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잘하는 미국인, 민원에 둔감한 미국인 - 장난 아닌 기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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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 잘하는 미국인, 민원에 둔감한 미국인 - 장난 아닌 기후위기
  • 김정형 객원기자
  • 승인 2022.09.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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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넘어 미국여행] (14-끝) 35일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

한국에서 미국으로 출국한 후, 귀국 시 신속 항원 검사(RAT)검사가 필요하다는 한국의 질병관리청의 문자를 받았다. 질병관리청에서 보내온 정보에 의해 검사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았다. 거주하던 피놀에서는 근처에 샌파블로 검사장이 제일 가까운 것으로 나온다.

그런데 함께 간 형님이 그곳은 자동차로 20분 정도의 가까운 거리여서 좋은데, 인터넷에 올라 있는 검사장의 평가가 안 좋다고 꺼려 한다. 그래도 가까운 곳이니 그 곳을 방문해서 확인해 보고 판단하자고 해서 가보았다. 자동차로 근처에 갔다. 낯선 곳에서 미국 주소 찾기가 쉽지 않아 사방으로 흩어져 찾아보았다. 지도에 나왔던 Walgreens 상점이 눈에 띈다.

몇 분 뒤 눈썰미 좋은 형님이 찾았다고 한다. 함께 가보니 콘테이너 박스에서 사무실을 만들어 놓고 신속 항원 검사를 하고 있다. 허름한 동네에 가건물에서 항원검사를 한다니 믿음이 가지는 않았지만 정부에서 보내온 문자를 믿고 들어갔다.

신속항원검사를 하는 콘테이너 박스 시설물
신속항원검사를 하는 콘테이너 박스 시설물

직원을 만나 이야기를 해보니 RAT 검사 후 결과를 이메일로 발송을 해준다고 한다. 출국할 때의 경험에 의해 인쇄물이 있으면 좋을 것이란 생각으로 인쇄를 해주는지 질문을 했다. 그런데 그곳에는 프린터기 자체가 없었다. 약간 께름직 하긴 했지만 이메일을 보내 준다니 별로 문제가 없을 거라는 생각으로 그곳에서 검사 유효기간인 다음 날 검사하기로 하고 돌아왔다.

다음 날 방문했던 샌파블로 검사장으로 갔다. 그런데 어제 본 그 담당 직원은 아니었다. 근무자가 매일 바뀌는 것 같았다. 수속을 위해 직원이 알려주는 대로 시행했다.

먼저 qcr표를 찍으라고 해서 손전화기로 qcr표를 찍고 다음 화면에 지시하는 대로 입력을 했다. 생일 이름, 주소 등을 입력하였다. 그런데 이상하다. 하라는 대로 했는데 완료되었다는 표시가 안 나온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자기가 알려 준대로 다시 하라고 한다. 30분 정도 하다가 아내는 완료가 되었다는 이야기를 한다. 안되는 것은 아니구나라고 생각하며 천천히 다시 반복했다. 1시간 정도 지나니 짜증이 났다. 직원에게 왜 안되냐고 불만의 소리로 다시 이야기했다. 그랬더니 우리 정보를 달라고 하더니 자신의 컴퓨터에 직원이 직접 입력을 한다. 1분도 안되어 쉽게 완료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쉬운 것을 한 시간이나 고생시켜 놓고 쉽게 마치게 하는 해프닝을 연출하다니... 정말 미국이 선진국이라는 말이 이상하다. 여행을 하며 이런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귀국 전에 이런 일을 또 경험한다. 함께 간 일행 모두 직원의 입력으로 쉽게 끝냈다.

진작에 그렇게 할 것이지 자신이 좀 편하려고 고객을 그렇게 고생을 시키며 일을 한 것이다. 그렇게 입력하기 수속을 하고 나서 신속항원검사 키트를 가지고 코를 가볍게 찔러 돌리고 검사를 했다. 실상 항원검사는 가볍게 시행해서 코가 아프거나 재치기도 나오지 않았다. 당연히 줄이 하나 나타나는 음성이다. 집에 가서 기다리면 1시간 후 결과가 나온다고 한다. 우리는 가벼운 마음으로 돌아왔다

집으로 돌아와 1시간이 지나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함께 간 형님 부부의 것은 3시간을 기다려도 결과가 오지 않는다. 그래서 다시 차를 타고 담당자를 찾아갔더니 생년월일 등을 잘못 입력했다고 한다. 결정적으로 직원이 실수를 한 것이다. 그러면서 별로 미안하다는 말도 없다. 어이도 없었지만 요즘 유행하는 말로 어쩔 TV. (어쩌라고 억울하면 TV나 보든가.) 그리고 그 자리에서 잘못된 것을 수정하여 입력하고 검사 결과를 받았다.

