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한해를 돌아볼 수 있는 따뜻한 전시회가 공공도서관에서 열렸다. 아트디렉터 류성환 작가가 남동구 미추홀도서관 갤러리에서 연 개인전이다. <길 위의 초상>이라는 주제로 서양화 20여 점이 전시됐다. 13일 5시 30분에 열린 오프닝 행사에는 100여 명의 다양한 시민들이 참석해 그림을 관람했다.
중앙대 서양학과 이종구 교수는 추천사에서 류성환 작가에 대해 "늘 현장에서 사람들과 만나고 작업하는 작가, 리얼리즘의 맥을 잇고 연구하는 인천의 유일한 작가"라고 평했다.
이번 전시회는 독거노인과 취약계층을 만나 초상화를 그려주는 프로젝트로 진행되었다. 류 작가는 그림을 그리며 모델들의 이야기를 듣고 질문했다. 인물마다의 삶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작품은 이렇게 탄생했다.
류 작가는 "병환중이신 아버지의 초상과 인천의 섬을 답사하면서 느꼈던 그림, 지역의 어려운 이들을 방문하며 그렸던 현장 초상화를 이번 개인전에 모두 담았다."며 "그리며, 대화하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했다.
전시실 한 켠에는 노트북을 설치했다. 류 작가가 초상화를 그리며 할머니와 대화하는 장면을 감상할 수 있다. "그럼 월남전에도 참전하셨어요?" "그럼~ 내가 그 때는....." 가장 가림막이 적은 이들의 이야기를 <길 위의 초상>에서 담담히 풀어냈다.
길 위의 초상은 삶의 초상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한 해를 되돌아 보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13일부터 30일까지(금요일 휴관)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