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지붕 네 가게...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배다리 ‘문화상점 동성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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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붕 네 가게...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배다리 ‘문화상점 동성한의원’
  • 김민경 기자
  • 승인 2022.07.21 18: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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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문화·예술의 거리가 되다]
(11) 문화상점_동성한의원 - 나비날다 책방, 제로웨이스트샵 슬로슬로, 뜨개공방 실꽃, 식물가게 뒤뜨레

배다리 헌책방 거리에 초록색 문과 ‘동성한의원’이라 적힌 글씨가 눈에 띄는 2층짜리 건물인 ‘문화상점 동성한의원(창영동 8-2)’.

이곳은 한 지붕아래 ‘나비날다 책방’, ‘제로웨이스트샵 슬로슬로’, ‘뜨개방 실꽃’, ‘식물가게 뒤뜨레’ 네 개의 가게가 함께하는 공유공간이다. 

이 공간을 기획한 이는 ‘나비날다 책방’ 주인 ‘청산별곡’으로 오랫동안 공유공간을 실험해온 그가 뜻 맞는 상점 주인들을 모아 상점 형태로 공간을 나눠 공유하는 방식의 가게를 차리게 됐다. 

지난해 7월에 배다리에 들어선 ‘문화상점 동성한의원’은 1년 사이에 가게 구성원이 조금 바뀌었다. 공간 구성원이었던 제빵집 ‘지유오븐’이 이번 ‘배다리 문화예술조성 사업’ 5차 사업자에 선정돼 독립하게 되어 현재 책방, 제로웨이스트샵, 뜨개공방, 식물가게 등 네개의 가게가 남게 됐다.

‘지유오븐’은 오는 8월 초 배다리에 독립된 공간으로 가게 오픈을 준비 중이다. 동성한의원에서는 팝업스토어의 형태로 한쪽 코너에서 인기상품인 '카라멜'을 판매하고 있다. 청산별곡은 "지유오븐은 지난 일년 동안 동성한의원 공간을 작업실로 실험해 보고 그 경험으로 독립했다. 제가 원하는 이 공간의 쓰임을 제대로 쓰다가 갔다”며 "동성한의원이 일종의 창업 인큐베이터 역할을 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동성한의원에 들어서면 따뜻하고 알록달록한 색감의 제품들이 눈에 띄는 뜨개공방 ‘실꽃’을 만나볼 수 있다. 이곳의 주인 장미영 대표는 청산별곡과 나비날다 책방이 들어선 '조흥상회' 건물 2층에서 뜨개공방을 운영하다 건물이 팔리게 되자 새로운 공간을 알아보던 차에 ‘배다리 문화예술 조성사업’에 그가 지원해 동성한의원에서 청산별곡과 가게를 운영하게 됐다.

가게 이름의 실꽃은 ‘실로 만든 꽃’ 또는 ‘쉴 곳’이라는 이중적 의미를 담아 지었다. 뜨개가방, 러그, 수세미, 빈티지 소품 등을 판매한다. 그는 “옷이나 가방 등 규격화된 제품을 싫어하는데, 뜨개는 색을 배합하고 형태를 얼마든지 변형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업사이클링과 관련된 활동과 지역 학교와 연계한 수업을 진행했으며, 뜨개와 업사이클링을 접목한 제품을 개발 중이다. 

동성한의원 한쪽 공간에서는 제로웨이스트샵 '슬로슬로'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은 이은빈 대표가 운영하는 곳이다. 친환경 물품을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제로웨이스트샵이 중점적으로 운영되며, 생필품들을 리필해서 판매하는 리필스테이션을 같이 운영하고 있다.

그는 자신이 살고 있는 인천 지역내에서도 자원순환 및 친환경 제품을 소비하는 문화가 정착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지고 있던 차에, 그걸 실현할 만한 공간을 찾다가 우연한 계기로 청산별곡을 만나게 돼 이곳의 멤버로 합류하게 됐다. 

이 대표는 자원순환 및 친환경 관련 캠페인을 지역 내에서 진행하고 있다. 최근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과 기후위기 동아리에서 보조교사로 참여해서 돕고 있다.

불필요한 용기를 줄이고 내용물만 판매하는 '리필스테이션'

푸릇푸릇한 식물들이 자리한 식물가게 '뒤뜨레'를 운영하는 길지안 대표는 배다리에서 5km 떨어진 송림동에서 '네뜨레' 식물가게를 운영한다. 주로 식물 조경과 분재 위주의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성한의원에서는 산세베리아, 관엽 식물, 다육이 등을 판매한다. 작년 9월 동성한의원에 마지막 멤버로 합류하게 된다. 

그는 동성한의원에 합류하고 나서 지역 내 조경 사업을 도맡아 진행하고 있다. 배다리 초입, 배다리 쉼터, 성냥박물관, 여인숙 골목 조성 사업인 '배다리 아트스테이' 정원 조성을 도맡았다.

그는 "배다리가 오래된 건물이 많기 때문에 너무 인위적인 느낌보다는 자연스럽게 식물과 어우러지도록 조경에 신경 쓰는 편이다"며 "그래서 야생화 종류나 겨울에도 잘 버티는 식물들 위주로 자연스럽게 원래 심어져 있었던 것처럼 조성을 하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식물가게 '뒤뜨레'
송림동 '네뜨레'
송림동에 위치한 식물가게 '네뜨레'

동성한의원은 기본적으로 무인시스템으로 돌아가며 서로의 가게가 서로를 돌보는 구조로 흘러간다. 그들은 "다른 가게들과 한 공간을 공유하다 보니까 가게에 사람이 없어도 동성한의원 자체가 서로 돌보고 있어 누구든 무인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다"고 공간의 장점을 말한다. 

이 공간은 단순히 물건만 파는 곳이 아닌 문화예술이 공존하는, 지역 주민과 상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동성한의원에서는 네 곳의 가게 물건 뿐만 아니라 지역 내 공방과 연계한 자체 상품도 판매하고 있다.

청산별곡은 "동성한의원은 단순히 물건만 파는 개념의 공간은 아니다"라고 설명한다. 이 곳의 가게 주인들은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를 기획하며 지역주민과 소통할 수 있는 방안을 함께 모색하고 있다. 문화 강좌, 독서모임, 작가와의 만남, 체험 프로그램, 지역학교 학생 연계 프로그램, 자원순환 캠페인 등을 배다리 곳곳에서 진행하며 공간을 꾸려가고 있다.

이들이 배다리에서 보여줄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된다.

동성한의원에서 진행한 다양한 프로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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