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단이 급했다"... 뿔난 루원·청라 주민에 기름 부은 인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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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단이 급했다"... 뿔난 루원·청라 주민에 기름 부은 인천교육청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2.08.12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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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원시티 유발 학생수를 검단 고교 신설에 반영해 주민들 반발 불러
주민단체 해명 요구에 '문제없다'는 식의 답변으로 논란 가열시켜
청라4고
청라4고(가칭 도담고) 신설 예정지 위치(도담초교 좌측 학교용지) /네이버맵 제공

인천시교육청이 서구 검단지역 고교 신설을 위해 가정동 루원시티 내 유발 학생수를 당겨 쓴 사실이 밝혀져 루원·청라 주민들의 반발이 거센 가운데, 이에 대한 답변에서 무책임한 태도를 보여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12일 루원총연합회에 따르면 이 단체는 지난달 28일 ‘루원시티 학부모 의견수렴 없이 지역 고등학생 유발 학생수를 검단 신설 고등학교 중투심에 반영한 구체적 이유를 밝혀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시교육청에 보냈다.

앞서 지난달 14일 열린 시의회 교육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이같은 밀실행정 사실이 드러나자 공식 해명을 요구한 것이다.

루원·청라 주민들은 앞선 교육부 중투심에서 ‘청라4고’(가칭 도담고) 신설이 재검토 의결을 받게 된 것이 이러한 시교육청의 조치 때문이라 주장하며 거센 반발을 이어오고 있다.

도담고 신설 과정에 반영되어야 할 가정동 유발 학생수가 뜬금없이 왕복 2시간 거리에 있는 검단1·2교(가칭)에 기 반영돼 낮게 책정됐고, 결과적으로 중투심 탈락까지 초래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회신에서 시교육청은 “교육부 중투심시 고등학생은 학교군 내 분산배치 가능성 등을 확인해 학교군 내 주택입주 물량을 사용할 수 있다”며 “검단1고 미설립시 약 1,500여명의 유입 고교생이 검단을 제외한 관내 기존 고교에 분산배치돼야 하는 상황이라 설립이 시급했다”고만 답했다.

말하자면 같은 학교군 내에선 거리와 무관하게 유발 학생수 등을 끌어다 쓸 수 있으니 문제될 게 없고, 당시엔 검단1고 설립이 시급했으니 어쩔 수 없었다는 것이다. 회신 내용에 ‘이렇게 해도 청라4고 신설엔 영향이 없다’ 등의 판단 근거는 포함되지 않았다.

루원·청라 주민들은 이같은 회신 내용에 다시 분노하고 있다. 한 주민은 “검단1고가 시급해서 루원시티 유발 학생수를 사용했다는 답변에 기가 찬다”며 “가정동 학생들을 검단까지 보내란 말이냐”고 비판했다.

또다른 주민은 “싸우자는 건지, 무슨 이런 무책임한 답변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검단 고등학생은 분산배치하면 안되고 루원 고등학생은 분산배치해도 상관없다는 뜻 아니냐”고 꼬집었다.

 

인천시교육청이 루원총연합회에 회신한 공문 내용 일부 

시교육청 관계자는 [인천in]과의 통화에서 “검단1고 설립 신청은 2019년 초에 했는데, 당시 고교 설립이 시급했던 검단과 달리 청라엔 수요가 없어 가정동 유발 학생수 반영을 결정했다”며 “그때 그때마다 이러한 방식으로 진행해 왔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가정동 학생들을 검단으로 보내겠다는 게 아니라 그저 절차상의 공유일 뿐”이라며 “청라4고 신설 심사에 필요한 기준 (유발) 학생수는 672명이라 (가정동 유발 학생수를 제외하더라도 지역에서) 자체 충족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주민들이 주장하는 가정동 유발 학생수 미반영으로 인한 청라4고 중투심 탈락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취지다.

실제로 교육부는 유발 학생수가 아닌 ‘학군 조정계획 반영’과 ‘학교현황 자료 재검토’를 청라4고 신설안 재검토 결정 사유로 달았었다.

그러나 앞선 시의회 업무보고에서 ‘유발 학생수가 부족해서 중투심 통과가 안 될 것 같다’는 정종혁 의원(민주·서구1) 질의에 전윤만 시교육청 학교설립과장은 “조금 그렇긴 하지만 최대한 어필해 보겠다”고 답한 바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편, 현재 루원시티엔 남은 부지가 없어 고등학교 신설이 불가능한 상태다. 이로 인해 루원 주민들은 중봉대로를 경계로 인접해 있는 청라지역 고교, 그 중에서도 신설이 추진되고 있는 청라4고(청라2동, 청라커낼로)를 향후 루원지역 학령인구 증가에 대한 현실적 대비책으로 보고 있다.

시교육청이 예측한 도담고 유발 학생수는 856명으로, 여기엔 아직 주택건축사업 계획승인이 나지 않은 청라의료복합타운·국제업무단지 내 유발 학생수까지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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