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형선 "이재명과 한번 더 맞붙어 구민 선택 받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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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형선 "이재명과 한번 더 맞붙어 구민 선택 받고 싶어"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2.06.15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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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in이 만난 사람] '골리앗' 이재명과 맞대결한 '다윗' 윤형선
선거 치르며 0선 무명 후보서 일약 전국구 인사로 떠올라
“패배 이프지만 구민들 선택 존중... 이 후보 읍소작전에 패해”
“계양은 내가 뼈 묻을 곳... 기회 주어지면 3전4기 도전"
[인천in]과 인터뷰하는 윤형선 전 국민의힘 계양구을 국회의원 후보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시 도전할 생각입니다. 이재명 의원과는 한 번 더 맞붙고 싶네요”

15일 계양구 속편한내과 진료실에서 만난 윤형선 전 국민의힘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의 모습은 밝아 보였다. 지난주부터 다시 본업에 나섰다는 그는 지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간간히 강연 등에도 참석하느랴 부쩍 바빠졌다며 웃어보였다.

윤 전 후보는 지난 25년간 내과를 운영하며 계양구 주민들과 소통해온 의사다. 동시에, 민주당 텃밭으로 불리는 계양구을 지역구에서 오랜 기간 국민의힘 당원협의회를 이끌어 온 리더이기도 하다.

그는 잘 알려진 정치인은 아니었다. 이 지역서 2번 총선에 도전했지만 민주당 송영길 전 의원에게 패했다. 이 때문에 지난 6·1 보궐선거에서도 대선 주자였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적수가 되진 못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는 남다른 저력을 보이며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지역 연고와 진정성을 무기로 이 후보와는 다른 차별성을 내세웠고, 결국 시민들의 마음을 얻어 여론조사에서 앞서나가는 등 이변을 연출했다.

비록 선거에서는 여론조사 예측보다 큰 격차로 패했지만 ‘골리앗에 맞선 다윗’으로 불리며 일약 전국적인 인사로 떠오른 그다. 그에게서 선거 소회와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 격전을 치렀는데 선거 이후 어떻게 지내고 있나

지난주부터는 피로가 어느 정도 풀려 일상을 되찾고 있다. 오전에는 병원 진료를 보고, 오후에는 지지자들을 만나거나 행사·강연 등에 참석하고 있다. 선거 기간 도움을 주신 분들이 너무 많아 아직 채 3분의 1도 감사 인사를 전하지 못했다. 가장 먼저 계산시장 등을 돌며 지역 주민들께 인사했는데, 조만간 한 번 더 거리인사에 나설 생각이다.

뜻하지 않게 유명세를 타다 보니 어느 곳을 가든 알아보는 사람이 많다. 기쁘기도 하지만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정치인에게 유명세란 하나의 자산이 될 수도 있지만 이와 동시에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책임에 부응해야 하는 것인 만큼 행동거지 하나하나에 신경 쓰고 있다.

 

■ 선거 결과에 아쉬움이 있었나

솔직히 상심이 컸다. 지난 보궐선거는 단순히 윤형선 대 이재명 구도가 아니라 계양의 자존심 대 이재명의 승부기도 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의 계양을 출마를 면피성 방탄출마라고 비판했던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구민들의 선택을 존중할 뿐이다.

가장 아쉬운 점은 막 불붙기 시작한 계양 발전의 동력이 다시 멈추었다는 점이다. 계양은 민주당 텃밭 지역이다. 그러다보니 민주당 지역 정치인들은 별다른 노력 없이도 쉽게 당선돼 최소한의 역할마저 다하지 않았고, 이 때문에 계양이 송도보다 좋은 조건을 지녔음에도 정체를 거듭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선거 기간 국민의힘 지도부는 그야말로 계양에 올인 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수십 년째 해결되지 않은 현안을 처리할 수 있도록 당이 앞장서고 예산 폭탄까지 투하하겠다고 공언했다. 지금까지의 정체를 일거에 만회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사라졌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길거리 유세 중인 윤형선 전 국민의힘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

 

■ 여론조사 예측과 실제 개표 결과가 차이가 있었는데 어떻게 보나

박빙 승부를 기대했는데 격차가 두 자릿수(10.49%p)까지 벌어질 줄은 예상치 못했다. 여론조사 블랙아웃 기간에 나온 다수의 비공식 조사에서도 승부는 1,000표 이내에서 갈릴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패배 원인은 개인적인 부족함에서도 찾을 수 있겠지만 그보다는 상대 후보 전략에 유기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점이 컸다고 생각한다. 가장 큰 요인은 이 후보가 꺼내든 김포공항 이전 공약과 읍소 작전이다.