한국 정부(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9월3일부터 입국 전 코로나19검사를 중단한다고 31일에야 발표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한국식당에 갔다.

한국식당이 5년 전에 미국방문 했을 때보다 3-4배 가격상승을 한 것 같다. 예를 들면 갈비탕만 보아도 예전 가격이 6불 정도 이었는데 25불로 올라있다. 식사 후 지불 하는 20% 팁까지 계산하면 대략 30불 이다. 미국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것을 다시 실감했다.

그래도 식당에 들어갔으니 주문을 하고 식사를 했다. 예전과 변하지 않은 양과 맛이 좋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손바닥 만한 쇠고기 덩어리가 나왔다. 식감도 좋고 부드럽다. 국물도 오래 끓여서인지 진한 맛이 난다. 미국은 사람들의 체격이 좋아서인지 음식의 양이 한국의 식당의 곱빼기보다 많다. 가격이 비싼 것 만 빼면 정말 일품이다.

드디어 귀국 날이다. 35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공항으로 향하였다. 집에서 나와 고속도로에 들어섰다. 출발은 좋았으나 샌프란시스코 만을 가로지르는 긴 다리는 늘 교통체증에 걸려있는 것 같다. 오늘도 약 1km 정도의 다리를 건너는 데만 30분이 이상이 소요되었다. 겨우 공항에 도착하였다. 작별의 인사를 하고 짐을 내려 공항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짐이 많아 카트를 사용해야 했다. 그런데 카트는 한국공항처럼 무료가 아니다. 무려 8불의 이용료가 있다. 이용료 지불도 현금으로만 하는데 지폐가 기계에 투입되지 않아 담당자가 와서 겨우 해결이 되었다. 이제 공항으로 입장을 한다. 실내 출입구에 들어선다.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카트가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이용료를 지불해야 하는 카트가 나란히 진열되어 있다.

그런데 사람들이 갑자기 몰려나온다. 그것도 많은 사람이 급하게 출구로 이동을 하는 것이다.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같이 있던 눈치가 빠른 아내가 우리도 밖으로 나가야 한다고 한다. 짐작에 미국에서 가끔 일어나는 무서운 일이 일어난 것 같다. 짐을 가지고 서둘러 함께 밖으로 나와 있으니 요란한 경음의 경찰차가 몇 대 도착한다.

그리고 잠시 후 밖에 있던 사람들이 슬금 슬금 공항 안으로 들어간다. 그러는 동안 공항 안에서 일어났던 일을 어떤 사람이 묘사하는 모습이 보인다. 스페인어를 사용해서 잘 알 수는 없었지만, 몸짓으로 누군가 흉기로 사람을 찌르는 묘사를 한다. 손을 휘저으며 하는 동작이 무서워 보였다. 그래도 다행히 총기는 아닌 것 같다. 나중에 나온 뉴스에 의하면 예리한 흉기를 든 괴한이 무작위로 사람에게 흉기를 휘둘러 세 사람이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하였다고 한다. 공항에는 재 빠르게 노란색 경찰 통제선 (police line)이 둘러쳐진다. 접근 금지라는 것이다. 곧바로 방송국에서 나와서 촬영을 한다. 국제공항이라서 사건처리가 빨리 되는 것 같다.

미국에서 잠시 일어난 폭력 사건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마지막 기다림의 시간을 지내고 비행기를 탔다. 12시간 이상의 비행시간을 거쳐 인천공항에 도착을 했다. 그리운 고국에 돌아왔다. 비가 내렸는지 인천 공항 공기가 몹시 습하고 후덕지근하다. 미국의 건조하고 시원한 공기에 있다가 귀국을 하였지만 습기 있는 고국의 공기가 그리웠었다. 이제 살았다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아진다. 물론 미국 여행이 즐겁고 좋았지만, 대한민국에 산다는 것은 정말 다행이라는 느낌이 든다. 한마디로 말이 통하고 불편을 주는 요인이 훨씬 적은 곳이 우리나라이다. 물 만난 물고기처럼 익숙하게 공항을 빠져나와 집으로 갔다.

