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함봉산 연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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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함봉산 연리지
  • 전갑남 객원기자
  • 승인 2022.11.2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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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돈독한 부부의 사랑과 지극한 효성 상징"
함봉산 연리지. 한 나무와 다른 나무의 가지가 서로 붙어서 나뭇결이 하나로 이어졌다.

인천 부평 산곡동에 함봉산이 있다. 나지막한 마을 뒷동산 같은 야산으로 쉽게 오를 수 있다. 아침 산책은 물론, 맞은편 원적산까지 운동 삼아 걸으면 딱 알맞다. 우거진 숲속 곳곳에 등산로가 있어 운동량과 시간을 조절해서 걷기 좋다.

지난 25(), 오랜만에 지인을 만나 낙엽 쌓인 함봉산에 올랐다. 산길이 참 호젓하다.

걷다가 연리지 이정표가 보였다. 이런 곳에 좀처럼 보기 드문 연리지가 있다니! 우리는 연리지를 안내하는 산길을 선택했다.

함봉산 연리지를 안내한 이정표.

연리지 안내판이 눈에 띈다. 기기묘묘한 현상이다. 이곳 신갈나무 연리지는 경인지역에서 발견된 유일한 희귀목이라고 한다. 2013년 한 시민이 발견하여 지금은 울타리를 치고 보호하고 있다. 혹시나 모를 산불에 불타지 않도록 여러 통의 물통도 준비해 두었다.

함봉산 연리지는 약 2.4m 떨어진 뿌리가 다른 나뭇가지와 서로 붙어서 하나로 이어졌다. 수령은 발견 당시 70여 년으로 추정되었다.

이어진 가지로 수액이 통하고 있을 것이니 두 나무의 정이 돈독할 것 같다.

안내판에는 당나라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지은 장한가(長恨歌)를 소개하고 있다. 서로 사랑하는 남녀가 영원히 헤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장한가는 당나라 현종과 그의 비 양귀비와의 사랑을 읊은 노래로 알려졌다. 시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부분은 양귀비가 총애를 받고 안록산의 난이 일어나 양귀비가 죽는 장면, 둘째 부분은 양귀비를 잃고 난 후 현종의 쓸쓸한 생활, 셋째 부분은 죽어서 선녀가 된 양귀비와 만나보는 장면으로 되어 있다.

울타리를 치고 보호하고 있는 연리지.

특히, 다음 구절은 작가적인 상상력을 최대한 드러내 애절함을 고조시킨다.

天願作比翼鳥(천원작비익조)

在地願爲連理枝(재지원연리지)

​[하늘에선 날개를 짝지어 날아가는 비익조가 될 것이고,]

[땅에선 두 뿌리 한 나무로 엉긴 연리지가 되어 그대와 함께하리.]

아무튼, 연리지는 돈독한 부부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지극한 효성을 상징한다고 하니 '사랑 나무'라 해야 할 것 같다.

사람들도 연리지처럼 마음이 통하는 정을 나누고 살아가는 세상이면 좋겠다.

함봉산 연리지 찾아가기 : 부평구 산곡동 산 53-17번지 일원, 열우물비타민길 8코스에서 선포약수터 방향으로 가면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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