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쓰레기가 작품이 되다… 5명의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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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쓰레기가 작품이 되다… 5명의 작가가 던지는 메시지
  • 김민지 기자
  • 승인 2022.06.30 11: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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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리뷰]
‘리사이클링 아트 플레이’ 7월 1일까지 송도 트라이보울서 열려
플라스틱 빨대와 비닐봉지, 재활용 목재를 소재로 한 작품 전시
백인곤 작 - 물과 바람의 기억, 영상(42초), 2022

일상에서 버려지는 1회용 밥그릇과 빨대, 비닐봉지, 그리고 건설 현장의 폐목재가 5명의 작가를 통해 사람과 동물로 재탄생했다.

환경미술전 ‘리사이클링 아트 플레이’가 6월 2일부터 7월 1일까지 송도국제도시 트라이보울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는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백인곤(재활용 목재) ▲이시영(재활용 목재) ▲정찬부(플라스틱 빨대) ▲이송준(식도구) ▲이병찬(비닐봉지) 작가가 작품을 통해 지속가능한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작품은 재활용 목재, 플라스틱 빨대, 식도구, 비닐봉지 순으로 만나볼 수 있다. 공간이 분할돼 자연스럽게 소재 별로 섹션이 나눠졌다. 작가가 직접 관람자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전시이기에 작품별 해설이 아닌 작가 생각이 설명됐다.

 

백인곤 작- 품 물과 바람의 기억(2009), 물과 바람의 기억(2022) 

트라이보울 2층에 입장하자 청량한 파도소리가 들려왔다. 입구 정면에 설치된 거대한 스크린에서는 백인곤 작가의 ‘물과 바람의 기억(영상)’이 재생되고 있었다. 42초간 재생되는 영상 속에 흉상은 재생 목재를 통해 실제화됐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백인곤 작가의 작품이 설치돼 있다. ‘고기를 재배하는 방법은 없을까?’라는 그의 생각이 담긴 기발한 작품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노란 바나나와 파프리카의 단면을 자르자 붉은 기가 도는 고기가 드러난다.

백인곤 작가는 재활용 목재를 소재로 고개를 숙인 흉상을 만들었다. 그들의 머리는 고래, 나무, 구름 등을 연상시킨다. 작품 제목은 모두 물과 바람의 기억으로 동일하며, 머리 중간에는 구멍이 뻥 뚫려 있어 이곳으로 무엇이 지나가는지 잠시 생각하게 된다.

 

이시영 작품 몸(2021)
이시영 작 - 몸(2021)

이시영 작가는 자연복구·보호를 주제로 버려진 목재를 재활용해 인간의 형상을 제작했다. 그는 평온과 좌절, 비난 등 다양한 인간들을 보여준다. 둥그런 나무 조각을 엮은 작품은 보는 방향에 따라 네모난 구멍이 그림자로 인해 채워지거나 비워진다.

7명의 사람이 한곳에 모여 각기 다른 곳을 바라본다. 손을 들며 적극적인 아이들과 달리 어른 2명은 아이들 뒤에 숨은 채 가만히 지켜보기만 한다. 요즘 환경보호에 적극적인 아이들과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어른들의 모습을 투영하는 듯하다.

 

정찬부 작 - 피어나다&Antibarometer(2014)

흰 설치벽에는 알을 품은 연잎과 5마리의 도마뱀이 담겨있다. 정찬부 작가의 작품 ‘피어나다&Antibarometer’로 버려진 플라스틱 빨대 조각으로 만들었다. 일상에서 많이 사용되는 빨대를 통해 생명력이 가득한 작품을 탄생시킨다.

지난 2016년 1인당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량이 많은 나라 3위로 한국이 선정됐다. 촘촘하게 다양한 색상의 빨대를 엮은 작품은 마치 독버섯을 닮았다. 얼마나 많은 빨대가 지금, 이 순간에도 버려지고 있는지 느껴진다. 현재 그의 작품은 정서진아트큐브에서도 전시되고 있다.

 

이송준 전시 작품

이송준 작가는 고물상에서 가져온 밥그릇, 수저, 젓가락 등을 결합해 동물과 채소로 재탄생시켰다. 스테인리스 스틸 재질로 만들어진 작품은 빛은 반사하며 반짝인다. 밥그릇을 뭉쳐 소의 머리와 표범을, 엮인 수저는 상어와 새로 변신했다.

특히 눈에 띄는 작품은 ‘sybiosistence-Shark’였다. 작품 앞은 지나가면 센서를 통해 모터가 가동된다. 수백 개의 수저는 맞부딪히며 찰랑찰랑 소리를 낸다. 작품은 한 마리의 상어가 되어 전시장을 수영한다.

 

이병찬 작 - CREATURE(2021)

트라이보울 공연장으로 전시는 이어졌다. 어둠이 내려앉은 공간, 무대 위에는 폐비닐로 만든 몬스터가 춤을 추고 있었다. 이병찬 작가는 썩는데 500년 이상이 걸리는 비닐봉지를 통해 인간을 역습하는 몬스터를 제작했다.

공기 주입으로 부풀어 오르고 수축하는 모습은 살아 움직인다는 착각을 일으킨다. 화려한 빨판과 반짝이는 LED 선으로 완성된 강렬한 색채는 더욱 작품을 극적으로 만들어낸다. 몬스터의 역습은 환경오염이 심각한 현재, 머지않은 미래일지도 모른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화분만들기 체험 워크숍도 준비되어 있다. 보호자와 동행하면 골판지와 색종이와 색용필, 마카 등을 활용해 자신만의 화분을 만들 수 있다.

또 전시 작품에 대한 자세한 해설이 듣고 싶다면 금요일·토요일에 방문하면 된다. 오후 2시와 3시에 전시해설이 진행되며 현장에서 신청 가능하다.

관람료는 무료로 사전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다.

 

백인곤 작품
이시영 작 - 사람, 사람, 사람(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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