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에서 시작한 '에너지 전환'…지역 이끄는 원동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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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시작한 '에너지 전환'…지역 이끄는 원동력으로
  • 최태용 기자
  • 승인 2024.05.17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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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약에서 시작해 효율화, 에너지 생산까지
생산 통한 수익 창출, 학생·상인들도 함께 활동
마을운동에 지속성 불어넣은 에너지 전환
서울 도봉구 상도동의 성대전통시장 모습. 건물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인천in
서울 도봉구 상도동의 성대전통시장 모습. 건물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사진=인천in

 

어린이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모인 서울 동작구 상도3·4동 성대골 주민들은 2011년 3월 일본 후쿠시마에서 일어난 원전 사고 이후 에너지 전환을 고민했다.

그들을 움직인 문제의식은 더 이상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무턱대고 쓸 수 없다는 것이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건 에너지 절약에 초점을 맞춘 절전 운동이다.

어린이 도서관에 매달 각 가정의 전기 사용량을 그래프로 그려 넣는 '성대골 절전소'를 2011년 12월 만들었다.

절전 운동에 참여한 800가구가 집 조명을 LED로 바꾸고 냉난방을 할 때 문을 닫았다. 쓰지 않는 전등을 껐고, 날씨가 추울 땐 내복을 껴 입었다.

절전 운동 영향으로 상도3·4동의 전기 사용량은 눈에 띄게 줄었고, 이듬해 서울시에서 환경대상을 받았다.

2014년에는 단열재와 LED 조명 등 절전 제품을 판매하는 '에너지 슈퍼마켓'을 차렸고, 2018년부터 태양광발전을 통해 생산한 전기를 판매해 수익을 내고 있다.

인천녹색연합과 가톨릭환경연대, 탄소중립마을너머사회적협동조합이 지난 16일 '2024 기후위기 대응, 에너지 전환을 위한 에너지 시민 워크샵'의 지역 에너지 전환 살펴보기 첫 사례로 서울 도봉구 성대골 에너지 전환 마을을 찾았다.

성대골의 에너지 전환은 4개 조합, 400여명의 조합원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2013년 11월 만든 마을닷살림협동조합이 에너지 슈퍼마켓과 성대골 전환센터를 운영한다.

전환센터는 마을의 에너지 전환을 하나로 묶어주는 곳이다.

마을에서 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곳들 파악하고, 설비부터 전기·철물·섀시·페인트·타일 등 마을의 기술자 현황을 조사해 필요한 곳에 보내는 역할이다.

이 과정에서 기술자들에게 에너지 기술 인식 교육을 하고, 각종 면담과 조사도 병행한다.

또 학생과 학부모들로 구성된 국사봉중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성대전통시장 상인들로 구성된 성대골에너지협동조합, 태양광 패널 설치에 대한 금융 지원을 담당하는 에너지그린케어 협동조합이 있다.

김소영 마을닷살림협동조합 이사장은 "하나씩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며 "처음엔 에너지 절약이었고, 다음이 효율화, 지금은 태양광을 통한 생산까지 왔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워크샵 참가자들에게 강연하는 김소영 마을닷살림협동조합 이사장. 사진=인천in
16일 오후 워크샵 참가자들에게 강연하는 김소영 마을닷살림협동조합 이사장. 사진=인천in

 

국사봉중 협동조합은 하루 33Kw를 생산할 수 있는 태양광 패널을 학교 옥상에 설치해 수익을 내고 있다. 연간 수익은 1,000만원 정도로 전액 장학금으로 쓴다.

지금은 이 지역에 있는 성남고와 수도여고도 태양광 발전을 위해 협동조합을 준비하고 있다.

성대골에너지협동조합은 시장 상인 30%가 가입해 활동하며, 태양광 발전으로 연간 1,500만원 정도의 수익을 내고 있다.

대부분 건물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했는데, 그러지 못한 경우는 조합에 돈을 넣는 방식으로 태양광 발전에 투자하고 있다.

성대골의 에너지 전환은 학생 때부터 시작된다.

절전 운동에 참여한 주민들은 2011년 말 국사봉중학교를 찾아가 학생들에게 에너지 관련 교육을 하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학교도 제안을 받아들였고 2012년 1학기부터 현재까지 교과 시간 융합수업으로 환경 교육이 진행되며, 이 수업을 통해 수행평가 점수까지 매겨진다.

김소영 이사장은 "지난해에는 탈성장, 올해는 탄소중립과 에너지 전환을 주제로 수업하고 있다"며 "국사봉중을 시작으로 동작구와 다른 지역 학교들도 수업에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대골은 여러 마을 축제에 비닐봉투 일몰제 등 환경 보호와 에너지 전환 등의 주제를 담고 있다. 축제에도 학생들이 함께 참여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마을 단위의 에너지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한다.

그는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 모인 주민들이 10년 넘게 활동하고 있다. 학생과 상인들까지 함께 활동하고 있다"며 "에너지 전환과 이를 통한 수익 창출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환센터도 같은 개념이다. 지역에서 지역 인력과 자원을 통해 에너지 전환을 이뤄내는 것"이라며 "지역에서 자원과 재화가 돌아야 지속성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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