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공원 토양오염 우려기준 3배 초과
취재: 이장열 기자
부평캠프마켓 앞 부영공원에서 유류, 벤젠, 자일렌, 납, 구리, 아연 등의 오염 물질이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3배 정도 초과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부영공원 부지 상당 부분에 대해 정화가 필요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부평캠프마켓 주변지역 환경기초조사-최종결과 보고회 및 주민설명회'가 25일 오후 2시 홍미영 부평구청장, 민간공동조사단, 환경부 직원, 부평구의회 의원, 부영공원 인근 지역 주민 등 100 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부평1동 주민센터에서 열렸다.
앞서 1월9일부터 한국농어촌공사는 '부평캠프마켓 주변지역 환경기초조사'를 벌여 지난 8월 31일에 모든 조사를 마무리했다.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한 달 전에 이미 조사 결과는 나왔다. 그 동안 주민들의 불안감과 우려 들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민관공동조사단에서 있었다. 그래서 조사결과 발표는 다소 늦어졌고, 민관공동조사단에서 조사한 내용을 있는 그대로 사실대로 주민들에게 알려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오늘 발표된 내용을 토대로 신속하게 오염 지역에 대한 조기 정화 작업이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밝혔다.
민관공동조사단의 부평캠프마켓 주변 지역 조사 결과에 따르면 부영공원에서 유류, 벤젠, 자일렌, 납, 구리, 아연 등의 오염 물질이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3배 정도 초과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부영공원 조사지점 가운데, 산곡남초등학교와 매우 인접한 공원외곽경계지점에서 기준치를 휠씬 초과하는 고농도의 유류오염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한편 DRMO(군수품재활용센터) 주변 지역에서도 유류와 납, 아연, 구리 등의 중금속 오염이 우려 기준을 초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이 지역의 오염 정화가 필요한 상태임도 확인했다.
이번 조사에서 핵심은 다이옥신 오염도 조사다. 생물독성조사와 화학분석조사를 순차적으로 실시해서 다이옥신 함유량을 측정했다.
부영공원과 캠프마켓 주변지역의 표토(표면) 14지점에서 조사한 결과에서 5지점에서 다이옥신 전국 평균 2,280pg-TEQ/g에 두 배에 해당되는 5.985pg-TEQ/g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문제의 다이옥신이 평균치 이상 검출된 5개 지점은 DR-03-A(6.077), DR-02-A(7.639), DR-14-B(55.748), DR-23-A(3.004), BY1-25-A(5.078)이다. 특히 DR-14-B 지점은 다이옥신 함유량이 55.748pg-TEQ/g으로 조사됐다.
전국 평균보다 무려 20배 이상 검출됐다. DRMO에서는 4군데, 부영공원은 1군데가 해당된다. 고엽제 관련한 조사에서는 제초제 및 분해부산물이 검출한계 미만으로 조사됐다
부영공원 북서쪽 산곡남초등학교와 인접한 경계 BY1-44 지점에서 유류(TPH: 벤젠, 크실렌 등) 우려기준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우려기준은 500mg/kg이다. 조사지점 BY1-41에서는 466mg/kg , BY1-42에서는 425mg/kg이 검출됐다. 따라서 신속한 산곡초등학교 인근에 대한 오염확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부평미군기지 인근 지하수 조사는 이번에 이뤄지지 않았다고 조사단은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 확인한 대로 다이옥신이 함유량이 전국 평균 20배 이상 검출된 DRMO지역 DR-14-B 지점의 다이옥신 과다 함유에 대한 정밀 원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조사결과 발표 뒤, 공동조사단은 6개항을 권고했다. 1)부영공원 부지의 상당 부분과 DRMO 주변지역은 현재 명백한 정화가 필요하다. 정화 범위를 확정하기 위한 정밀조사가 이뤄져 하고, 정밀조사 항목에는 유류, 휘발성유기오염물질, 중금속, 다이옥신 등 오염물질들이 모두 포함되어야 한다. 2)정밀 조사시에는 다이옥신뿐만 아니라, 다이옥신과 같은 독성을 지닌 유해화학물질들에 대한 조사가 같이 이뤄져야 한다. 3)산곡남초교 부지의 오염도 조사가 하루 빨리 실시되어야 한다. 4)부영공원 이용과 캠프 마켓 둘러싼 경계인접지역의 식용작물재배는 중지되어야 한다. 5)정밀조사 때에도 이번 조사와 마찬가지로 민관공동조사단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6)부평구, 인천시, 환경부, 국방부, 산림청 등의 관계기관과 지역주민 및 시민단체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TFT가 필요하다.
홍미영 청장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10월에 국방부에 부영공원에 대한 정밀조사와 정화명령을 내리고, 환경부에는 이번 조사보고서를 바탕으로 DRMO 주변지역 등에 대한 2단계 정밀조사를 요구할 계획"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부평 주민들의 염려와 걱정을 더는 일인데, 신속한 정화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주민설명회에 나온 부영공원 인근 지역 주민들과 산곡남초등학교 학부모들도 공동조사단 결과 발표에 귀를 기울였다.
특히 산곡남초등학교 김동래 교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학교 이름이 거명되어 학생들과 학부모님의 불안감이 너무 크다"면서 "이번 조사가 제대로 근거를 갖고 한 것인지 의심이 든다"라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이날 최종 결과 보고회는 부평미군기지 내부 조사가 빠지고, 그 주변만을 조사할 수밖에 없었다. 소유권 이전 문제와 조사방식에서 부평미군기지 인근 지역 지하수 조사와 같은 다양한 접근이 빠져 아쉬움이 남았다.
부평미군기지 내부에는 아직 우리 정부가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고 보면, 미군기지로 인한 땅 오염 원인을 제대로 찾는 일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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