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투기과열지구 해제 약효 없어... 아파트값 10년만에 최대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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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투기과열지구 해제 약효 없어... 아파트값 10년만에 최대 하락
  • 윤성문 기자
  • 승인 2022.09.29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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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동산원 조사, 주간 하락률 0.31%... 역대 2번째
연수구·남동구·서구 하락폭 확대... 억대 하락거래 잇따라
매물 적체도 여전... 서구는 오히려 매물 늘어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연합뉴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전경. 사진=연합뉴스

미국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에 경기 침체 여파가 겹치면서 인천 아파트값이 역대 2번째로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에도 시장 온기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가운데 그동안 상승폭이 컸던 신도시 내 신축이나 준신축급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파른 하락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다.

29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4주(이달 26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매매가격은 0.31% 하락했다.

이는 지난주(-0.29%)보다 하락폭을 확대한 것이자 부동산원이 관련 조사를 집계한 2012년 5월 이후 역대 2번째로 하락률이 높은 것이다.

인천 아파트값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19일까지 –0.29%로 4주 연속 같은 하락률을 보이다가 이번 주 –0.3%대까지 진입하면서 2013년 1월 14일 기록한 역대 최저치(-0.33%)에도 근접했다.

지난 21일 연수구와 서구, 남동구가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으나 잇따른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로 부동산 시장에 미치고 있는 영향은 미미한 상태다.

실제 이번 주 조사에서 연수구(0.36→0.38%)와 서구(0.31→0.33%), 남동구(0.21→0.25%)는 모두 지난주 대비 하락폭을 확대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 카드 이후 일시적으로 회수되던 매물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인천 아파트 매물은 지난 21일 2만7,383건에서 이날 2만7,301건으로 0.3%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 보면 청라국제도시, 검단신도시, 루원시티가 있는 서구(2.0%)는 오히려 매물이 증가했고, 송도국제도시가 있는 연수구(-1.6%)와 논현신도시, 서창지구가 있는 남동구(-0.2%)는 감소폭이 0~1%대로 미미했다.

 

인천 원적산에서 바라본 서구 주거 단지. 사진=인천in

특히 이들 지역은 신도시와 대단지 등을 중심으로 신축과 준신축급 아파트값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집값이 단기간에 급하게 올랐던 만큼 하락장에서 빠르게 빠질 수밖에 없다는 게 지역 부동산 업계의 얘기다.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한 공인중개업소는 “신축 아파트는 상승 시기에 희소성 등을 바탕으로 더 급격히 오른 측면이 있다”며 “매수세가 실종된 하락 시기에는 그 하락세와 낙폭이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2020년 준공된 연수구 송도동 ‘더샵송도마리나베이’ 전용 84.9738㎡는 이달 7억9,000만원(30층)에 직거래됐다.

같은 평형대가 올 2월 12억4,500만원(13층)까지 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반년 만에 4억5,500만원 하락한 것이다.

2018년 준공된 송도동 ‘송도더샵센트럴시티’ 전용면적 84.97㎡도 이달 들어 7억원(26층)에 팔렸다. 올해 기록한 실거래가 중 최저 수준이다.

해당 평형대는 지난해 8월 11억5,000만원(43층)까지 거래됐으나 이후 실거래가가 꾸준히 내려오면서 6억원대 진입도 눈앞에 두고 있다.

같은 동 ‘더샵그린워크1차’ 전용면적 84.3408㎡는 이달 6억8,000만원(3층)에 실거래돼 지난해 10월 최고가인 10억4,500만원(13층)보다 3억6,500만원 떨어졌다.

서구 검단신도시와 남동구 구월동 대단지 등 신축급 매물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전경. 사진=인천도시공사
인천 서구 검단신도시 전경. 사진=인천도시공사

오는 12월 전매 제한이 풀리는 서구 당하동 AB2블록 '신안인스빌어반퍼스트' 전용 84.73㎡는 호가가 4억1,920만원까지 나와있다.

3년 전 같은 면적 분양가가 3억8,820만원에서 4억5,640만원 사이였던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분양가 수준인 것이다.

지난달 입주를 시작한 인근 ‘모아미래도앨리트파크’ 전용 84㎡도 4억2,300만원~4억3,000만원대에 매물이 상당수 올라와 있다.

남동구에서는 2015년 준공된 구월동 ‘구월아시아드선수촌8단지’ 전용 74.91㎡가 이달 4억6,000만원(21층)까지 실거래가가 내려왔다. 이 평형대는 지난해 7월 5억7,000만원(25층)까지 거래된 바 있다.

맞은편에 있는 ‘구월유승한내들퍼스티지’ 전용 84.3455㎡는 이달 5억9,800만원(17층)에 팔려 6억원 선이 무너졌다. 기존 최고가는 지난해 9월 거래된 7억1,800만원(18층)이었다.

전셋값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신규 입주 물량으로 물건 적체가 이어지는 영향이다.

인천 아파트 전셋값은 이번 주 0.33% 내려 지난주(-0.32%) 대비 0.01p 하락했다.

지역별로 미추홀구는 용현동과 주안동 위주로 0.45% 내려 지역에서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부평구(-0.37%)는 산곡동과 갈산동, 부개동 위주로, 서구(-0.36%)는 마전동과 왕길동, 청라동 위주로 지난주 대비 하락폭이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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