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 다른 용기가 깃든, 2022년 그림 하나하나
상태바
각자 다른 용기가 깃든, 2022년 그림 하나하나
  • 고진이
  • 승인 2022.12.08 11:10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컬러 칼럼]
(7) 2022년 12월, 올해를 돌아보는 색
그림1. 고진이_2022년 올해의 색 (1)
그림1. 고진이_2022년 올해의 색 

마지막 달이면 늘 감사했던 분들께 감사 문자를 돌리며 한해를 돌아보곤 했는데, 올해는 1년 동안 ‘컬러 칼럼’ 6편을 연재하며 소개한 색들과 함께 마무리할까 한다. 홀수 달마다 한가지 색을 선정해 그와 어울리는 그림과 이야기를 연재했다. 정리를 해보자면 1월의 색 보라, 3월의 색 연두, 5월의 색 빨강, 7월의 색 파랑, 9월의 색 노랑, 11월의 색 하양 총 6가지 색이다. (그림1)

6가지 색을 모아두고 보니 흘러간 시간이 한눈에 보인다. 이는 글 쓴 입장에서 주관적으로 선정한 색인데, 개인마다 다 다른 색으로 2022년의 팔레트를 채울 수 있을 것이다. 학교에 가끔 추상화 수업을 하러 갈 때마다 모두가 다 다르게 색을 보고 다르게 느낀다고 이야기하곤 하는데, 이 글을 읽고 있을 당신의 올해의 색이 문득 궁금해진다.

벌써 1년이나 연재를 했지만, 칼럼을 통해 만나온 분들께 새삼스러운 인사말을 드릴까 한다.

안녕하세요? 현대미술 작가이자 그림책 작가인 고진이 작가입니다. 한해 무탈하게 잘 지내셨나요? ‘컬러 칼럼’을 처음 시작하며 과연 긴 호흡으로 글을 쓰는 것이 가능할까 고민이 많았습니다. 물론 저는 책을 출판한 작가이긴 하지만 그림책에는 긴 글이 들어가지 않고 그림이 주가 되기 때문에 글쓰기에 자신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생각해보니 저는 문학 작가가 아니기에 글을 잘 못 쓰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부담을 내려놓고 미술 작가의 입장으로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이 칼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대단한 글을 쓰는 것은 아니지만 개인적으로는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그렇기에 12월에 마무리 인사를 드리는 이 순간 감회가 새롭습니다. 기쁘기도 하고 벌써 일 년이 흘러갔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합니다.

미술 작가인 저는 어딘가에 소속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한해의 모든 운영을 스스로 선택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그해가 어떤 해가 되는지는 온전히 저의 책임이지요. 그렇다 보니 연말 연초에는 과연 내가 또 잘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중압감에 시달리곤 합니다. 그리고 늘 그 스트레스를 용기로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곤 합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는 용기란 무엇일까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새로운 그림을 그리길 망설이는 아이나, 중요한 시험을 앞둔 이에게 용기를 내라고 독려하곤 하는데, 대체 용기는 무엇일까? 단순히 겁이 없는 것이 용기는 아닌 것 같고, 어쩌면 무언가를 망치거나 실수할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일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내가 만약 실수하더라도 그것을 해결해 낼 수 있다는 마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내겠다는 마음이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내면을 단단하고 건강하게 해주는 이 마음 덕분에 한해를 잘 보냈고, 이 마음을 원동력으로 내일로 나아갑니다. 올해 마지막 글을 쓰며 1월 ‘컬러 칼럼’ 에서 과정을 공개했던 작품의 완성작을 보여드립니다. (그림2) 결국 완성되게 되는 그림 하나하나에는 각자 다른 용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완성된 보랏빛 작품을 통해 지친 마음이 회복되길 바라며 독자님들의 안녕을 기원합니다. 계묘년에 새로운 색으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림2. 고진이_In the Middle. 4_2022_90.9 x 72.7 cm_oil on canvas
그림2. 고진이_In the Middle. 4_2022_90.9 x 72.7 cm_oil on canvas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박상희 2022-12-29 19:22:31
1년동안 그림 그리고 글 쓰느라 너무 수고 많았습니다~! 연재를 해본 제가 그 마감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겠네요^^ 그러나 저도 그렇고 아마 고진이 선생님도 많이 성장하고 깊어졌을거라 생각됩니다. 앞으로도 멋진 그림, 아름다운 색으로 많은 관람객들과 만나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참고로 2022 올해의 색' 너무 멋지네요~!!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