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8회 배다리 시낭송회 열려 - 심보선 시인 초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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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8회 배다리 시낭송회 열려 - 심보선 시인 초청
  • 신은주 시민기자
  • 승인 2022.09.25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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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은 시의 씨앗을 품고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 집중하는 힘이 중요"

138배다리 시낭송회가 9월 24() 오후 2시 동구 금곡동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시다락방)’에서 심보선 시인을 초청해 열렸다.

심보선 시인은 199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 풍경이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시집으로 내가 누군가를 죽여야 한다면,오늘은 잘 모르겠어,눈앞에 없는 사람,슬픔이 없는 십오 초, 산문집 그쪽의 풍경은 환한가,그을린 예술,책장을 번지다, 예술을 읽다등이 있다. 어빙 고프먼의 수용소를 우리말로 옮겼다.

심보선 시인은 사회학자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와 같은 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심보선 시인은 배다리 시낭송회는 그동안 초대 받아서 갔던 곳에서는 느낄 수 없었던 다른 매력을 지녔다면서 아늑한 공간에서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각각 다른 목소리로 시를 낭송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리고 2007년부터 배다리에서 꽤 오랜 시간 시낭송회가 를 매개로 사람과 인연을 맺으면서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놀라워했다.

시쓰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시인은 시의 씨앗을 품고 단단하게 만드는 작업과 집중하는 힘이 중요하다고 조언을 해 주었다.

심보선 시인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 이번 배다리 시낭송회는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가 다시 활기를 찾고 참석자들은 시가 주는 기쁨을 누렸다.

139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오는 1029() 오후 2시에 류인채 시인과 포엠 & 트래블을 처청해 열린다.

    

시낭송회
시낭송회

 

북, 꿈

         심보선

 

당신은 나의 상체에 기대어 있다

거기엔 아무 것도 없는데

 

당신은 내 심장 소리를 듣는다

 

들어봐, 여기 뭔가 있어

알아, 하지만 별 것 아니야

너를 죽지 않게 하는 거야

알아, 그러니 별 것 아니지

 

당신은 피식 웃는다

 

이번 가을엔 수목원에 가자

그래, 수목원에 가자

 

우리가 함께 수목원에 간 적이 언제였나

그때 이런 말을 했던 건 기억난다

들어봐, 저쪽에서 황소개구리가 운다

그러자 저쪽에서 큰 새가 날아올랐다

어라, 황소개구리 날아간다

 

당신은 피식 웃었다

 

그 후로 당신의 머리칼은 아주 길어졌다

몇 올을 뽑아 내 심장에 심고 싶다

 

그러면 내 심장은 특별해지겠지

그러면 난 죽겠지

 

당신은 아직도 내 상체에 기대어 있다

거기엔 정말 아무 것도 없는데

 

당신은 내 심장 소리를 듣는다

우리는 까무룩 잠이 든다

 

꿈속에서 당신은 먼 북소리를 듣겠지

꿈속에서 나는 미친 듯이 북을 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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