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하와이 국제미술교류전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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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하와이 국제미술교류전의 의미
  • 최병국
  • 승인 2011.07.3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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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칼럼] 최병국 / 인천미술협회장


인천과 자매도시인 호놀롤루시는 하와이 군도 중 오하우섬에 주 정부가 있고, 인구의 80%가  이 섬에 살고 있다. 기후 변화가 적어 연중 섭씨 23-27도를 오가기 때문에 동식물이 살기 매우 좋은 환경을 갖고 있다.

세계적 휴양지로 알려진 와이키키 해변은 누구나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곳 중 하나이기도 하다. 일본계가 제일 많고 중국계, 필리핀계, 그다음으로 한인들이 5만4천명 정도 살고 있다.

2003년 한인 이주 100주년 기념식을 크게 치르며 하와이에서 한인사회가 공동체로서 유대감을 갖고 인정을 받으며 활동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한인 이민 백주년 행사 중 하나인 인천-하와이 국제미술교류전은 안상수 전 시장이 하와이 이민사박물관을 월미도에 만들게 된 계기를 마련한 행사이기도 하다.

그 중심에는 하와이한인미술협회를 오랫동안 이끌어 오면서 인천-하와이국제미술교류전을 만든 고서숙 회장이 있다.
처음에는 소박하게  인천에서 함께 그림을 그리던 친구나 선후배들을 하와이에 초청하여 얼굴 한 번 보려고 시작한 행사가 이제는 하와이한인미술협회의 주요 행사로 되었다.

올해로 7회를 맞는 이 행사에 호놀롤루 시장이 참석하여 인천시와 호놀롤루시의 친밀감을 극진히 표현한 축사를 하며 축하해 주었다. 피터B. 칼라일 호놀룰루 시장은 얼마 전 인천시를 방문하여 송영길 시장과 친분을 맺은 터라 더욱 반갑게 우리를 반겨 주었다. 한인 대표로서는 총영사인 서영길 박사가 답사로 한글로 한 번, 영어로 한 번 두 도시의 우정을 긴밀하게 표현해 주었다.

이런 환대는 인천시국제자문관이기도한 고서숙님과 호놀루루시장과의 친분도 있겠지만, 한인사회 위상이 높아지고 자매도시 인천을 사랑하는 마음이 깊이 자리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음 날 인천-하와이국제교류전이 한인신문이나 호놀룰루 TV에 주요뉴스로 장식되어 이 행사가 어느 정도 자리 잡아가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서로의 노력으로 멋진 자리를 만들고 서로를 화목하게 묶어가는 국제미술교류전은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고,  민간교류의 장으로 서로를 깊이 있게 소통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인천미술협회장으로서 인천에서 느꼈던 "미술이 무얼 할 수 있는가?"” 하는 자조적인 의문을 없애는 자리이기도 하였다.

하와이한인미술인들도 하와이에서 고생을 하면서도, 예술에 대한 열정과 순수에 대한 동경이 고국을 사랑하는 마음과 함께 자신들을 지켜주는 자존심으로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역할을 하게 한다고 느껴졌다.

"서로에게 무엇이 되고, 무엇으로 느껴지게끔 하는가?" 하는 감동과 서로의 믿음을 진정으로 느끼게 하는 그 무엇이 교류전의 참된 의미다.

호놀룰루 시립미술관을 가보니 소장품의 폭과 수준이 범상치 않고, 시민들이 편히 쉴 수 있는 분위기를 인천시와 비교하니, 미술관 장소 하나 못 정하고 있는 인천미술의 현실이 가슴 아플 뿐이었다.

한인이민 백주년행사 이후 미 행정부 사상 처음으로 호롤룰루 주 정부가 한인사회에 땅을 내주어 자매도시 인천-하와이 공원을 호놀룰루시 중심부에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아마도 인천시장이 머지않아 '공원 오픈식'에 올 거란 얘기가 나온다. 하지만 '공원 오픈식'에만 다녀갈 게 아니라 호놀룰루시립미술관도 둘러보고 인천시립미술관건립 장소 문제도 잘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국제미술교류전은 작품 수준의 경쟁뿐 아니라 진정한 사람과의 교류에 있다. 서로 깊은 우정으로 주변 사람까지 함께 인간미를 느낄 수 있으면 민간외교로도 훌륭한 역할을 다한다고 하겠다. 

하지만 사람의 교류 없이 작품만 오고가는, 무늬만 국제교류전이 많고 여흥으로 하는 일들도 난무하여 행사의 진정성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전문적 식견을 필요로 한다. 무수한 국제교류전 중 어떤 것은 지원하고 어떤 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판단이 어려운 일은 관심 있게 오래 보는 인내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작은 전시 하나가 주는 의미가 뭐 그리 크겠냐마는, 그래도 우리 선조들이 사탕수수밭에서 땀 흘리고 고생하며 받은 돈을 모아 고국에 인하대학을 설립하게 된 유래를 생각하면 인천-하와이 국제미술교류전을 어떻게 이어갈지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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