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의 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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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의 미학
  • 이충하
  • 승인 2023.03.2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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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칼럼]
이충하 / 인천노인종합문화회관 인문학 아카데미

 

“소가 웃는다” 라는 말은 요즈음 일부 정치인들이나 세간에서 자기주장을 추종하지 않고 반대하거나 상대방이 하는 말을 인용하면서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소가 웃는 모습을 한 번쯤 보고 하는 말인지, 소가 웃는다는 의미를 제대로 알고 하는 말인지 알 수 없다. 어찌 됐든 소 웃음을 부정적 의미로 해석한 듯하다.

이 글에서는 소 웃음의 긍정적인 측면을 한번 살펴보고자 한다.

우리가 소 웃음의 진정한 의미를 알기 위해서 소를 따라 한번 웃어보자.

윗입술을 코 쪽으로 당겨 올리고 입을 약간 벌리며 입 양쪽 꼬리를 위로 당기며 아래턱을 이가 드러나도록 앞쪽으로 내밀며 웃어보자. 우스운 모양새이지만 소의 웃는 모습을 조금은 닮은 듯하다

여러 번 연습 하고 나면 자연스럽게 한 패턴을 이루는 미소가 된다.

사진을 찍을 때 김~치~~ 하는 모습에서 아랫이가 더 드러나게 하고 입 양쪽 꼬리를 위로 당기면 영락없다.

나는 얼마 전에 웃음 치료사(전도사)가 되었다. 이 일을 할 때 나는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가 다른 이들로부터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하거나 수모를 당할 때 가슴이 방망이질하듯 쿵쾅거린다.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어쩔 줄을 모르고 사리 분별이 되지 않아 참는 데 한계를 느끼게 된다. 이때 언성을 높이거나 상대를 자극하는 심한 말을 하기도 한다. 이러면 속이 시원하고 마음이 편해져야 하는데 오히려 상대방의 화를 돋우게 되고 다시 내게로 돌아와 화를 더욱 부추길 뿐이다

나는 다른 사람과 의견 충돌로 언성이 높아질 때, 부부간에 사랑싸움할 때, 공연히 짜증이 나거나 소외감으로 마음이 울적할 때, 한발 물러서서 예의 소 웃음을 한번 웃어 보자고 역설을 한다. 연습했던 미소 “김~치~에 아랫이를 드러나게, 허~허~허~ ” 웃어보자고 한다.

참으로 신기하다! 그러면 화가 금방 사라지고 마음이 진정되며 마음이 평온해짐을 느끼게 된다.

심리학 학자들은 일부러 웃는 웃음 일지라도 우리 몸 내부에서 일어나는 생리현상은 실제 웃을 때와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말한다. 소들은 인간의 힘든 일을 도맡아 하면서도 순하게 인간 곁에 머물며 소웃음처럼 우리에게 평화를 준다. 풀만 먹고 자란 소가 엄청난 힘을 내는 비결도 바로 저 소의 웃음에서 우러난 것인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인간 신화를 창조한 단거리 선수 칼 루이스의 괴력은 달리면서 지은 미소에 있었다고 믿는다. 십자가를 등에 지고 손과 발에 못이 박혀 엄청난 고통 속에서도 온화한 미소를 짓는 예수그리스도 상을 보면 미소의 위력을 알 수 있다. 웃음이 주는 에너지를 통해 우리는 한계를 넘을 수 있고 목표에 다다를 수도 있다.

세상에는 편을 가르고 자기주장만 내세우면서 사회를 혼탁하게 하는 부류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고 자기 맡은 바 일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이들이 있다. 이들이 있기에 사회가 정화되고 밝게 빛나고 있는 것이다.

웃음 연구가들은 웃음은 ‘고통을 지우는 지우개’, ‘병을 없애는 소각제’, ‘근심을 삭혀주는 효모’요 ‘가슴의 한을 내려주는 청량제’라고 말하기도 한다

성공하고 행복한 사람들은 웃음이 많은 사람이라고 한다. 오가는 미소로 부부간에는 사랑을, 친구 간에는 우정을, 어려운 이웃들은 용기와 희망을 낳는다

갓난아기의 배냇짓 웃음, 모나리자의 미소, 성모 마리아상의 미소, 부처님의 미소 얼마나 아름다운가! 얼굴에 핀 꽃으로 온 세상을 매료하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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