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냐 2차가해냐’... 인하대 교정 낙서 두고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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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모냐 2차가해냐’... 인하대 교정 낙서 두고 갑론을박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2.08.18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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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추락사 관련 ‘REMEMBER 0715’ 낙서 교정 곳곳서 발견
인하대학교 공대 건물 입구에 쓰인 'REMEMBER 0715' 낙서 /커뮤니티 캡쳐

‘성폭력 추락사’ 사건이 발생한 인하대학교 교내 곳곳에서 이 사건을 기억하라는 의미의 낙서가 발견돼 2차 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최근 성폭력 추락사 사건이 있었던 인하대 공대 건물 입구 등 4곳에서 ‘REMEMBER 0715’라고 쓰인 낙서가 발견됐다.

낙서는 밤사이 락카 스프레이 등을 통해 써 졌으며, 해당 사건이 일어난 7월15일을 기억하라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선 신원미상의 인물이 벌인 이 행위가 적절한지를 두고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논점은 이 행위를 피해자에 대한 추모 차원으로 봐야할지, 아니면 유족 등에 대한 2차 가해로 봐야할지에 대한 것이다.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선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만큼 잊어서는 안 된다”, “억울하게 숨진 피해자를 다시금 추모한다” 등의 옹호 발언이 나온다.

인하대학교 공대 건물 외벽에 쓰인 'REMEMBER 0715' 낙서 /커뮤니티 캡쳐

하지만 대다수 누리꾼들의 시선은 곱지 않은데, 의도가 어떻든 다른 이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행위를 어떻게 추모로 볼 수 있겠느냔 것이다.

한 누리꾼은 “근조 화환까지 모두 돌려보낸 피해자 유가족들이 과연 고마워할지 모르겠다”며 “이러한 행동이야말로 유가족을 다시 고통 받게 하는 2차 가해”라고 꼬집었다.

다른 누리꾼도 “안타까운 사건인 것은 맞지만, 장난치듯 벌인 이같은 행위는 오히려 피해자의 죽음을 이용한다는 느낌만을 준다”며 “다른 걸 떠나 낙서를 지워야 할 교내 청소노동자들은 무슨 죄인가”라고 비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남녀가 편을 갈라 싸우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또, 행위 자체가 어떠하든 추모 의도까지 비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중립적인 의견도 속속 나오고 있다.

한편, 학생 등으로부터 신고를 접수 받은 미추홀경찰서는 추후 현장 조사를 통해 피의자를 특정하고 혐의 적용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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