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고속도·공항철도 비용보전 4조5천억... 허리 휘는 정부·인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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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고속도·공항철도 비용보전 4조5천억... 허리 휘는 정부·인천시
  • 윤종환 기자
  • 승인 2022.09.19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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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G 보장기간 남은 민투사업에 매년 수천억 예산 들어
2009~2021년 공항고속도로 사업자에 1조1,600억원 지급
공항철도엔 MCC 제도 도입했으나 되레 부담액만 커져
인천시 원적산·만월산터널 통행료 보전액도 매년 수백억원
인천공항고속도로 전경 /신공항하이웨이(주) 제공
인천공항고속도로 전경 /신공항하이웨이(주) 제공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정부와 인천시의 재정 부담이 막대하지만 별다른 해법은 없는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기재부가 작성한 연도별 재정보고서를 보면, 정부는 지난 2009년부터 작년까지 인천국제공항 고속도로 사업자에게 약 1조1,600억원의 금액을 최소운영수입보장(MRG) 명목으로 지급했다.

또, 이 기간 인천대교 사업자에게도 같은 명목으로 784억원을 지급했다.

지난 1999년 도입된 MRG제도는 민간사업자의 예상수익을 정해놓고 실제 운영수입이 그에 미달하는 경우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그 차액을 지원하는 것으로, 당초 민간투자사업 활성화를 위해 도입했으나 정부·지자체의 부담이 지나치게 가중된다는 비판에 따라 2009년 폐지됐다.

하지만 인천대교 등 제도가 폐기되기 전 계약이 체결된 사업의 경우 아직 보장기간이 남아 매년 막대한 국가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이들 사업은 약 15% 이상의 수익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결과적으로 시민 혈세로 민간 사업자 배를 불려주고 있는 꼴이다.

정부는 이같은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최소비용보전(MCC) 제도를 도입, 인천국제공항철도 등 일부(12개) 사업의 협약 내용을 기존 MRG에서 MCC로 변경했으나 보전금액은 여전히 막대한 상황이다.

이 제도는 실제 운영비용에 실제 수입이 못 미칠 경우 그 차액만 지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인천공항철도 사업의 경우 MCC 지급이 시작된 2016년부터 작년까지 총  1조8,405억원이 지급돼 2009~2015년까지의 MRG 지급액 1조3,525억원보다 되레 부담액이 커졌다.

인천시 자체 사업으로 추진된 원적산터널, 만월산터널, 문학터널 사업도 마찬가지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이들 사업에 투입된 MRG 지급액은 각각 434억원, 463억원, 432억원이다. 그런데 2016년 MCC 방식으로 변경된 후 작년까지의 지급액도 각 434억원, 606억원, 264억원에 달해 더 높거나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3개 터널 중 문학터널은 지난 4월 1일 통행료 징수기간 20년이 만료돼 통행료가 폐지됐다.

이를 종합하면 12년 전 폐지된 MRG 제도가 아직까지 영향을 미쳐 매년 막대한 예산이 지출되고 있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MCC 제도 역시 정부와 지자체의 부담을 줄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유동수 의원(인천 계양구갑)은 “MRG 보장기간이 아직 남은 사업에 지난해에만 3,500억원 이상이 투입됐다”며 “(지자체 사업의) MCC 지급 규모는 2002~2013년 대비 지난해 11.5배 폭증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상황은 정부·지자체가 민간사업자에게 최소운영수입을 보장하고도 수익률을 과도하게 책정해 벌어진 것”이라며 “MCC 방식에 대한 면밀한 관리감독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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