대표주자로는 한나라당에 맞서 싸울 때 백전백패로 보인다. 손학규 대표는 무엇보다 한나라당 출신이다. 또 최근 종북진보라는 매우 어려운 용어까지 창조하면서 다른 주자와 차별화를 시도하지만 내년 대통령 후보 TV 합동 토론회에서 결국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와 구분이 안 될 것이다. 신문광고나 TV 광고에서 손학규 대표가 과거 한나라당 고위 당직자, 또는 도지사 시절 민주당을 공격했던 한 마디가 부메랑이 되어 손학규 대표를 KO시키고 민주당을 더 비참하게 만드는 펀치로 될 것이다. 그래도 분당에서 기사회생한 뒤 화려하게 원내로 복귀했다. 그때 지지율이 14%를 조금 넘었는데 그게 바로 손학규 대표의 일생 일대 최고 기록이었다. 그 뒤로는 한 자리 숫자로 주욱 미끄러졌다.

요즘 손학규 대표가 부산 희망버스에도 안 보이고 서울 시청 앞 시위장에도 안 보이는데, 그 빈자리에 떡 하니 버티는 인물이 생겼다. 정동영 의원이다. 더 중도, 또는 보수적인 손학규와 차별화를 시키면서 정동영 의원이 현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진보적인 이미지와 강인한 전투력을 과시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다. 그러나 매우 애처롭다. 정동영 의원은 그깟 국회의원 배지 하나를 위해서 자신을 키워준 민주당을 탈당하고 민주당 공천을 받은 후보와 싸워서 이긴 뒤 슬그머니 복당한 일물이다. 정동영 의원의 지지율도 겨우 5%를 꼴깍꼴깍 하는 중이다. 이러한 수치들은 한 마디로 국민이 믿고 따를 만한 인물들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걸 알려주는 것 아닌가?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별의별 대안이 다 튀어 나온다. 그것을 다 여기에 설명하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정파등록제니 페이퍼 정당이니 참으로 허망한 것에 대해서는 꼭 짚고 넘어가야 하겠다. 이 둘의 공통점은 야권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서로 연대해서 공동의 후보를 밀자는 것이다. 그러면 여론조사 결과 한나라당 박근혜와 야권 단일후보 사이에 후자가 승리하는 것으로 나오듯이, 2012년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참으로 순진한 발상인 것이 야권 단일후보라는 추상적인 답변에는 50%에 육박하는 지지율이 나오지만 그것이 손학규, 정동영, 유시민, 노회찬, 또는 이정희 등 이름이 구체적으로 투표용지에 찍힐 때 과연 그만한 지지율이 확보되겠냐는 말이다.

정파등록제와 페이퍼 정당의 차이점은 전자는 그래도 한 정당으로 남을 수 있는 가능성에 역점을 두지만, 후자는 선거를 위해서 잠시 만들고 사라질 것에 더 가까운 것 같다. 브라질에서 정파등록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브라질과 같은 정당연합이나 선거연합 전통이라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룰라와 같은 대중적인 지도자가 리더십을 발휘했고 정당의 인기도 높았다. 하지만 한국에는 연합은 곧 배반이라는 전통이 강하고 룰라와 같은 지도자도 없다. 페이퍼 정당이란 한나라당에서 선거법 위반으로 걸겠다고 길목에서 기다리고 있는 미끼라는 점도 문제이지만, 도대체 선거를 대하는 철학이 안 보인다. 유권자를 어떻게 보고 선거에 이기기에만 골몰해서 잠시 다른 정당을 만들어서 후보를 골라 밀어주고 다시 원위치를 하자는 발상을 할까? 한국의 선거가 이 정도로 이벤트화되었고 깊이가 없는 수준으로 변했다는 생각에 참담해진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문재인 변호사의 존재감이다. 최근 이 험한 상황에 대통령 주자로 거론되기 시작하더니 이내 유시민까지 제치고 올라왔다. 지지율로 보았을 때 손학규와 별 차이가 없는 상황이다. 무엇을 의미할까? 유권자는 야권의 단일 후보로 지금까지 거론되어 왔던 구태의연하고 신뢰가 없는 후보가 아닌, 새롭고 깔끔한 인물을 원하는 것이다. 그가 지금까지 직업정치인이나 고위관료가 아니었어도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이다. 유권자는 현재 수년동안 고착되어 왔던 선거판에 매우 식상해 있다. 한국의 선거가 바람의 선거였듯이 유권자는 현재 2012년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한다. 그 바람이 유권자의 자존심을 지켜줄 수 있는 그런 바람이길 원하는 것이다.

 
최근 실시한 대선 후보 지지율 여론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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