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돈 안되는 일도 하고, 힘든 사람 돌보기도 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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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돈 안되는 일도 하고, 힘든 사람 돌보기도 해야 해요"
  • 정혜진
  • 승인 2022.05.25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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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 탐험기]
(39) 2대째 명예로운 시민상 수상, 송치영 주안5동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회장

 

마을 활동에 대를 이어 진심으로 헌신하는 분. 송치영(68) 미추홀구 주안5동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회장을 만나 마을 활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선친이 명예로운 시민 상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같은 상을 수상해 대를 잇는 명예를 안았다. 그는 미추홀구에서 16년 봉사활동을 하며 14년째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회장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1문1답 형식으로 인터뷰했다.

 

Q. 2대째 명예로운 시민 상을 수상하셨습니다. 이 이야기부터 해주세요.

과거 이 일대( 주안5)가 장화 없이는 못 다니고, 비만 오면 물에 잠기는가 하면, 연탄 공장이 많아서 폐질환 환자들이 많았습니다. 그런 현안을 해결하시고자 부친께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고 그 노고를 인정받아 명예로운 시민상을 먼저 수상하셨습니다. 이어 바르게살기협의회에서 지역 내 다양한 봉사활동과 저소득층, 취약계층을 발굴하고 회비를 모아 나눔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런 실적을 인정받아 제가 이번에 받게 되었습니다.

 

Q. 코로나 시기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참 많은 분들이 참 힘든 시간을 보내신 것 같아요. 어려운 상황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자 했었던 활동이었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착한 임대료 운동에 동참하였고 저희 바르게살기에서는 지역 방역, 저소득층 반찬 나눔, 사랑의 김장 나눔, 독거노인 라면후원, 사랑의 송편 나눔, 골목 쓰레기 분리 생활화 캠페인, 저탄소 녹색 도시 캠페인, 질병예방 캠페인 등등 다양하지만 필요하고 유익한 활동들을 맡아 진행하였다고 생각합니다

2021년 진행한 나눔 봉사 활동과 과거 어르신 효 잔치를 진행한 바르게살기 사진
2021년 진행한 나눔 봉사 활동과 과거 어르신 효 잔치를 진행한 바르게살기운동 사진

Q. 단체 활동을 오래 하기 쉽지 않은데 오래 하신 비결은?

별다른 비결은 없습니다. 회장직도 몇 번을 사임하였는데 또 다시 추대 되어 이어 오고 있고... 그냥 선친께서 하셨듯이 할 수 있는 만큼을 꾸준하게 하고, 마을의 문제를 그냥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결 할 방법이 없을까 생각하고 행정복지센터에 가서도 이야기 하고, 때로는 단체 회원들과도 상의하고, 때로는 구청에 민원도 넣으며 활동한 것이 어느덧 이렇게 오래 하게 되었습니다.

 

Q. 단체가 조금 생소한 분도 계실텐데요, 바르게살기운동협의회 소개 부탁합니다.

바르게살기는 1980년대 정화추진위원회로 활동하였는데 표현이 혐오스럽다고 하여서 김영삼 정부 때 바르게살기로 바뀌었습니다. 바르게살기는 질서, 화합, 상생, 정직한 개인, 더불어 사는 사회, 건강한 국가를 만드는 국민 정신운동을 진행하는 단체이고, 가정사랑, 나라사랑, 이웃사랑을 실천하는 단체입니다. 바르게살기는 국가보조를 받아 운영되는 구차원의 조직인데, 각 동마다 단체가 조성되고 운영되고 있습니다. 현재 저희 동협의회에는 약 50여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고, 다양한 활동을 회비를 걷어 진행 하고 있습니다.

 

Q. 마을에서 지속적으로 몇 십 년을 많은 회원들을 유지하며 활동하기는 쉽지 않으신데...

요즘은 활동하는 사람이 점점 줄어드는 것도 있고, 또 다양한 단체들이 많이 생겨나기도 합니다. 여러 단체들이 사람이 없어서 힘들어하는데 아직 저희 단체는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마을에서 다니며 혹은 활동하며 여러 사람을 유심히 지켜보고 조금의 자원봉사 마음을 가진 분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부회장이 8명이 됩니다. 그러다 보니 보다 책임감을 가지고 활동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이 많은 회원을 유지하며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마을에는 바르게살기 외 새마을협의회, 재향군인회 등 다양한 단체들이 있고 요즘에는 마을공동체와 시민단체까지 하면 더 많은 단체들이 있지만 지역주민들은 잘 모르고 계시는 부분이 있어요. ?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거라 생각하시는지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첫 번째는 생계에 신경 쓰니라 바쁘고, 두 번째는 정보의 부족, 세 번째는 참여 방법의 한계 등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알음알음 들어오고 활동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이유는 저희는 미디어 세대가 아니라 구전 세대이기 때문일 것이예요. 뭔가 좋더라. 뭔가 한다더라 하면 그 마을의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서 정보가 전달되는 세대였는데 지금은 모든 정보가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으면 모르는 상황이 되어가고 또 다들 살기가 바쁘다보니 정작 마을에 자원봉사 단체가 많은데 또 다른 자원봉사 단체를 만들고 운영하느라 힘들고 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Q. 활동하시면서 힘드신 적은 없으신지요?

여러 번 힘이 들었지요. 그래서 이번에도 회장직을 내려놓으려고 했는데 아직은 때가 아니었나 봅니다. 마을활동이 사실 녹녹한 것은 아니에요. 특히나 남자들은 생계를 버려두고 마을일에 앞장선다는 것은 쉽지 않아요. 사실 안사람이 많이 이해해 주지 않으면 하기 힘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하다보면 상처도 받고 힘도 듭니다.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고 하잖아요. 누군가가 시간이 많아서 여유가 되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는 해야 하니까……. 필요하니까 하는 거라 생각해요. 행정복지센터에서도 공무원들만으로는 그 동이 운영되지 않습니다. 지역주민의 의견을 들어야 할 때도 있고, 지역 주민과 함께 해야 할 때도 있고, 때로는 지역주민이 앞장서서 해야 할 때도 있어요. 가끔 보면 요즘 사람들은 돈이 되는 것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는데 너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누군가는 돈 안되는 일도 하고, 누군가는 아픈 사람, 힘든 사람을 돌봐야 세상이 돌아가는데 다 남의 일로 치부해 버리면 우리 세상은 더 살기 어려운 세상이 될 거예요. 저희 선조들은 50년 후 100년 후를 걱정하고 내다보며 사셨습니다. 지금의 젊은 사람들도 그런 마음으로 마을에서 소소하게라도 자원봉사를 시작하고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여러 분들이 함께 해 주셔서 가능했습니다. 그리고 처음 제가 이런 활동을 시작 하게 된 것도 주변 지인의 권유 때문이었습니다. 저와 함께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더불어 앞서 말씀 드렸듯이 보다 많은 분들이 함께 해주신다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바르게 나아갈 꺼라 확신합니다.

 

과거 마을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숨을 쉬고 함께 살아가는 공간이었는데 최근에는 온라인상의 마을에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제로 거주 하는 마을에선 잠만 자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의 사회가 지속가능한 세상이 되려면, 불편과 장애가 없는 세상이 되려면, 아이들이 안전한 세상이 되려면 마을의 다양한 활동에 관심 갖고 참여하는 민주 시민적 활동이 필요한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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