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송은숙 기자
6월 26일 전국에서 일제히 치르는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를 앞두고 많은 초등학교에서 6학년 학생들이 수업 대신 문제풀이를 하고 보충수업과 자습이 강제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문제풀이는 그만 하고, 제발 수업 좀 했으면 좋겠어요."
일제고사 대비에 지친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이다.
11일 오전 전교조 인천지부, 참교육학부모회 인천지부, 일제고사반대 인천학부모모임, 인천구별교육희망네트워크는 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등학교의 일제고사 대비 파행 수업을 철저히 지도·감독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서 전교조 인천지부(지부장 임병조)는 5월 21일부터 6월 8에 걸쳐 초등학교 232곳 중 57곳을 대상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대부분의 학교에서 일제고사에 맞춰 일제고사 과목에 집중해 교과부진 학생을 지도하고 있었고, 교과부진 학생 지도를 하루에 한두 시간 이상 하는 학교는 23.22%였다.
또한 아이들을 일찍 등교시켜 정규수업 전 '0교시'를 활용해 문제풀이 등을 하는 곳도 12.5%로 나타났고, 정규수업을 마친 후 참여를 원하지 않는 학생들까지 문제집을 풀도록 7교시 수업을 하는 학교도 14.29%였다. 학습선택권 조례가 시행되고 있지만 학교에서는 지켜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수업시간에 진도를 빨리 나가고 남은 교과시간에 문제풀이 수업을 하는 '교과시간 변칙 운영'도 문제였다. 일제고사를 대비해 6학년 전체 또는 학급별 모의고사를 실시하거나 할 계획인 곳은 75%나 됐다.
이들 단체는 "초등학생까지도 일제고사 때문에 지나친 경쟁과 주입식 교육에 내몰리고 있다"면서 "일제고사 과목인 국어, 영어, 수학 수업의 질 저하는 물론 나머지 과목 파행운영, 학습선택권 무시 등 여러 문제가 있어 일제고사 당일에는 학교 앞 1인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특히 "학교 담당 장학사가 학력컨설팅 등 명목으로 학교를 방문해 일제고사 성적 올리기를 압박하는 등 교육청 차원에서 파행을 조장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제고사 당일 학생과 학부모의 선택권을 보장하고 대체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가수준학업성취도평가'는 사라졌다가 10년 만에 다시 부활해 2008년부터 다시 전국 해당 학년 모든 학생들이 일제히 치르는 전수평가로 바뀌면서 '일제고사'로 불리고 있다. 일제고사 대상은 초등학생은 6학년, 중학생은 3학년, 고등학생은 2학년이다.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은 국어와 영어, 수학 3과목을 보고 중학생은 사회, 과학까지 5과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