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집에 언제 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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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집에 언제 와요?
  • 최원영
  • 승인 2022.10.31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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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의 책갈피] 제76화

 

고통으로 힘겨워할 때는 이 고통이 영원하리라고 믿곤 합니다. 이것이 그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겁니다. 어느 곳에서도 희망을 발견하지 못할 때 절망하게 되고 어느 날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만약 여러분이 사랑하는 사람이 그런 상황에 빠져있다면 여러분은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까요?

다음 이야기는 〈샘터〉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인터넷에서 읽은 글입니다.

“제 지인 중 하나는 절망에 빠져 목숨을 끊으려고 철로에 드러누웠던 적이 있다. 물론, 그 순간의 불행은 삶에 대한 의지를 완전히 압도했을 거다. 하지만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그동안 안부조차 묻지 않고 지내던 딸아이가 ‘아빠, 집에 언제 와요?’하고 전화를 한 거다. 그 덕분에, 간발의 차이로 죽음의 열차를 피하게 되었다고 한다. 지금 그 지인은 불행의 늪에서 벗어나, 사랑하는 가족, 그리고 친구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

사랑하는 딸의 전화가 아버지를 살렸습니다. 더 이상 버틸 힘이 남아 있지 않아도 사랑하는 사람의 존재만 있다면 힘을 낼 수 있을 겁니다.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사람》(사이토 시게타)에서 저자는 이런 조언을 해줍니다.

“기분이 최악 상태에 빠졌을 때, ‘저도 그래요.’라고 누군가 손을 들어준다면 그 한마디로 마음이 편안해진다. ‘제 친구도 그래요.’라는 말도 효과가 크다. 동료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 편안해진다.

불행할 때의 아군은 불행한 친구다.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지금의 심경을 말하라.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첫걸음이다.”

저자는 이렇게도 말합니다.

“‘그때 그 회사를 선택했더라면,’ ‘그때 그와 결혼했더라면,’ 되돌아보면 ‘왜’, ‘만약’이란 생각이 커져만 간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면 달라진다. ‘역시 인생이란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야.’라고 여기면 ‘자, 그럼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지?’라며 뒤를 향했던 시선을 앞으로 돌리게 된다. 그리고 좌절이나 실패를 모두 경험이라고 여기는 거다.

실제 엘리트일수록 한 번의 좌절에 자살이라는 최악의 선택을 하곤 한다. 반대로 좌절을 많이 한 사람일수록 더 강해지고 타인의 아픔을 잘 이해한다. 그러기에 인생은 적당한 불안이 있을 때 즐거워지는 거다.”

그렇습니다. 엘리트일수록, 고위직에 있을수록, 많이 가지면 가질수록 세상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세상이 그에게 완벽함을 원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나 완벽함은 없습니다.

완벽하면 사람이 아닐 겁니다. 비록 큰 실수를 했더라도, 그 실수를 세상이 용납할 수 없는 것이라고 해도 극단적인 선택만은 해선 안 됩니다.

용서를 구하고 버텨내야만 합니다. 그렇게 쉽게 버릴 만큼 생명이 가볍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 빠진 사람에게는 버텨내라는 말이 마음에 담기질 않습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사랑하는 사람입니다. 바로 여러분의 존재입니다. 여러분의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가 그 사람을 다시 살려내는 힘이 되어줄 겁니다. 사랑이 죽음보다 더 강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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