사실 김포공항 이전 공약은 10년, 20년이 지나도 실행되기 어려운 말도 안 되는 내용이다. 하지만 주민 20~30%가 공항소음 영향권에 있는 계양구의 특성상 실제 실행 여부와는 무관하게 잘 먹혀든 것 같다. 때문에 이 공약에 대해선 ‘황당 공약’이란 식으로 대응했어야 하는데, (비판에 주력했던) 우리 당의 모습이 마치 반대하는 것처럼 보여 패인으로 작용한 것 같다.

 

■ 선거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가 계양을 전폭 지원하겠다고 깜짝 발표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던 것 같다. 또, 거리 유세를 하며 저를 알아본 시민들과 사진을 찍던 매 순간이 즐거웠다.

본투표를 일주일 즈음 앞두고 여론조사에서 골든크로스(지지율 역전)를 이뤘을 때도 기억에 남는다. 다만, 당시의 솔직한 심경으로는 ‘골든크로스 결과가 조금만 더 늦게 나왔다면 상대 후보 측의 방심을 유도할 수 있었을텐데’하고 아쉽기도 했던 것 같다.

 

■ 보선을 포함해 계양구을 국회의원 선거에만 3번 나갔다. 다시 도전할 계획인가

지금까지 연이어 총선에 나선 것은 내 자신의 권력욕 때문이 아니다. 단지 내가 25년간 살아왔고, 앞으로도 20년은 더 활동하며 뼈를 묻어야 할 계양의 비전을 닦기 위해서였다.

보궐선거 출마로 사퇴한 당협위원장직은 다시 신청했으나 다음 총선에 나설지는 지금으로선 단정할 수 없다. 만약 내가 나서지 않게 된다면 내 뒤를 이을 후보에게 최대한 힘을 주고 지원하려 한다. 다만, 구민들께서 윤형선의 출마를 원하고 기회가 주어진다면 부족함을 메우고 꼼꼼히 준비해 다시 한번 도전해보고 싶다.

 

윤형선 전 국민의힘 계양을 보궐선거 후보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함께 시민들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2년 뒤 총선에서 이재명 의원과 다시 맞붙을 수도 있다

여러 비판의 목소리가 있지만 이 의원이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정치인 중 한명인 것은 분명하다. 때문에 다시 맞붙으면 확실히 승리할 수 있단 자신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의원이 자신에게 적용된 범죄 혐의를 벗고 다음 총선에 계양구을 후보로 나선다면 한 번 더 싸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 그가 가진 허구를 낱낱이 밝혀 구민들의 선택을 받고 싶다.

 

■ 만약 당선된다면 무엇을 이루고 싶나

계양은 서울, 김포공항 등과 인접해 있고, 전체 면적의 70% 가량이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 그만큼 개발여지가 많은 지역이다. 그렇기에 국가 역량을 투입하면 단 10년 안에 ‘으뜸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한다. 새로운 계양시대를 여는 토대를 닦고 싶다.

체계화된 의료시스템 정착도 이뤄내고 싶다. 흔히 의학은 과학, 의료는 정치의 영역이라 한다. 실제 의료시스템 작동엔 정치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것인데, 현재 여당 내엔 의사 출신 의원이 없다. 그렇기에 내가 가진 지식과 경험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의료 재원 배분, 지속가능한 의료시스템 구축 등을 일궈내고 싶다.

 

■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국힘 불모지’로 통했던 계양구을 선거구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건 부족한 제게 너무나 많은 기대를 모아 주신 시민들 덕분이다. 패배 이후 상심에 잠겨 있을 때도 시민분들의 위로를 통해 딛고 일어설 수 있었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시민과 지역을 위해 공헌하는 삶을 살아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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