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소 기대 · 문병호 출마' 등 긍정 요인 작용
'신중론'도 여전… "총선 전체 분위기 고려해야"
돈봉투 의혹에 연루돼 최근 두 번째 검찰 수사를 받은 이성만 국회의원(무소속, 인천 부평구갑)이 더불어민주당 복당을 추진한다.
이성만 의원실은 지난달 중순부터 지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복당 탄원서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10일 기준 1만7,000여명이 참여했고, 당에 탄원서를 제출할 시점인 이번 주말 쯤에는 2만명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목표 5,000명을 3~4배 초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지역 주민들 반응이 좋은 것도 있고, 몇 가지 사건이 겹친 것도 영향을 줬다"고 했다.
이 의원 측은 복당 탄원이 민주당과도 조율이 된 내용이라고 설명한다.
지난달 초 양측이 만나 관련 절차와 조건 등의 의견을 나눴고, 서명운동 역시 당시 논의된 내용이라는 것이다.
탄원서 제출 시점도 논의 당시에는 해를 넘기지 않을 계획이었으나, 이 의원의 두 번째 검찰 출석과 이재명 대표 피습이 이어지면서 지연이 불가피했다.
이 의원은 이달 3일 두 번째 검찰 소환 조사를 받았고, 검찰과 출석 시점을 조율한 시기는 지난해 12월 말쯤이다.
이 의원 측은 복당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혐의 대부분이 범죄가 되지 않는 내용이고, 돈봉투를 받았다는 증거도 없다"며 "검찰은 압수수색 9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기소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이준석 신당(가칭 개혁신당)에 합류한 문병호 전 의원의 부평갑 출마 선언 역시 호재로 봤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 전신 정당의 지역구 재선을 지낸 문 전 의원이 출마한다면 이탈표가 생길 우려가 크다"며 "민주당에서도 이런 부분을 고려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아울러 "이번 주 탄원서 제출과 접수가 마무리되면 다음 주쯤 이재명 대표와 (이성만 의원의) 면담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병호 전 의원은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과 민주통합당 소속으로 부평구갑에서 17·19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그는 지난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칭 개혁신당 합류와 부평갑 출마를 선언했다.
반면 이 의원 측 기대와 달리 민주당 내부에서는 돈봉투 의혹 연루 의원들의 복당과 출마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여전히 크다.
인천의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성만 의원의 억울한 부분은 이해 가능한 부분"이라면서도 "하지만 총선 전체를 놓고 본다면 그의 복당과 공천은 냉정하게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증거가 없고 혐의가 부실하더라도 검찰의 정치적 수사에서 불기소를 기대하긴 어렵다"며 "기소된 상태에서 복당과 출마가 이뤄진다면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만큼 총선에 악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만 의원은 지난 3일 정당법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지난해 5월 첫 소환 조사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검찰은 지난해 4월 12일 윤관석(무소속, 인천 남동을)·이성만 의원 집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 의원이 2021년 4월 송영길 당시 당대표 후보 당선을 위해 윤 의원에게 300만원이 든 돈봉투를 받아 정당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그해 3월 송 전 대표 경선 캠프 관계자에게 100만원, 캠프 관계자들에게 지역본부장 제공용으로 1,000만원을 전달한 혐의도 적용했다.
압수수색을 신호탄으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윤 의원과 이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했으며, 검찰은 지난해 8월 윤관석 의원을, 이달 4일 송 전 대표를 구속 기소했다.
인천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돈봉투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과 검찰 수사를 받은 사람은 윤관석, 이성만, 허종식(민주, 동구·미추홀구을) 의원 3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