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 째 멈춘 상상플랫폼 조성공사... 인천시는 근거 없는 확언만
상태바
반년 째 멈춘 상상플랫폼 조성공사... 인천시는 근거 없는 확언만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2.09.06 18: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행사·시공사간 대금 지급 문제로 3월부터 중단
시행사 자구책 마련 어려워 보이지만 시는 기다리기만
유치권 행사 풀지 못할 시 내년 내항 개방과 엇박자
상상플랫폼 투시도 /인천시 제공
상상플랫폼 투시도 /인천시 제공

인천내항 재개발 사업 및 민선8기 제물포르네상스 사업의 첫 단추가 될 인천내항 8부두 ‘상상플랫폼 조성사업’이 반년 째 중단돼 있는 가운데 인천시는 여전히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6일 인천시와 인천시의회 등에 따르면, 당초 올 상반기에 준공됐어야 할 복합문화공간 ‘상상플랫폼’(내항 8부두 일원)의 리모델링 공사가 지난 3월14일부터 반년 째 멈춰있는 상태다.

시공사인 ㈜반도건설이 시행사인 ㈜무영씨엠건축사사무소컨소시엄(인천상상플랫폼주식회사)으로부터 공사대금을 받지 못해 유치권 행사(4월18일)에 나섰기 때문이다.

리모델링에 필요한 전체 공사 대금은 276억원이지만 시행사는 지금껏 20억원 가량만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정률이 82%에 이를 때까지 대금은 채 10분의 1도 받지 못한 것이다.

시행사가 대금을 제 때 주지 못한 것은 투자자 확보에 난항을 겪어서다. 여기에 원자재값 상승과 공사 기간 연장 등으로 금융권 대출까지 막히며 문제가 커졌다.

이 때문에 시행사가 자구책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일이 잘 풀려 투자자 모집이 재개된다 하더라도 시일이 얼마나 더 소요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이 사업은 내년부터 본격화될 내항1·8부두 개방(재개발)과 이를 바탕으로 한 제물포르네상스 사업의 첫 단추를 꿸 마중물사업으로 통한다. 하지만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시민들이 보게 될 광경은 대규모 복합문화공간이 아니라 곳곳에 유치권 플래카드가 걸린 흉물이 될 전망이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인천시는 “현 시행사의 자구책 마련을 기다리겠다”며 “빠른 시일 내 정상화하겠다”는 다소 근거 없어 보이는 확언만 되풀이하고 있다.

보증증권(이행보증금)을 통해 공사를 강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지만, 실상은 공사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24억원만을 보증증권으로 둬 시행사의 계약 미이행에 따른 안정장치마저 소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유정복 시장은 이와 관련한 김대중 의원(국힘·미추홀2) 질의에 “운영사업자 측과 여러 차례 협의를 가지며 공사 재개를 촉구하고 있다”며 “시 차원에서 지원할 수 있는 다각적 방안을 제시해 빠른 시일 내 정상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이어 “시행사와의 계약 해지 후 시가 직접 공사비를 정산해 인수하는 방안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지난 1일 시의회 건설교통위원회에서 류운기 제물포르네상스추진단장도 이와 관련한 이인교·유승분 의원 질의에 “컨소시엄 대표사가 투자자 모집이나 자구책 강구 등을 하고 있고, 긍정적인 자료를 제시해 일단 9월까진 기다릴 계획”이라며 “너무 늦지 않은 시일 내 정상화시키겠다”고만 답했다.

한편, ‘상상플랫폼’은 인천항 8부두 2만4.029㎡에 들어선 지하 1층, 지상 2층 연면적 1만8.145㎡ 규모 곡물창고를 복합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하는 것으로, 공적 공간(30%)과 사적 공간(70%)으로 나눠 운영할 예정이다.

국·시비가 투입된 공적 공간의 경우 6월30일자로 리모델링 공사가 완료됐으나, 더 넓은 면적의 사적 공간 리모델링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는 한 활용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