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십년후’ 저력으로 소극장 활성화 이룰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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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십년후’ 저력으로 소극장 활성화 이룰겁니다”
  • 김경수 기자
  • 승인 2023.01.18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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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 공작소를 가다 - 아트 & 숨]
(6) 신포아트홀 송용일 대표
극단 전용극장으로 개관…장기공연 강점
지난해 중구 개항장거리에서 갤러리 3곳이 문을 열었다. 동구 배다리거리는 문화·예술거리 조성사업이 진행되면서 문화공간이 확 늘었다. 이들 공간은 특유의 색깔들을 입히며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인천in은 이곳들을 포함, 곳곳에서 예술을 일구는 사람들을 만나 공간 이야기를 듣는 기획을 시작한다. ‘예술 공작소를 가다-아트 & 숨’이라는 문패를 달고 매주 수요일마다 한편씩 이어간다.

 

인천 신포동 상가거리 한복판에서 지난해 6월 소극장 한곳이 문을 열었다. 극단 ‘십년후’가 상가건물 지하에 전용극장 ‘신포아트홀’이라는 간판을 건 뒤 개관 공연으로 레퍼토리극 ‘원이와 선이’를 올렸다.

작품 연출은 역시나 송용일 십년후 대표가 맡았다. 극단의 모든 작품은 그의 연출을 거쳐서 탄생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년 전부터는 아예 극단을 이끄는 대표가 됐다. 신포아트홀을 열면서 소극장 대표라는 직책이 하나 더 얹어졌다.

“소극장을 만든 이유는 장기공연을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동안 대극장 작품을 많이 만들고 올려왔는데 극단이 자체 제작하기에는 재정적인 면에서 사실 많이 버겁습니다. 작품 규모는 소극장용으로 만들고 장기공연으로 가자. 그 길이 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송 대표는 올해야말로 소극장 활성화에 집중하겠다고 힘주어 말한다.

몇 년 전부터 극단 전용소극장 개관을 준비해왔다. 4층짜리 건물 지하 방치된 공간을 발견했다. 물이 새는 쓸모없는 공간이 소극장으로 모습을 갖추기까지는 꼬박 1년이 걸렸다. 코로나가 한창 퍼져나가는 상황이었다. 시범 공연차 ‘신나는 예술여행’이라는 타이틀로 비대면 유튜브 생중계를 했다. 그리고 이듬해 정식으로 문을 열었다.

“십년후는 저력이 있는 극단입니다. 장기공연 체제가 가능하다는 얘기죠. 대표 레퍼토리 작품도 아주 많습니다. 특히 소극장 공연은 작품이 잘 나와야 합니다. 그래야 관객의 힘으로 장기공연이 가능하거든요. 대극장 공연을 버틸 힘이 있는 극단이라면 소극장 공연도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며 편한 웃음을 웃는 송 대표다.

신포아트홀에 올릴 작품 이야기부터 한다. “배우 이야기를 그린 ‘배우 우배‘라는 연극이 있습니다. 2016년 인천극단 대표로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은상을 받은 작품이죠. 그 후 제작비가 없어서 무대에 올리지 못했습니다. 이번엔 소극장용으로 다시 만들어서 장기공연으로 갈 겁니다.”

 

신포아트홀 개관공연 '원이와 선이'
신포아트홀 개관공연 '원이와 선이'

십년후와 인연의 시작은 2001년까지 거슬러올라간다. 최원영 대표가 ‘연극을 통해 아름다운 사회를 만들겠다’며 결성한 극단 십년후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다. 상임연출을 맡아달라고 해서 덜컥 오게 된 도시에서 이렇게 오래 살게될 줄은 당시는 상상도 못했다.

“첫 작품이 목종 비곡을 그린 ‘사슴아 사슴아’입니다. 인천 대표로 전국연극제에 나가 대상과 연출상을 받았습니다. 이후 뮤지컬 ‘삼신할머니와 일곱아이들’을 비롯해 많은 대극장 공연을 만들었습니다.”

당시 최 대표는 스폰을 구하러, 표를 팔러 열심히 뛰어다녔고, 배우들은 열정이 넘쳤다. 점차 관객층이 생겨나면서 극단이 뻗어나가는 기반이 만들어졌다.

“연출자로서 작품 완성도만 신경을 썼죠. 최 대표는 작품에 대해 열정을 쏟는 저의 방식을 그대로 허용해줬습니다.”

사실 대규모 무대가 가능했던 데는 그의 이력이 밑받침이 됐다. 십년후에 오기전까지 무대미술 분야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왔던 그다. 국내 내로라하는 대형무대는 그의 손에서 완성됐다. ‘서울무대미술제작소’라는 전문 무대업체도 운영했다.

“연출과 각색은 물론이고 무대장치까지 제 담당입니다. 극단 자체 힘으로 하지 않으면 제작비 감당이 안돼죠. 제가 운영했던 제작소에는 아예 십년후 무대 세트 보관 창고도 만들었습니다.”

‘삼신할머니와 일곱아이들’의 경우 제작비 3억2천만원이 들었다. 그중 공적 지원을 받은 예산은 2500만원이다. “인천에서는 3일 공연을 올렸죠. 다행히 서울 양재동 교육문화센터에서 한달 공연 요청을 받았습니다. 투자자도 나타났고 지방 투어공연도 이어갔습니다.”

한작품 한작품 대표작이 쌓여갔다. 뮤지컬 ‘세상에서 아름다운 이름, 어머니’, ‘성냥공장 아가씨’ ‘김구 가다보면’, 연극으로는 ‘신포동 장미마을’ ‘블랙아웃’ ‘나비 날아가다’ 등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지난해에는 남동소래아트홀, 부평아트센터, 서구문화회관, 인천문화예술회관까지 4개 문화시설 합동 기획공연으로 뮤직드라마 ‘올 더 웨이’를 제작, 순회공연을 이어갔다.

 

뮤직드라마 '올 더 웨이'

“아쉬움이 남은 해프닝도 있었죠. 배우중 한명이 코로나 양성으로 확진되면서 중앙 대회 출전을 포기해야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내용인 즉은 2021년 인천연극제에서 ‘아름다운 축제’가 대상을 받았다. 인천 대표팀으로 대한민국연극제 출전을 위해 공연 전날 출연배우 전원이 PCR 검사를 받았는데 그중 한명이 확진판정을 받게됐다. 그 결과 같이 연습했던 배우 전원이 밀접접촉자로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다음해 대관공연으로 부평아트센터 무대에 올리면서 아쉬움을 풀었습니다.‘ 대부분 작품들이 대극장 공연이다. 송 대표는 극단이 오랫동안 살아남으려면 운영방식을 바꾸어야 한다고 재차 말한다.

“극장이 있어야 하고, 운영을 받쳐주는 무대제작소를 가지고 있어야합니다. 그래야 자체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신포아트홀이 그 출발이죠.”

극단 십년후 선택을 후회하지 않느냐고 묻자 쿨한 대답이 돌아온다. “전임교수로 와달라는 요청을 몇 번 받긴했습니다만 거절했습니다. 자유로운 삶이 좋습니다. 작품을 만들면서 하고싶은 대로 실컷 해봤습니다. 이정도면 괜찮은 삶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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