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동인천 민자역사 결국 철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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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물단지’ 동인천 민자역사 결국 철거된다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2.07.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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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철도공단, 철거 방침 세워 정부에 예산 요청
추경 또는 본예산 반영 시 내년 철거 집행 전망
인천시, 철거부지 남·북 광장 잇는 축으로 개발 계획
동인천 상권 꽃피운 민자역사, 14년 방치 끝 역사 뒤안길
동인천 민자역사(자료사진)

애물단지로 전락한 ‘동인천 민자역사’가 끝내 활용되지 못한 채 철거될 전망이다.

14일 인천시 도시재생녹지국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은 최근 이 건물 철거 방침을 세우고 관련 예산 반영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

이에따라 이르면 올 가을 추경, 늦어도 내년 본예산 수립 시점엔 예산 반영이 이뤄져 내년도엔 철거 공사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는 민자역사 철거부지를 동인천역 남·북 광장을 잇는 축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현재 북측 광장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재생사업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그림이다.

시 관계자는 “가시적인 효과가 당장 나타나는 건 아니겠지만 일단 정책목표를 그렇게 두고 있다”며 “국가철도공단이 의지만 계속 갖고 간다면 (민자역사는 곧)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두 번째 민자역사인 동인천역사(1987~)는 과거 인천에서 가장 부흥했던 동인천 상권의 핵심시설이었다.

하지만 1997년 IMF외환위기, 1999년 인현동 화재사건 등을 겪으며 일대 상권이 침체됐고, 결국 역사에 입주해 있던 인천백화점마저 2001년 문을 닫게 되면서 서서히 도심의 흉물로 전락해 왔다.

동인천 민자역사에 입주해 있던 인천백화점 /커뮤니티 캡쳐

인천백화점 폐점 이후 엔죠이쇼핑몰, ㈜롯데쇼핑(임대차 계약만 체결) 등이 새 임차인으로 들어오기도 했으나 오래가진 못했다. 쇼핑몰이 떠난 2008년부터는 사실상 대다수 층이 자물쇠로 잠겨 먼지만 날렸고,  4·5층만 화상경륜장으로 이용돼 왔다.

2017년엔 민간사업자 점용허가 기간(30년)이 만료돼 국가귀속이 결정됐는데, 이에 앞서 민간사업자인 ㈜동인천역사가 ‘점용허가 연장’을 꿈꾸며 증축 공사에 나선 것이 작금의 문제를 야기했다.

당시 ㈜동인천역사는 이 과정에서 수백여명의 수분양자를 모집했다. 하지만 결국 부도로 공사가 중단됐고, 국가귀속까지 더해지면서 이들 수분양자·건설업체와의 채권관계가 매우 복잡하게 얽혀 버렸다.

이 때문에 ㈜동인천역사가 지난 2018년 파산선고를 받았음에도 오랜 기간 파산 절차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고, 당시 건설업체들의 유치권 행사로 국가철도공단·국토부도 이 역사에 대해선 수년째 손을 놓고 있던 것이다.

한편, 국가철도공단의 철거 결정으로 인근 주민·상인들에게선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들 다수는 “수십 년째 방치돼 있는 역사 문제를 조속 처리하라”면서도 철거보단 새 활용방안을 찾자는 의견을 내놨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한 주민은 “향후 내항 재개발사업과 신포 공공지하보도 연장사업이 완료되면 동인천역 일대 상권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크다”며 “몰려드는 관광객들을 충분히 붙잡을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인데 철거된다니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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