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중구 용유·무의도 개발이 이번엔 정말 성사될까?
용유무의 개발사인 ㈜에잇씨티는 지난 5일 부동산회사인 SDC 그룹이 인천시,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1차로 10억달러 투자를 골자로 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SDC는 유럽과 중동·중국·북미·아프리카 등지에서 부동산프로젝트 개발, 도시디자인 등의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는 영국 회사이다.
이날 협약식에서 송영길 인천시장은 "SDC 그룹이 용유무의 사업에 참여한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면서 "대한민국의 심장, 경제수도 인천을 지향하는 핵심사업인 용유무의 문화관광레저복합도시 건설 추진에 큰 힘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지역 주민들은 "10년째 헛구호만 있었다"면서 시큰둥한 반응이다. 주민들은 또 한 번 '장밋빛' 계획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에잇시티에 따르면 SDC는 용유·무의 지역 토지보상에 필요한 자금 일부를 우선 투자하는 방식으로 재무적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로 했다. 자금규모는 10억달러로 개발대상지역 토지보상액의 약 10% 수준이다. 이후 정부의 인허가 절차 등에 따라 다른 투자자도 적극 유치하기로 했다.
에잇시티 관계자는 "최근 세계적인 자본들이 잇따라 영종도에 대해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SDC그룹의 투자결정은 대형 국제자본들의 투자 방향을 선도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올해 말까지 예정대로 개발 대상지역에 대한 일괄 토지보상이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용유·무의도 개발은 10년 넘게 제자리 걸음만 하고 있다. 해마다 대규모 투자계획이 발표됐지만 한 차례도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실제로 1999년 미국의 CWKA사가 6조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지만 무산됐고, 2007년에는 세계적 호텔그룹인 독일 켐핀스피 K-컨소시엄이 8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말뿐이었다. 이밖에도 여러 차례 투자계획이 발표됐지만 단 한 차례도 실행되지 못했다.
지난 3월에는 송영길 시장이 나서 카타르공화국 알파단그룹에서 30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았다고 밝혔지만 이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 당시 송 시장은 인천시의회 임시회에서 김정헌 시의원 시정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4월 중 3000억원의 외국자본 유치를 위한 협약을 맺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협약은 종전과 달리 실체가 있고 협약을 통해 구체적으로 자금이 들어올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장밋빛 청사진만 남발하고 실제 개발은 안 되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커지고 있다. 개발예정지 해제와 단계적 개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
용유·무의주민통합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투자계획 역시 과거 다른 투자계획처럼 무산될 확률이 높아 보인다"면서 "5월 말까지 투자자본을 유치하지 않으면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주민들의 반발을 무마하기 위해 급조해 발표한 의혹이 짙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조만간 토지보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개발예정지 지정 해제를 요구하고 주민 자체적으로 부분개발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용유·무의 개발사업은 육지부 24.4㎢를 포함해 80㎢에 카지노와 특급호텔, 테마파크 등을 조성해 계획인구 25만명을 수용하는 문화관광레저 복합도시를 건설하는 대규모 사업이다. 이 사업에는 토지보상비만 6조원에 달하는 등 10조원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