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물로 다시 한번 마을의 화합과 흥을 돋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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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물로 다시 한번 마을의 화합과 흥을 돋우고 싶어요"
  • 정혜진
  • 승인 2023.04.26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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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진의 마을 탐험기]
(50) 용현 1.4동 한마음풍물단

 

지역 행사에서 신명나는 풍물을 선보이는 유정학 대표와 한마음 풍물단
지역 행사에서 신명나는 풍물을 선보이는 유정학 대표와 한마음풍물단

미추홀구 용현1·4동에는 한마음풍물단이 있다. 우리의 전통문화 풍물을 매개로 마을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수봉공원에서 인하대, 기계공고를 품고 넓게 자리 잡은 이 곳은 용현 1동과 4동으로 행정구역이 나뉘어 있다가 인구수의 감소로 합쳐졌다. 행정 편의상 합쳐졌지만 합동이 되는 과정에서 마을에는 여러 문제들이 생겨나는 것도 사실이다.

한마음풍물단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한마음 풍물단 유정학 대표는 마을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다가 합동이 되고 나서 1동과 4동이 서로 잘 섞이지 못하더라고요. 그래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풍물을 배우고 활동하면서 마을 구석구석에 가서 흥을 돋우고 화합의 장을 만들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전한다.

아무 예산이 없는 상태에서 마을의 사람들을 모으고 풍물 선생님에게 자원봉사를 요청했다. 이렇게 시작한 한마음풍물단은 마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면 찾아다니며 풍물을 하고 흥을 돋우는데 앞장서기 시작했다. 초기 20명의 회원이 월 1만원의 회비로 주2회 풍물을 배우며 활동을 시작했다. 코로나를 지나며 상당한 어려움도 겪었다. 풍물단이니, 대면으로 활동을 해야 하는데 4인 이상 집합금지가 걸리며 단원 모두가 함께 연습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한마음풍물단은 풍물을 놓을 수 없었다. 마을에 크고 작은 일이 있을 때 우리 전통소리가 울려 퍼지는 것을 보는 주민들의 즐거운 웃음 때문이었다. 올해도 한마음풍물단은 인천시 마을공동체 조성사업에 선정되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한마음풍물단은 올해는 지역의 노인정을 찾아다니며 식사봉사와 주변 청소봉사를 진행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4월에는 노인정을 찾아가 삼계탕 나눔 봉사를 하였고, 5월에는 마을의 공원에서 국수 나눔을 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한마음풍물단의 공동체 활동이 한계도 많다. 예산도 그렇고 인력도 그렇다. 모두 자원봉사로 운영해야 하는 형편인데 그게 쉽지 않다. 가끔 공연을 요청하는 곳이 있으면 그쪽에서 차비를 챙겨주기도 하는데, 그것으로 다시 공동체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현재는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공간에서 풍물을 선보이고 있는 한마음 풍물단.
다양한 공간에서 풍물을 선보이고 있는 한마음 풍물단.

유 대표는 30대부터 이 지역에서 새마을 반장직을 수행해왔고 주민자치운영위원장, 사회보장협의체 회장 등 마을에서 자원봉사를 지속해 오며 마을과 사회의 행복과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

유 대표는 앞으로는 마을이 참 많이 변할 것 같아요. 과거에는 집에서 세끼를 무조건 해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요즘에는 많이들 시켜 먹잖아요. 이러다 보면 우리도 외국처럼 집에서 밥을 안 해먹고 밖에서 사먹는 시대가 되지 않을까요? 그럴 때 마을에 공동체 식당이 있어서 함께 먹고 함께 이야기 하는 곳이 있으면 어떨까? "라고 생각을 말한다.

서울의 한 공동체에서 있었던 일인데, 한여름 전기세가 3천원 밖에 안 나온 집들이 많아 조사해 봤더니 아침부터 저녁까지 공동체 공간에 가서 생활하고 저녁에 집에서 잠만 자서 그랬다. 그렇다면, 공동육아를 하고, 공동교육을 하고, 공동식사를 하면 결국 전기도 아끼고 공동체는 활성화될 수 있지 않을까? 유 대표의 생각이다.

이렇게 열정으로 활동하는 유 대표도 주민의 협조가 부족해 힘들었던 적이 많았다. 마을을 더 깨끗이, 더 예쁘게 하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의 동의가 필요할 때가 많은데 지역주민 한명이 동의를 안해서 골목을 조성하지 못한 적도 있다. 또 예쁘게 조성해 놓았더니 팔고 이사 가며 새로 이사 온 분들이 그걸 모두 치워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유 대표는 사업을 진행하며 우선 서류가 간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세대가 컴퓨터 세대가 아니고 초등학교만 졸업한 분들은데, 서류가 너무 복잡하다는 것이다.

그는 또 최소한의 지원, 연속성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100% 봉사잖아요. 교통비라도 지원해 줘야 해요. 봉사도 하는데 자비로 상당 부분 감당하고 있으니까 죄송하기도 하고 힘들기도 할 때가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공동체가 되기 위해서는 3년 이상 지원을 해 주어야 하는데 예산을 쪼개서 조금씩 여러 곳에게 지원하고 있고, 그마저도 일 년 혹은 몇 개월 단위의 사업이니까 연속성 있게 활동하기 힘들어요. 연속성 있게 지원하며 공동체가 성장하여 수익사업을 할 수 있는 역량이 되고, 후배 공동체를 이끌어 주는 선순환 구조가 될 수 있도록 시나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풀어 갔으면 좋겠어요.”라고 공동체 사업의 한계를 토로했다.

 

2022년 손잡고 네트워크에서 운영한 포럼
2022년 손잡고 네트워크에서 운영한 포럼

유 대표는 이런 상황을 극복하고자 마을의 공동체들이 더 연대해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래서 인천시 마을공동체들의 소통을 도모하고자 인천 마을 공동체 네트워크 손잡고를 조직하여 운영 중이다.

공동체가 서로 연대하고 소통해야 하지만 현재는 그렇지 못한 것 같아요. 시에서 운영하는 예산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고, 새로 시작하는 공동체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은 것도 사실 입니다. 이런 문제를 공동체 스스로 돕기 위해 조직하게 되었습니다.”라며 손잡고 네트워크를 소개하였다.

손잡고 네트워크는 행정주도를 뛰어넘어 진정한 상생과 협치를 위해 마을 현장 활동가들의 자립적 모임으로 현재 8개 단체가 연합하여 10명이 활동을 하고 있다. 손잡고 네트워크는 인천시마을공동체 정책 개발 및 연구 토론회 모임, 인천시 마을공동체 현장 활동가 네트워크 조직 확대 및 운영, 인천시 마을공동체의 현안문제 지원, 인천시 마을공동체 현장 활동가 친목 도모 및 역량강화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는 다양한 지역의 공동체를 찾아다니며 활동을 돕는 일을 진행하고자 한다.

변화하는 마을에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연대하는 것이 공동체이다. 이런 공동체가 변화하는 사회와 마을에서 지속적 활동을 위해 함께하고 다양한 연령대의 공동체가 마을마다 풍성해 질 때 우리 사회는 성장할 수 있으리라 생각 한다. 마을과 공동체의 변화를 예측하고 미리 정책적 준비까지 생각하며 활동하는 한마음 풍물단과 손잡고 네트워크의 앞으로의 활동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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