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선, 면으로 새긴 기억… 차기율 개인전 ‘사유-기억의 층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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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선, 면으로 새긴 기억… 차기율 개인전 ‘사유-기억의 층위’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05.11 12: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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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0일부터 29일까지 ‘공간 듬’서 전시
관람객 참여형 전시, 총 4개의 작품 완성
차기율 작가

지나가는 사람들이 남긴 점, 선, 면을 연결해 작품 한 점이 완성된다.

우연성에 기초한 흔적은 단순한 낙서가 아닌 남긴 이들의 기운과 기억들이 담겨 있다. 기억들을 ‘한 층 한 층’ 쌓아 가는 게 이번 전시의 핵심이다.

차기율 작가는 5월 10일부터 5월 29일까지 공간 듬(인천 미추홀구 주안7동)에서 ‘사유-기억의 층위’ 전시를 진행한다.

이번 전시는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기보다는 관객이 직접 참여하는 작업 과정에 중점을 둔다. 10일부터 15일까지 벽에 붙어있는 재활용된 종이에 누구나 마음껏 자신의 기호를 새겨 넣을 수 있다. 전시 공간에는 연필, 콘테 등 건식 드로잉 재료가 준비되어 있다.

17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차 작가는 남겨진 기호들을 연결해 개개인의 무의식 세계를 재해석할 계획이다. 이 기간 동안 방문하면 작업하는 그의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다. 완성된 작품은 24일부터 감상할 수 있다.

 

전시에 사용된 종이는 학생들의 드로잉 작품에 하얀 물감을 덧칠한 것이다. 칠 안에 숨겨진 드로잉에는 가공되지 않은 학생들의 기운이 담겨 있다.

관람객들은 준비된 재료를 이용해 자유롭게 자신의 기호를 재활용된 종이 위에 새긴다. 오랜 시간 생각하며 머무를 수 있도록 의자도 준비되어 있다.

처음에 그렸던 학생들의 기운, 전시 공간을 방문한 사람들의 기운 그리고 차 작가의 기운이 연결되며 기억의 층을 쌓아 올려 총 4개의 작품이 완성된다.

그는 “사람들이 흔적을 남기고 지나가면 나에게 선택된 벽이 된다. 선택된 벽에 나의 의견을 첨부함으로써 완결에 이르는 프로젝트다”라고 말했다.

 

처음부터 온전히 그가 그리는 게 아니기 때문에 불편하고 불필요한 요소들이 있지만, 최대한 존중해서 작품에 포함할 계획이다.

단, 문자 표현은 제한된다. 사람들의 생각을 잇는 작업이 장난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차 작가는 “자신의 감정을 장난스럽게 표현하지 말고 점, 선, 면을 이용한 자신의 기호를 남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차기율 작가는 인천대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로 드로잉과 설치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도시의 지표에서 옛날 라면 봉지, 플라스틱 파편 등을 발굴하는 ‘발굴 프로젝트’를 통해 기억을 추적한다. 공간 듬도 발굴 프로젝트로 발견한 장소다.

 

공간 듬 발굴프로젝트 당시 모습

작품제작방향

폐기 후 재활용된 종이에 새롭게 드로잉하거나, 지우고 덧칠하는 방식을 혼합하여 화면에 층위를 형성할 수 있게 의도한다. 각각의 신체의 리듬과 기운을 담아 이를 조형적 언어로 재구성하고 체화하는 새로운 형식을 실험하고 작품화한다.

 

작품제작 방법

● 대학생들이 수업 중 사용하고 폐기한 판화지를 채색 후 재활용.

● 일반인, 학생 누구나 작품 제작 과정에 참여할 수 있음.

● 단, 재료는 건식 드로잉 재료로 한정하며 작가가 제공함.

● 드로잉 작업 참여시 문자 표현은 제한됨.

● 순수 조형요소(점, 선, 면)를 이용한 추상적 표현을 권고함.

 

작품제작 및 전시 일정

5월 9일: 작품 재료 설치

5월 10일- 15일: 일반인, 학생 작품 제작 참여

<5월13일 인천대 조형예술학부 학생 참여>

<5월 14일 공간듬 교육프로그램 학생 참여>

5월 17일- 22일: 작가 작품제작

5월 24일- 28일 작품 일반 공개

5월 29일: 클로징 파티

5월 30일: 작품 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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