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 모두가 만족스런 세상으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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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모두가 만족스런 세상으로 가는 길
  • 김성숙
  • 승인 2011.10.05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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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김성숙 / 전 인천시의회 의원


요즘 인천대 제물포캠퍼스 시민대학에서 여성복지론과 가정복지론 두 강의를 듣고 있다. 교수님 강의 내용이 얼마나 풍부하고 사례가 많아 공감을 주는지 인기리에 진행중이다.

21세기를 흔히 '여성의 세기'라고 하지만, 정확한 의미는 '여성성'을 뜻하는 말이지 여성 그 자체가 아니라는 것- 내게 큰 수확이다.

여성성이 무엇인가?

바로 지금 스마트폰, SNS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현대 정보화 시대야말로 여성성이 강조되는 사회다. 우리 사회는 이미 여성성의 특성, 즉 투명하고 유연하며 공정하고자, 경계가 없이 함께 나누려는 가치들을 추구하고자 부지런히 노력한다.

여성성은 남성성처럼 남녀 모두가 갖고 있다.

8년간 몸 담았던 인천시의회 여성의원으로서 정책과 예산에서 양성평등과 여성성을 주장하다 많이 부딪쳤던 일이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4년 전 인천시여성기업육성 및 지원조례 입법 과정에서 숱한 공격으로 1차 보류까지 갔다가(의원발의 체면상 보류라고 했지 실은 자동폐지) 기사회생한 이 조례는 전국 최초로 되어 그 후 전국적으로 비슷한 조례가 봇물을 이루었고, 인천시는 우수사례의 영예를 안았다. 당시 "남성도 힘든데 왜 여성만 지원하느냐, 여성기업인이 몇 명이나 되기에" 등 부정적이었음은 짐작하고도 남을 터이다.

미혼모보호시설을 인천에 세워야 한다는 여성특별위원회 제안에 남성의원 왈- "부끄러워 해야 할 미혼모에게 무슨 모자보호 지원을…."

이 분들을 버스로 전국 유수 시설을 보여드린 끝에 의결되었고 의결 순간 여성성이 풍부한 한 남성의원의 질타성 발언인 "미혼이든 아니든 한 명의 생명일지언정 마땅히 존중되어야 한다"며 의회에 던진 일갈이 새롭다. 자모원은 지금 확장일로에 있어 작년에 대안학교로까지 지정받았다.

여성에 대한 인식의 문제, 거기에 의회 내 소수에 불과한 여성의원의 열세(낮은 대표성)가 장벽으로 되곤 했다. 대다수 남성의원을 설득하고 여성성이 다분한 의원들과 협조하여 그때그때 위기를 헤쳐나갔지만 이 부분 아쉬움이 크다. 전체 물꼬를 터놓아야 하는데 사안에 따라 행동해야 하다 보니 도도한 흐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후배의원들에게 과제로 남겨둔 모습이다.

이렇게 설득했으면 더 좋아졌을까? 여성의원들이 발의한 정책들은 여성이어서이기도 하지만 사회변화를 이끌 여성성을 뒷받침하는 것이므로 양성성 기준으로 판단했어야 한다고…. 양성성은 누구나 동시에 지니는 것으로 상반되거나 모순된 것이 아니고 나아가 이런 결정을 하는 남성의원들은 시대를 앞서가는 유연한 사람이라고 추켜주었더라면 더 잘 만들 수 있었을까?

그런 의미에서 의회 내 여성특별위원회 구성과 그 역할은 더 강조되어야 한다. 복지, 교육, 법, 가족, 보건분야 등 더욱 촘촘하고 세심하게 여성성 시각으로 들여다 보고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성의 의회, 정치분야 진출은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인천에 몇 분 안 되는 여성정치인이 그간 보여준 '롤 모델'은 매우 소중한 여성계 자산이다. 이를 바탕으로 하여 최소한 지방의회 여성의원 수가 30%는 되어 의사결정에 막힘이 없도록 제도와 인식이 바뀌어야한다. 그것이 현재와 미래 남녀 모두가 만족스런 세상으로 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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