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료원 확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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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료원 확 바꿔야 한다"
  • 김도연
  • 승인 2010.02.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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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이 찾아가는 의료원으로 탈바꿈해야

인천지역의 대표적 공공의료 시설인 인천의료원

취재:김도연 기자

인천의료원을 '확 바꿔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해마다 적자경영에 허덕이는 데다, 시민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경영상태를 이어가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물론 시민들이 외면한다는 데엔 다들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인천의료원의 고질적 문제는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매년 인천시의회는 인천시 본청과 산하 기관 등을 대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벌인다. 이 과정에서 해마다 되풀이되는 지적사항들이 몇 가지 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시 산하기관 및 공기업 등의 경영개선이다. 인천의료원은 고질적인 적자구조로 매번 도마 위에 오른다.

인천의료원이 지역의 대표적 공공의료 기관이지만, 시민들은 외면하기 일쑤다. 의료 서비스 면에서 '낙후'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적자 운영은 불을 보듯 뻔하다. '실질적인 지원'이 뒤따르지 않으면, 적자를 모면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적자 구조라고 하더라도 적자 규모를 최소화할 수는 있다. 인천의료원을 바라보는 외부의 눈이나 시의회 등에서도 의료원이 지금의 경영상태를 그대로 이어가는 것이 아닌, 경영을 개선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을 주문한다.
 
3년 동안 관리운영비 늘고 입원환자 줄어
 
인천시의회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인천의료원은 최근 3년의 당기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매년 1월부터 11월까지의 손익 내역을 보면 2007년의 수입은 259억1천만 원이었으나, 지출은 모두 283억 8천100만 원으로 당기 순이익은 24억7천100만원 마이너스이다.
 
2008년에는 전체 수입이 268억800만 원이었고, 지출은 282억 원으로 13억9천200만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에는 역시 수입 255억8천800만 원, 지출 290억6천100만 원으로 34억7천300만 원이 적자였다.
 
지난 3년 동안 지출 규모를 보자. 2008년에는 2억 원 가까이 줄었다가 다시 지난해 8억 원 이상 증가했다. 수입은 2008년 9억 원 가량 늘었다가 지난해 다시 12억 원 이상 감소했다.
 
손익 내역 분석에 따른 지출비용 증가의 주요 원인은 관리운영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출 비용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인건비는 지난해 142억3천400만 원으로 2007년보다 5억5천900만 원이 줄어든 수준이다.

반면, 관리운영비는 2007년 49억6천800만 원에서 2008년 51억7천200만 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62억1천600만 원으로 늘어나 결과적으로 2007년보다 12억4천800만 원이 증가했다.
 
지출 비용에서 두 번째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재료비도 지난해 65억3천400만 원으로 2007년보다 3억 원 늘었다.
 
하지만 수익 발생의 주요 요소라 할 수 있는 의료실적을 보면, 외래 환자는 늘었지만 입원환자는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2007년 한 해 동안 인천의료원을 찾은 외래환자는 15만8천767명이었다. 2008년에는 16만7천956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7만6천657명으로 증가했다. 외래 환자만 놓고 보면 2007년과 비교해 1만7천890명이 늘었다.
 
하지만 입원 환자의 수는 2007년 한 해 10만1천808명에서, 2008년 9만1천625명, 2009년 8만7천96명으로 점점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입원환자는 2007년보다 1만4천712명이 줄어든 셈이다.
 
수익발생 비율이 높은 입원환자의 비중이 점점 낮아지다 보니 수익 구조도 악화한다. 매년 11월 말을 기준으로 한 의업 수입이 2007년 190억1천800만 원에서 지난해에는 189억4천100만 원으로 7천700만 원이 감소했다.
 
