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에서 친환경 활동까지 손발이 척척... 마을공동체 '라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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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에서 친환경 활동까지 손발이 척척... 마을공동체 '라온'
  • 정혜진
  • 승인 2022.12.29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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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 탐험기]
(46) 학익2동 라온 마을공동체

공동육아를 시작으로 함께 만난 사람들. 이렇게 시작한 마을 활동을 확장해 계속 펼쳐나가고 있고 있는 미추홀구 학익2동 마을공동체 '라온'을 소개한다.

'라온'은 '즐거운'이란 뜻을 가진 순 우리말이다. 이 이름으로 공동체 활동을 시작하고 있는 이들은 미추홀구 건강가족센터 공동육아 나눔터에서 만나 품앗이 교육을 진행하던 마을 사람들이다. 2021년 마을 수다를 시작으로 올해는 통두레 사업에 선정되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2003년 일본에서 한국에 오게 된 하라다 다에코 대표는 한국에서 남편과 아들 2명을 키우며 생활하며 공동육아를 알게 되었다. 익숙하지 않은 한국 생활과 육아를 함께 공동육아로 해결 할 수 있었고 그로 인해 덜 외로울 수 있었다. 공동육아를 함께 하던 엄마들은 아이들이 유치원에 들어가고 나서도 지속적 연락을 하며 지내고 종종 만남도 유지하며 지내었다.

그러던 어느날 하라다 대표는 아이가 중2가 되자 엄마의 역할이 줄게 되어 주변을 돌아 볼 여유가 생겼다. 우연히 함께 활동하던 이 마을의 남수정씨가 마을공동체 이야기를 해 주어서 나도 사회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시작 하게 되었다고 한다.

하라다 대표는처음에는 공동체 사업이 뭔지 잘 몰랐어요. 그런데 다른 구에 사는 일본인 친구가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 궁금하던 차에 마을에서 공동체 사업이야기를 해 주신 분이 계셨어요"

그래서 그는 더 호기심이 생겼고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과 협의하여 남수정씨, 이아름씨, 윤영미씨, 최혜진씨, 강정혜씨와 함께 활동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초기 마을 수다과정으로 시작한 라온은 구성원들의 친목과 마을에 관심 갖기를 목적으로 활동을 시작 하였다. 활동을 하며 새로운 사람을 만나 교류하는 것에 기대가 되고 함께하는 나눔 활동으로 친환경 제품을 만들어 지역에 기부를 진행했다.

독거 어르신들이 외롭고 쓸쓸한 시간을 조금이나마 채워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업도 있다. 라온은 2021년 수세미를 만들어 학익2동 행정복지 센터에 기부하였고 올해는 통두레 사업으로 한 달에 두 번 회의와 활동으로 천연비누 만들기, 천연 폼 클린징. 천연 샴푸 등을 만들어 기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라온의 윤미영 회원은 학익1동 주민자치센터에 나눔하러 처음 간 날을 잊을 수가 없어요. 저희의 작은 정성이 누군가에게 기쁨이 된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뿌듯했고,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된 날 이였습니다.”라며 나눔 활동을 소개한다.

하라다 대표는 처음 하는 활동들이라 다소 생소하고 어려운 부분이 많이 있어요.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구성원들을 모을 때도 같은 동 안에서 모집을 해야 한다고 해서 처음에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어찌 어찌 구성을 하게 되었고 처음에 모여서 회의록도 작성해 보고 마을에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이야기도 나누다 보니 조금씩 무엇을 해야 갰다. 어떻게 해야 갰다 생각이 되더라고요.”라며 처음 시작 할 때를 회상하였다.

라온 활동 초기 마을의 다양한 문제로 주차문제, 쓰레기 문제 노후 된 벽 문제, 재활용 문제 등 다양한 부분이 논의 되었지만 막 시작한 공동체로서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았다. 예산이 너무 작은 활동으로 시작하다 보니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다 환경에 관련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남수정 활동가는 생각보다 저희가 사용하는 비누나 샴푸, 이런 것이 환경오염을 많이 일으키는 것이더라고요. 또 환경에도 안 좋지만 사람에게도 안 좋은 성분이 많이 들어가 있었어요. 공동체 활동을 하며 교육도 받고 친환경 제품을 만들 수 있어서 너무 좋은 시간이 되고 있어요. 거기다 저희만 쓰는 것이 아니라 지역 어르신들에게도 나눠 드릴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라고 말한다.

회원 간 합이 너무 잘 맞는다 이야기 하는 라온의 하라다 대표는 손발이 척척 맞아서 무엇인가 진행할 때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일이 진행되어요. 저희 회원 분들과 함께여서 진짜 너무 즐겁고 감사합니다. 앞으로는 미술 심리 쪽도 연계한 활동을 해봤으면 해요. 이런 활동을 더 많이 할 수 있게 예산지원도 늘려 주시면 좋겠어요.” 라며 앞으로의 사업에 대한 이야기와 제안도 하였다.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라온 공동체
활동을 진행하고 있는 라온 공동체

젊은 분들이 더 많이 이런 봉사를 할 수 있게 지원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야기 하는 라온은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눔하고 더 많은 봉사를 하고 싶다 이야기 한다. 이런 활동을 통해 마을에서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어 좋고, 마을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갈 수 있어 좋다.

마을에는 많은 젊은이들이 있지만 공동체 활동을 하는 다수는 어르신들인 것이 현실이다. 젊은 사람들은 정보를 몰라서 혹은 바쁘다는 이유로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는 인원이 적은 현실에서 마을은 마을 사람들의 참여로 마을을 문제를 해결하고, 마을을 발전시켜 나가는 분야가 늘어나고 있다.

과거 부모님들은 마을활동이 당연한 일이였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하며 마을활동은 공무원이나 국가에서 해 주어야 하는 복지쯤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마을의 다양한 문제를 공무원이 해결해 줄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마을의 많은 분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공동체나 마을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주셔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 활동을 하며 개인의 시간을 할애하여 하는 것들에 대한 인정 체계를 어떤 형식으로 해 나갈 것인지도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야 할 과제다. 주민자치법제화와 마을공동체 지원법이 국회에 계류되어 있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을 해결해 공무원이 아니더라도 공적인 업무를 추진하고 개인이 할애한 시간에 대한 보상이 진행될 수 있도록 제도화해 나가야 할 것이다.

즐겁게 활동하며 성장하는 라온의 앞으로 활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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