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중정비에서도 '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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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로템,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중정비에서도 '갑질'
  • 김영빈 기자
  • 승인 2022.10.16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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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차 4편성 1차 중정비, 1년5개월에 약 38억원
2차 중정비, 2년에 약 58억원으로 기간·금액 늘어
지난 7월 휴업, 2024년 하반기에나 운행 재개 가능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운행 모습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운행 모습

지난 7월 휴업에 들어간 인천국제공항 자기부상열차의 중정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2024년 하반기에나 운행 재개가 가능할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 국토교통위원회)은 인천국제공항공사로부터 ‘자기부상철도 전동차 중정비 용역 시행계획’을 제출받은 결과 자기부상열차를 납품한 현대로템의 열차 4편성(2량 1편성) 중정비 기간은 올해 10월부터 2024년 9월까지 2년으로 운행 재개는 3개 편성 중정비가 끝나는 2024년 6월 이후에나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를 운행하려면 실제 운행 2편성, 비상시를 대비한 예비 1편성 등 3편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허 의원은 설명했다.

도시철도인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는 ‘철도안전법’에 따라 3년 주기(3년±10%)로 중정비를 받아야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자기부상열차의 도시철도사업을 폐업하고 ‘궤도’로의 전환을 추진하면서 법적 의무사항인 차량 중정비를 받지 않아 1002 편성은 지난 3월, 1003 편성은 7월, 1004 편성은 9월 운행 중단됐고 1001 편성은 12월 운행 중단된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자신들의 책임인 열차 중정비 미실시에 따른 운행 중단을 이유로 지난 7월 14일 인천시로부터 휴업(2022년 12월 말, 열차 3편성 이상 중정비 완료 시까지 연장 예정)을 승인받았는데 2024년 7월 이후에나 운행 재개가 가능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인천공항공사와 현대로템이 이달 체결한 자기부상철도 중정비 용역 계약을 보면 내년 7월까지 10개월은 준비단계이고 중정비기간은 1편성 2023년 12월, 2편성 2024년 3월, 3편성 2024년 6월, 4편성 2024년 9월이며 용역비는 54억4,600만원이다.

‘자기부상철도 전동차 검사 및 운용관리지침’은 열차 중정비는 제작사에 위탁 시행토록 하고 있는데 현대로템은 자재 수급 등의 이유를 들어 중정비를 꺼렸고 지난 8월부터 인천공항공사가 기간 단축 및 금액 조정 가능 여부에 대한 협의를 요청하자 불가 의사를 통보하는 등 독점의 폐해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발주한 인천발 KTX 2편성(8량 1편성, 16량) 입찰에서 수량이 적고 금액이 낮다는 이유로 3차례나 참여하지 않아 고의 유찰시킴으로써 인천발 KTX의 2025년 정상 개통에 차질을 빚게 만들었다는 ‘고속철도 독과점에 따른 갑질’ 논란에 휩싸여 있다.

허종식 의원은 “현대로템은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1차 중정비(2018년 4월~2019년 9월)로 37억9,600만원, 이번 뒤늦은 2차 중정비(2022.10월~2024년 9월)로 57억7,148만원(부가가치세 포함) 등 95억7,000만원의 수익을 거둬 ‘나 홀로 돈벌이’를 하지만 인천공항 인근 주민들과 관광객들은 자기부상열차의 장기간 휴업으로 큰 피해를 입게 됐다”며 “국토교통부는 자기부상열차 중정비 지연의 책임소재를 명확히 따져 제재 조치를 시행하는 한편 자기부상열차 개발 주체인 현대로템에는 중정비 기간 단축에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천공항의 한국형 자기부상철도는 기술개발비 800억원과 건설비 3,150억원(인천시 190억7,300만원 분담)을 투입해 2016년 2월 1단계 구간(인천공항1터미널~용유역 간 6.1㎞, 6개 역)을 개통했으나 이후 2~3단계 사업은 진척 없이 사실상 폐기된 상태다.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휴업 안내문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 휴업 안내문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역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자기부상열차를 무료 운행하는 가운데 운영비 부담을 들어 ‘도시철도사업’을 폐업하고 차량 중정비, 기관사·관제사 등 자격증을 가진 운영인력이 필요 없는 ‘궤도’로 전환하려 했으나 인천시가 폐업을 승인하지 않자 중정비 미실시에 따른 열차 운행 중단을 이유로 지난 7월 14일 휴업에 들어갔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자기부상열차를 ‘궤도’로 전환하고 일방적 구조조정을 단행한 뒤 최종적으로는 운행을 중단하려는 속셈으로 도시철도사업 폐업을 추진하다가 여의치 않자 휴업을 신청했고 인천시가 무책임하게 이를 수리했는데 관리·감독기관인 국토교통부와 인천시, 불법으로 열차 중정비를 실시하지 않은 운영자인 인천국제공항공사, 중정비 기간을 장기화(1차 1년5개월, 2차 2년)한 현대로템 등 모두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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