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주가 이천보다 가깝다?
일반적으로 행정구역상 여주는 이천보다 먼 곳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여주 양자산 홍계곡은 일반상식을 깨고 서울에서 더 가깝게 소재하고 있으며, 정확한 위치는 광주시 곤지암 옆에 소재하고 있다.
여주 홍계곡이 소재한 양자산은 높이는 709.5m로, 앵자봉과 붙어 있으며 주변의 산 가운데 가장 높다. 도토리가 많다고 알려져 있으며 능선이 부드러워 산행하기에 적당하다. 하품리에 있는 영명사 오른쪽 능선으로 올라 큰바위 전망대를 지나 각시봉에서 5분 정도 내려가면 큰골고개에 닿고, 고개를 지나 억새능선의 704.8m봉 삼각점 북서쪽으로 정상에 오른다.
정상은 군데군데 진달래만 있고 별다른 전망이 없어 각시봉 아래에 따로 마련된 전망대로 내려가야 산 아래를 내려다 볼 수 있다. 하산은 704.8m봉 삼각점에서 664m봉을 지나 585m봉 다음에 있는 고개에서 왼쪽 훗가마골 수림길로 내려가면 붉은 지붕집 앞 주차장으로 내려올 수 있다.
하산까지 4시간 걸린다. 하품교 앞에서 영명사를 지나 정상에 올랐다가 용담리 쪽으로 하산하는 길도 있다. 마을이 산지로 둘러싸여 있으며 주어천이 흐른다. 자연마을로는 거제골, 치거리, 두렁이, 바깥두렁이, 주예가 있다.
거제골은 옛날 이 마을에 군량미를 저장하는 큰 창고가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고, 치거리는 바깥 두렁이를 일컫는 말로 마을이 건조하다 하여 생긴 지명이다. 두렁이는 하품리에서 가장 큰 마을로, 옛날 이 마을에 서재가 있었는데 그 곳에 있는 선비들이 이 마을을 마치 중국의 두릉촌과 같다고 말한데서 유래한 지명이다.
바깥두렁이는 두렁이 바깥쪽에 있다는 뜻이다. 주예는 고추거리 서북쪽에 있는 마을로 주어사가 있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하품리는 품실 아래쪽이 되므로 아래품실, 하품곡이라 하였는데, 행정구역 통폐합 시 두룡리, 고촌리, 주어를 병합하여 하품리로 고쳐 불렀다
홍계곡 하품리에 소재한 주어사는 1779년(정조 3) 권철신의 주도로 한역서학서의 강학이 이루어진 장소로서 한국천주교회의 요람지이다.
참석자는 정약전ㆍ김원성ㆍ권상학ㆍ이총억 등이었고 후에 소식을 듣고 이벽이 가담하였다. 강학의 연대는 달레(Dallet, C. C.)의 『한국천주교회사』에 1777년으로 되어 있으나 우리나라 사료의 신빙성이 인정되어 기해년인 1779년으로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강학의 내용은 주로 유교경전을 통하여 우주와 인간의 근본문제를 다루는 것이었으며, 한역서학서를 통한 천주교 교리의 검토도 집중적으로 이루어져 천주교 신앙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이승훈의 『만천유고』에는 기해12월에 이곳에서 이벽과 정약전 등이 「천주공경가」와 「십계명가」를 지었다는 기록이 보인다.
강학의 장소에 관하여 『여유당전서』 「녹암권철신묘지명」에는 천진암과 더불어 이곳이 기록되어 있는 반면, 같은 책의 「선중씨묘지명」과 『만천유고』에는 주어사로만 되어 있어 학자들 간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으나 굳이 어느 한 장소로만 국한시키려는 것은 무리이며 두 장소에서 강학이 이루어졌을 것이라는 것이 일반론적이다.
해발 676m의 앵자봉 정상 가까이에 위치하여 있는 이곳은 지금 절터마저도 남아 있지 않으나 한국천주교회의 사적지 중 하나이므로 앞으로 수도원 같은 것이 들어설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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