관리운영비 최소화와 병원의 환경 개선이 급선무
 
그렇다면 인천의료원이 안고 있는 경영 악화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과연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인천의료원 내 병동 모습. <사진제공 인천의료원>

병원 내부는 물론, 외부 시민단체 등에서도 인천의료원이 지금의 경영 악화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지출을 줄이는 구조조정보다는 환자들이 인천의료원을 찾도록 해 수익을 늘려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손익 내역에서 볼 수 있듯 인건비보다 관리운영비의 증가율이 높으므로 노후 시설 등의 개선과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통해 환자들이 다른 병원을 찾지 않고, 편안하게 인천의료원에 입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천의료원 관계자는 "관리운영비의 비중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시설 개보수를 통해 의료 서비스 수준을 높이고 관리비 지출을 줄여나가야 병원이 산다"고 말했다.
 
인천의료원을 찾는 환자나 환자 가족 등이 지적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병원의 환경 개선이다.

실제로 내원 환자나 그 가족들에게서 인천의료원의 환경이 다른 병원보다 열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것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시민 김모(43, 남동구 만수동) 씨는 "인천의료원의 서비스 질이 다른 병원에 비해 떨어진다는 것은 잘 알고 있는 사실"이라며 "그냥 이대로 의료원을 방치했다가는 정말 돈이 없어 어려운 사람들을 빼고 누가 찾겠냐"고 말했다.  

노후 시설 개보수 지켜볼 일

인천의료원은 올해 노후 시설의 개보수를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입원 병동의 환경개선을 위해 3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가장 일반적인 병실인 6인실 내에 별도의 화장실을 설치하고 병동 각층에 환자 편의 공간을 마련하며, 노후 설비 등을 교체할 예정이다.
 
또 공조기, 자동제어, F.C.U(실내 냉난방 공조장치), 수배전반, 비상발전기 등 노후 시설을 교체하고 공기 수공관을 증설하며, 본관 건물의 리모델링, 엘리베이터 교체 및 에스컬레이터 설치 등 91억 원을 투입해 병원 내외부 환경을 크게 개선할 예정이다.
 
이에 들어가는 예산은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70%까지 국비 지원을 받아 시행할 계획이다. 의료원 내에서도 환경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환자들이 편하게 인천의료원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도 필요하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간호 인력의 확충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2008년 1월 1일 기준 인천의료원의 의료직은 의사 22명, 약사 1명, 간호사 124명이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초 의사 23명, 약사 2명, 간호사 111명으로 간호사 인력이 13명이나 감소했다. 1월 13일 현재 인천의료원의 의료직 현원을 보면 의사 28명, 약사 3명, 간호사 117명으로 모두 정원에 못 미치지만 간호사 인력은 무려 21명이 모자라는 수준이다.

인천의료원의 간호 인력이 적은 것은 지난 2008년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된 바 있는, 낮은 급여체계에 따른 높은 이직률 때문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환자들을 위한 진료서비스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건비 증가를 감수하고서라도 환자들과의 대면이 가장 많은 간호 인력을 확대하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천의료원 측은 설명한다. 급여 체계의 현실화를 통해 낮은 경력의 간호 인력을 충분히 흡수, 이직률을 낮춰 지속가능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얘기다.

의료원 입장에서는 인건비 상승을 우려하고 있지만,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은 의료 인력의 확충이 담보된 상태에서만 가능한 것이므로 노사 간 이에 대한 충분한 고민을 통해 해소방안을 마련하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인천의료원 주변으로 버스정류장이 멀다. 사진의 녹색지점이 정류장.

시민들이 찾기 어려운 지리적 위치 때문에 발생되는 접근성의 문제도 환자 유치를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인천의료원에 따르면 정문 방향인 방축로 변 정류장에 정차하는 버스는 마을버스 1대가 유일하며, 일반버스를 이용하면 인근 인천교삼거리 주변의 정류장에서 내려 400~500m를 걸어야 한다. 전철 사정은 더 안 좋다. 전철1호선 제물포역에서 내려 마을버스를 타고 20여분을 가야 병원에 도착하는 형편이다.
 
인천의료원이 공공의료 기관임을 감안할 때, 차상위 계층이나 노약자 등 소외계층의 진료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접근이 쉬워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이 부분은 인천시에서 버스 노선 조정 및 신설을 통해 해소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천의료원 관계자는 "앞으로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접근성의 불편이나 시설 현대화 및 인력 문제 등의 해소를 위해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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