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내 성범죄 하루이틀 아냐... 판 갈아야”... 인하대에 대자보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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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내 성범죄 하루이틀 아냐... 판 갈아야”... 인하대에 대자보 잇따라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2.07.26 16: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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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에 붙은 대자보. 사진=트위터 캡처
지난 25일 인하대에 붙은 비판 대자보. 사진=트위터 캡처

‘성폭행 추락사' 사건이 발생한 인하대에 평소 성폭력 문제를 외면하고 성차별적인 목소리를 냈던 학내 구성원들을 비판하는 대자보가 잇따르고 있다.

익명의 인하대 학생이라고 밝힌 A씨는 지난 25일 자신의 트위터에 인하대 캠퍼스 내 게시판에 ’당신의 목소리를 키워 응답해주세요‘라는 제목의 대자보 사진을 공개했다.

A씨는 “공공연하게 떠드는 사람들은 이번 사건으로 입결이 걱정된다고 말한다”며 “반면 학내 성폭력 사건과 성차별적 문화를 지적하면 '꼴페미', '메갈'로 공격을 당할까봐 자기를 검열하는 사람들은 숨을 죽인다”고 말했다.

이어 “남자 의대생들이 단톡방에서 여학우들을 성희롱하고 총학생회 남후보가 여학우를 스토킹했을 때도 누군가는 성급히 일반화하지 말고 잠재적 가해자로 몰지 말라는 말을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판을 갈 때다. 함께 평등하고 존엄한 학교를 만들자"라며 "이 외침에 대자보로, 포스트잇으로, 댓글로, 행동으로 응답해달라"고 제안했다.

A씨 대자보 이후 26일에는 ‘성차별을 성차별이라 부르지 못하고’라는 제목의 또 다른 대자보가 학교에 붙었다.

익명의 학생 B씨도 “인하대 내부는 물론, 여러 대학가에서 여성이 모욕당하고, 물리적, 성적 폭력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끔찍한 장면을 목도하고도 우리는 개인의 일탈, 숨기고 묻어야 할 끔찍한 오류로 치부하기에 급급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하나하나 단편적으로 대응하는 대중요법으로는 이 뿌리 깊은 병은 치유되지 않는다"며 "성차별이 단순한 감정적 불화나 일부 사람들 사이의 분란이 아닌 중력처럼 이 전체에 퍼져 있는 사회 문제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15일 새벽 인하대 단과대학 건물에서는 한 여학생이 같은 학교 남학생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추락해 숨졌다.

경찰은 준강간치사 등 혐의로 가해자인 인하대 1학년생 A(20)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한 상태다.

인하대 측은 학칙에 따라 A씨에 대한 징계 절차에 착수한 가운데 전교생을 상대로 성폭력 관련 특별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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