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예술이 공존하는 배다리 헌책방 '집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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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예술이 공존하는 배다리 헌책방 '집현전'
  • 김민경 기자
  • 승인 2022.07.0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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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를 수놓은 책방들]
(4) Art & Book Space 집현전 - 헌책방, 레지던시 및 전시 공유공간
집현전 전경
이상봉 대표
이상봉 대표

인천 배다리에서 70년 역사를 자랑하는 헌책방 ‘집현전’(인천광역시 동구 금곡로 3-1). 1953년에 가마니 떼기를 깔고 책을 판매하던 것을 시작으로 현재의 ‘아트 앤 북 스페이스’ 집현전까지 다양한 변화를 거듭하며 헌책방의 명맥을 굳건이 이어오고 있다.

이곳은 지난 2018년까지 서점을 운영하던 1대 오태운 어르신 부부가 할머니의 건강 악화로 더 이상 서점 운영을 지속할 수 없게 되자 2대 이상봉(67) 대표에게 서점을 물려주면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집현전은 이 대표가 지난 2018년 5월 인수한 후 2020년까지 닫았다가 지난해 5월 3층 공간으로 재개관하게 된다. 전통헌책방의 느낌을 살리고 싶어 그가 직접 나무를 깎고 인테리어 설계를 하며 리모델링 하는 등의 준비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인천 첫번째 헌책방의 역사를 이어갈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이 참 좋다”라고 말했다.

서점 내부에 책이 빼곡하다.

헌책방지기 겸 사진가인 이 대표는 특수교육과를 졸업해 교사 생활을 하면서 시각장애인을 위한 사진 작업과 문화프로그램 등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헌책방 운영 전에는 인천에서 예술공간의 부재를 느껴 사진가들이 인천에서 전시를 할 수 있는 ‘사진전문 갤러리 배다리’를 10여 년간 운영해 왔다. 그는 이 공간을 접고 집현전에서 전시 및 레지던시 공간을 마련한다.

“집현전을 단순히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라 예술과 문화가 함께 공존하는 공간으로 꾸미고자 했어요. 그래서 ‘집현전’ 앞에 아트앤 북 스페이스(Art & Book Space)라고 이름 붙였죠”

그는 배다리에서 집현전의 역할을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설명한다. 하나는 책방의 역할, 또 하나는 사람들이 잠시라도 머물다 갈 수 있는 쉼터의 역할, 마지막으로는 예술이 생산되고 예술인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정체성이다.

특히 집현전에는 다른 서점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레지던시’ 공간이 있다. 지난해 인천시의 ‘천개의 문화 오아시스’ 공간으로 지정받아 소규모 레지던시 사업을 진행했다. 개인 책방 등을 사설 레지던시 사업으로 공모한 사례는 전국적으로 찾아보기 힘든 만큼 집현전의 고유한 사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작가 거주공간은 2층에 3평 남짓한 공간으로 마련돼 있다. 올해는 지난해 1기 유리나 작가에 이어 2기 레지던시 작가로 김정아 작가를 선정해 지난 5월 21일부터 8월 20일까지 레지던시를 운영한다.

“레지던시 작가를 선정할 때 가장 중요한 점은 그분이 이 인천이라는 지역에 와서 어떤 작업을 할 수 있는 지입니다. 타 지역에 있어도 인천, 배다리라는 지역에 대한 궁금증이나 뭔가를 시도해봐야겠다고 하는 지역성에 대한 고민이 작업에 녹여낼수 있는지에 대한 것들이 주요 고려사항입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레지던시 공간이라고 하면 외부인들이 오지 않는 작가들의 독립적인 공간으로 운영되는데, 저희는 그렇게 운영되지 않거든요. 저희 레지던시의 취지와도 맞물리는 부분인데, 책방 손님 분들이 항상 오가는 공간 속에서 작업을 해야되니까 그런 것에 대해 마음이 허용된 분이 오시면 좋겠습니다."

2층 레지던시 공간 및 쉼터

그는 “처음부터 책방을 해서 내 생활도 하고 상업적으로 돈을 벌어서 노후를 해결해야겠다라는 목적이었으면 두서너 달 하고 관뒀을 거예요”하면서 웃음 짓는다. 그저 배다리에 방문한 이들이 한번 쯤 집현전에 들러 책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가고, 이곳을 통해 배다리가 많은 문화인, 예술인들이 같이 혼재돼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한다.

올해 집현전에서는 8월 '레지던시 결과보고전'과 '예술 도서 기획전' 등 다양한 전시와 문화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3층 전시장을 꾸미고 있는 이상봉 대표와 김정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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