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적 언어의 유희’ vs ‘깊고 푸른 심상’
상태바
’조형적 언어의 유희’ vs ‘깊고 푸른 심상’
  • 김경수 기자
  • 승인 2022.12.06 11: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진안·이복행 2인전
12일까지 선광미술관에서

인천 중견작가 2인이 함께 개인전을 열었다. 김진안, 이복행 작가다.

두 사람 모두 오랜만에 이름을 걸고 자리를 폈다. 후배인 이 작가가 함께하자고 제안을 했고, 김 작가가 이를 받았다. “작품을 대하는 태도가 닮았기에 같은 같은 공간에 작품을 걸면 좋을 것 같다”고 동행전 이유를 말한다.

선광문화재단 선광미술관 1관과 2관에 각각 걸고 오는 12일까지 초대한다.

#. 1관-김진안 개인전

김 작가는 순수 조형적 언어인 점·선·면에 천착, 화폭을 구성해낸다.

“조형적 언어를 표현하는 것만으로 완성적입니다. 더 이상 다른 것을 집어넣은 필요도 의도도 없습니다. 철저히 감성을 배제합니다.”

캔버스 안에 푸른색이 가득하다. “이 작품을 보고 누구는 바다를 표현한 것이라고 읽기도 합니다만, 이는 단순히 파란색의 면입니다. 번지는 느낌을 살려냈죠. 한쪽에서는 범짐 효과를 막기 위해 천을 잘라 의도적으로 끊어냈습니다.”

‘시각적 즐거움’에서 그림을 끝내는 것. 그것이 작가가 추구하는 지점이다.

“빨간색이 없으면 파란색을 쓰면 됩니다. 조형을 위해 감성을 철저히 배제합니다. 감성이 들어가면 조형이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전시 이력을 물었더니 9년만에 연 열번째 개인전이라고 무심하게 툭 던진다.

Untitled 22j03. 혼합재료
Untitled 22j03. 혼합재료
Untitled 22a14. 혼합재료
Untitled 22a14. 혼합재료

 

#. 2관-이복행 개인전

온통 짙푸른 캔버스 위에 작은 물체들이 오밀조밀 붙어 있다. 자세히 들어다보니 각종 크기의 돌멩이부터 병뚜껑, 과일씨앗, 곡식낱알, 건전지 등 온갖 잡동사니 모임이다. 이들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했다.

“오브제로 쓰인 것들은 굴러다니는 돌멩이거나 버려진 폐기물입니다. 하나씩 물감을 적시고 캔버스에 붙이고 그 위에 색을 입혀 나가다보면 물체가 가진 구체적 단서가 뭉개지면서 중성화됩니다. 어느새 이들은 나 자신으로 치환됩니다.”

온갖 잡동사니를 소재로 쓰는 이 작가다. 분리수거통에 쌓인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용기, 알루미늄캔, 페트병, 과일 포장재, 달걀판, 레이블이 제거된 소주병등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이 ‘쓸모없는’ 물품들이 작가 손을 거치면서 의미 있는 작품으로 태어난다.

전체 작품을 지배하는 색은 짙은 파란색과 은빛이다. 이 작가가 좋아하는 색이라고 말한다. 전시 타이틀 ‘울트라마린 & 실버’(ULTRAMARINE & SILVER)에서도 그대로 읽힌다.

ULTRAMARINE-똥이거나 꽃이거나
ULTRAMARINE-똥이거나 꽃이거나
SILVER-길바닥
SILVER-길바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