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채색 민화의 시간...배다리 ‘가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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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채색 민화의 시간...배다리 ‘가온화’
  • 김민경 기자
  • 승인 2022.06.10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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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문화·예술의 거리가 되다]
(8) 가온화 - 전통채색화 화실 - 원데이클래스, 정규수업, 그림 주문제작·판매
가온화 전경
건물 내부

한국 전통그림, 민화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지난해 인천 배다리에 들어섰다. 전통채색화 화실 '가온화'(서해대로513번길 12)다. 가온화는 성인 취미미술 공간으로 전통채색화 정규 수업반과 원데이클래스를 운영한다. 정규반은 한 달 4회 10만원, 원데이클래스는 4만원이다. 

가온화를 운영하는 박다애 대표는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한국민화진흥협회 추천 작가로 활동 중이다. 동양화를 전공하지 않았지만 대학을 졸업하고 민화의 매력에 흠뻑 빠져 고향인 인천에서 전통채색화 화실을 차리게 됐다.

지난 2017년 남동구에서 처음 화실을 시작했다가 새롭게 공간을 찾던 중 이번 ‘배다리 문화·예술의거리 조성사업’ 선정돼 지난해 11월 배다리에 자리 잡았다. 박 대표는 '배다리와 민화가 잘 어울려서 고민없이 선택했다'고 말한다. 가온화의 의미는 한국 문화콘텐츠에 있어서 그림(화)이 중심(가운데-가온)이 되고 싶다라는 의미를 담아 지었다.

"민화가 정말 좋았던 이유는 그림에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점이에요. 예를 들어 모란은 부귀영화, 복숭아는 장수 등 각자 상징하는 것들이 있어요. 민화를 보면 배열도 규칙이 없이 익살스러워요. 하지만 좋은 마음과 소망을 모아 그린 그림이라는 점이 되게 와 닿았어요.

그리고 민화 소재의 형상을 현대적으로 적용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지점도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현대는 소재와 재료에 대한 경계가 없잖아요. 그래서 넓은 의미로 민화보다는 전통채색화라는 단어를 더 많이 써요. 소재나 형식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이야기를 발굴해서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저만의 민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어요"

가온화에서 전통채색화 수업이 진행중이다.
수업에 사용되는 도구
바림을 잘 표현한 가온화 수강생의 '화접도'

가온화 수업은 한 회당 보통 3시간으로 진행된다. 준비된 도안에 수강생들이 전통 채색 방식을 배워 여러 차례 덧칠해 그림에 색을 채우게 된다. 베테랑 수강생들은 자신이 직접 도안을 그리거나 준비해 온다. 모란과 연꽃, 해바라기 등 주로 꽃 그림이 수강생들에게 인기다. 

박 대표는 "민화를 채색할 때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바림"이라 설명한다. 바림은 그라데이션의 한국식 표현으로, 그림을 그릴 때 물을 바르고 마르기 앞서 물감을 먹인 붓을 대어 농도의 변화를 준다. 번지면서 흐릿하고 깊이 있는 색이 살아나도록 하는 작업이다.  

수업에 사용되는 종이는 서예, 동양화에 주로 사용되는 한지의 종류인 순지(純紙)를 사용한다. 종이를 그대로 사용하면 물감이 번지고 전통 그림의 느낌이 살지 않기 때문에 박 대표가 한장 한장 직접 염색해 수강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수업을 진행하면서 목표하는 바는 하나예요. 이곳에 와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겁고 행복하게 그리자. 다른 건 몰라도 일상을 채우는 행복한 공간으로 수강생분들에게 기억되고 싶어요" 

지난해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가온화 수강생들의 작품 전시회
한 수강생이 전통채색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박 대표는 앞으로 수강생들의 그림으로 배다리를 채울 계획이다. 

"예전에 화실이 남동구에 있을 때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수강생분들이 수업시간에 완성한 작품들로 전시회를 한 적이 있어요. 다들 전시가 거의 처음이다 보니까 엄청 기뻐하시고 좋아하셨어요. 그 모습을 보니까 제가 개인적으로 전시할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뿌듯하고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그래서 앞으로도 배다리에서도 다 함께 참여하는 전시회를 계속 이어 나가고 싶어요. 올해는 배다리 지역 인근 공원이나 카페를 빌려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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