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옥수수 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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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옥수수 간식
  • 전갑남
  • 승인 2022.07.22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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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복더위에 먹는 맛있는 옥수수... 세계 3대 식량 작물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즐겨 먹는 옥수수는 여름철 간식으로 최고입니다. 이맘때 길거리 노점상 솥단지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옥수수가 발길을 붙잡습니다.

텃밭 가장자리에 시차를 두고 옥수수를 줄지어 심었습니다. 일찍 심어 익은 놈은 먼저 따먹고, 20여 일 늦게 심은 놈은 먼저 것이 동이 날 때쯤 이어 먹게 됩니다. 올핸 여러 여름날 옥수수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 옥수수밭. 텃밭가장자리에 많이 심었습니다.

옥수수가 적당히 익었는가를 가늠할 땐 옥수수 수염을 봅니다. 줄기 꼭대기에 나온 개꼬리 모양 수술이 잎겨드랑이와 줄기 사이의 암꽃 수염에 떨어지면 수정이 이뤄집니다. 그리고서 씨방에서 알알이 맺히고 수염이 진한 갈색으로 마르게 됩니다. 좀 일찍 따면 밍밍해 맹탕이고, 시기를 놓쳐 따면 너무 여물어 딱딱해 단맛이 나지 않아 별로입니다. 시기를 잘 맞춰 따야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아내는 며칠 전부터 옥수수가 알맞게 익었나 못내 못내 기다립니다. 옥수수를 무척 좋아하거든요.

이른 아침, 고추밭 소독을 끝내고 우물에서 손을 씻는데, 창 너머 아내 목소리가 들립니다.

"옥수수 익지 않았나요?"
"글쎄."
"어저께 수염 마른 게 몇 개 눈에 띄던데."
"그래? 그럼 꺾어야지!"
 
나는 부리나케 옥수수 밭으로 갔습니다. 아내 말마따나 고갤 뒤로 젖혀 수염이 검은 게 보이네요. 손으로 뚝뚝 꺾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아내가 소쿠리에 담긴 옥수수를 보더니만 즐거워합니다. 껍질을 벗기면서 ", 지금이 딱이야 딱!"이란 소리를 연거푸 합니다.

"수확의 기쁨이란 게 이런 거겠지! 농사짓는 맛이고!"

우리 텃밭에서 거둔 수확물. 옥수수는 여름철에 먹는 간식으로 으뜸입니다.

아내는 손수 가꿔먹는 채소나 과일을 아주 소중히 여기는 것 같습니다. 토마토, 오이, 가지, 호박은 요즘 매일 따먹습니다. 주렁주렁 달린 수박, 참외도 기대가 큽니다.

옥수수는 특별한 재배기술이 필요 없습니다. 병충해도 별로 없구요. 적당한 거름기가 있는 밭에 씨를 넣어 심으면 잘 자랍니다. 키가 커 쓰러질까 봐 줄을 띄어 붙잡아 주기도 하지만, 올핸 바람을 타지 않아 그냥 놔두었는데도 잘 자랐습니다.

방금 쪄낸 옥수수는 달고 쫄깃한 맛이 좋습니다.

아내가 아무것도 첨가하지 않고 물만 넣고 옥수수를 쪘습니다. 찌는데 특별한 비법도 없습니다. 막 쪄낸 뜨끈한 옥수수가 찰지고 단맛이 납니다.

예전에 옥수수는 간식이기도 했지만, 배를 불리는 식량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아내에게 물었습니다.

"세계 3대 식량 작물이 뭔지 알아?"
"쌀과 밀 그리고 하나는 뭘까?"
"바로 옥수수야."
"그래요?"
 
그러고 보면 옥수수는 적은 일손으로 많은 식량을 얻는 소중한 작물이라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식용은 물론 동물 사료로 또 바이오에탄올의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귀한 자원입니다.

마당에 모깃불을 피워 놓고 평상에 앉아 식구끼리 밤참으로 옥수수를 먹었던 추억이 새롭습니다. 나도 그때 그 맛을 잊지 못해 옥수수를 무척 좋아합니다.

옥수수수염을 보면 익은 정도를 가늠합니다.
옥수수 수술. 개꼬리라고 부릅니다.
옥수수 수술. 개꼬리라고 부릅니다.

옥수수는 식이섬유가 풍부하여 변비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옥수수 씨눈에는 토코페롤 성분인 비타민 E가 풍부해 피부 건조와 노화를 막고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좋습니다. 요즈음 심혈관질환에 좋다고 하여 옥수수 수염으로 만든 음료수가 나와 새롭게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하모니카 불듯 아내는 단숨에 서너 개를 참 맛나게 먹습니다. 옥수수를 먹으면 밥을 안 먹어도 될 만큼 든든하다 합니다. 다이어트에도 좋다는 말을 어디서 들은 모양이에요.

찰지고 다디단 옥수수 맛. 올여름은 집에서 가꾼 옥수수가 있어 입이 즐거울 것 같네요.

아내가 옥수수로 삼행시를 지었는데 그럴듯합니다.

: 옥수수는 여름철에 이빨 빼 먹는 놀이
: 수틀리지 않는 하모니카 소리 들리면
: 수수하고 찰진 맛에 복더위도 비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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