여행에서 돌아와 생각하며 미국에서 느낀 두 가지를 적어본다.

첫째는 미국 문화에서 좋은 점 중에 하나이다.

미국에서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무조건 웃으며 인사를 한다. 그래서인지 모르는 사람과 쉽게 이야기를 하고 친해질 수가 있다. 어스름한 저녁 무렵에 만나는 낮선 사람과 인사를 하면 왠지 모르는 불안감 같은 게 사라져 버리는 상쾌함. 참 좋다. 미국에 있는 동안 한국 신문에서 처음 보는 씨름선수와 권투선수가 이야기가 있었다. 그런데 권투선수가 씨름선수를 주먹으로 쳐서 부상당하는 바람에 시합에 못 나가게 되었다는 슬픈 뉴스를 들었다.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는데 눈이 마추쳤다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그렇다고 대뜸 주먹질이 오가는 상황이 전개 되다니... 기가 막힌 이야기이다. 예전에도 비슷한 뉴스가 종종 있었다. 처음 본 사람에게 심지어는 살인까지 저질러지는 상황도 있었다. 안타까운 이야기이다. 혹시 우리나라에도 모르는 사람을 보아도 인사를 하는 문화가 생긴다면 이런 문제를 많이 예방할 수 있을 것 같다.

학교에서 그런 교육을 시작하였으면 좋겠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가끔 모르는 사람을 보고 인사하는 문화가 있는 것 같다. 아파트에서 같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인사를 한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웃을 알게 되는 좋은 사례로 보인다. 또 산에서 처음 만난 사람들끼리 인사를 한다. 그런 것처럼 우리도 처음 본 사람에게 인사를 하는 문화가 일반화되었으면 좋겠다.

집 앞에 잔디가 없다.
집 앞에 잔디가 없다.

미국에서 느낀 또 다른 문제.

미국 주택의 특징은 잔디밭이다. 집 앞 현관을 나오면 푸른 잔디가 있다. 미국에 왔다는 것을 알려주는 특징이다. 그런데 이번 미국 방문에서 주택 앞에 잔디가 없어지고 있는 현상을 발견했다. 10집 중에 8~9집의 잔디가 없어졌다. 잔디 대신 시멘트 콘크리트 또는 자갈 돌이나 인조 잔디가 대부분이었다.

왜 그런 것일까? 첫째로 미국에는 몇 년 동안 심한 가뭄이 있다. 비가 오지 없으니 산도 푸른 산이 아니다. 누런 갈색의 메마른 산이 집에서 보인다.

소를 키우는 목초지에도 풀이 없다.
소를 키우는 목초지에도 풀이 없다.

뿐만 아니라 넓은 주택의 뒷마당에도 잔디가 없는 메마른 땅으로 되어있다.

집에서 먹는 파나 상추 같은 것도 화분에서 기르고 있다. 맨 흙에 왠 화분을 놓고 작물을 기르는 것일까? 아이러니하게도 두더지가 많아서이다. 두더지가 땅에 심어 놓은 작물을 다 파헤친다고 한다.

가뭄으로 물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 잔디에 물을 주되 저녁시간에만 일주일에 두 번 물 주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시의 조례를 정한 것을 신문에서 보았다. 여행을 다닌 요새미티나 인근의 산들은 화재로 많은 나무가 타버렸다. 왜 그러는 걸까? 아프리카에도 가뭄으로 비가 오지 않아 식수도 구하기 힘든 형편이 된 것을 연일 뉴스에서 보도하고 있다.

뒤 마당에 키우고 있는 화분속에 파와 작물
뒤 마당에 키우고 있는 화분속에 파와 작물

2019년 세계 각국의 대통령이 UN 회의 석상에서 회의를 하고 있었다. 당시 16세의 스페인 청소년 기후운동가 그레타 툰베리가 연설을 했다. 제발 환경문제에 신경을 써 달라고 각국 대통령들에게 호소를 했다. 그 해에 타임지는 툰베리는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세계 각국에서는 중요한 뉴스로 다루었으나 별다른 변화 없이 세상 사람들은 살고 있다. 미국 여행을 하며 느낀 기후 문제는 대한민국에서도 똑같은 위기로 생각된다.

14회 연재된 미국여행기를 마칩니다. 그동안 애독해주신 독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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