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영학교 개교일 1896년 1월 22일로 앞당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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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영학교 개교일 1896년 1월 22일로 앞당겨야”
  • 김경수 기자
  • 승인 2023.04.06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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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창영학교의 역사’ 학술 심포지엄에서 제기
기존 1907년 5월6일은 일본에 의한 왜곡
인천부 공립소학교 교원임용일 기록에서 유추 가능
‘대한제국시대 인천 공립초등교육과 인천창영학교의 역사’를 주제로 한 학술 심포지엄이 4일 다락소극장에서 열렸다.
‘대한제국시대 인천 공립초등교육과 인천창영학교의 역사’를 주제로 한 학술 심포지엄이 4일 다락소극장에서 열렸다.

1907년 5월6일로 알려진 인천창영학교 개교일은 왜곡된 것으로 ‘1896년 1월22일’을 시작으로 봐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제국시대 인천 공립초등교육과 인천창영학교의 역사’를 주제로 한 학술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배성수 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장은 다양한 실증자료를 통해 창영초등학교 역사는 공립인천보통학교 출발이 아닌 우리나라 최초로 설립된 인천군 공립소학교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천창영학교 발전을 위한 시민모임과 창영초등학교 총동문회, 인천대 인천학연구원이 공동주최한 심포지엄이 지난 5일 다락소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창영학교 개교일에 대한 역사적 고찰’을 주제로 발제한 배 전시교육부장은 창영학교 개교일에 대한 문제를 제기, 그 근거로 문헌에 나타난 개교일 기록이 제각각인 점을 제시했다. “1920년대 까지는 ‘개교’라는 용어 대신 ‘창립’ ‘가설’ 등을 사용한데다 날짜도 다르게 표시됐으며, 1933년 ‘인천부사’를 시작으로 이후에는 ‘4월1일 설립인가, 5월6일 개교’가 정설로 기록돼 왔다”고 분석했다.

특히 1907년 관보에 수록된 대한제국 ‘학부령 4호’의 문구 ‘4월1일, 개학’의 의미를 그동안 ‘개교’ 또는 ‘설립인가’로 잘못 해석한 데서 오류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인천군 공립소학교가 1906년 8월27일 공포된 보통학교령에 따라 시행일인 9월1일부로 공립인천보통학교로 변경됐다”며 “당시 별도의 사령없이 교원과 부교원이 그대로 임용된 사실에서 두 학교가 같은 학교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 풀었다.

인천부 공립소학교는 전국최초 공립소학교로 1895년 7월19일 공포된 소학교령과 이에 따른 이듬해 1월22일 인천부에 교원을 임용했다는 기록을 근거로 들어 “교원 임용일과 개교일은 다를 수 있지만 현재 확인가능한 자료로 판단할 때 1896년 1월22일을 인천부 공립소학교 개교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고 제시했다.

따라서 그는 “1907년 5월6일은 인본인이 왜곡한 창영학교 개교일로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소학교인 인천부 공립소학교가 썼던 1896년 1월22일부터 창영의 역사가 시작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도상자료로 본 인천창영초등학교 교사’를 주제로 발제한 손장원 전 재능대 교수는 “창영초등학교 본관의 건축적 가치는 당대 일반적인 학교 건축물이지만, 전국의 학교 교사가 거의 소멸됐다는 점에서 희귀성을 지니고 있고 특히 인천에서는 유일하게 남은 건물”이라고 짚었다.

또 본관 활용과 관련 그는 “학교안 문화재라는 울타리를 친 뒤 일반인 접근을 어렵게 하는 것보다 원형이 훼손되지 않는 것을 전제로 사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다른 주제발표자 김형목 전 독립기념관 책임연구원은 ‘창영학교 탄생과 대한제국기 인천지역 근대교육의 성격’이라는 발제에서 “창영학교는 인천 공교육의 랜드마크였다”며 “일제 식민지 노예교육에 결코 포섭되지 않고 나아갔으므로 3.1운동에서 그 정신이 발현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특히 역사의 기록에 나타나지 않는 공간의 의미가 시간과 같이 조명돼야 한다”며 “역사는 현장이 보존됐을 때 값어치가 있는 것으로 장소를 이전하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로 나온 이희환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학술연구교수는 토론에 앞서 이번 심포지엄이 민간에서 발의됐으나 공동주최 제안을 인천교육청이 거부한 데 대해 아쉬움을 토로했다. “소통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인천교육의 역사를 바로잡으려는 토론에 같이 나서지 못하는 교육청의 결정이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자로는 원재연 인천대 인천학연구원 연구교수, 윤인석 성균관대 건축학과 명예교수도 함께 했다. 사회는 정세일 생명평화포럼 대표가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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