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포문학' 20주년을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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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포문학' 20주년을 맞다
  • 배천분 시민기자
  • 승인 2013.12.13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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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특집호 출판기념회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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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여성 작가 40여 명으로 구성된 굴포문학회가 창립 20주년을 맞아 12일 부평관광호텔에서 ‘굴포 문학 20주년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굴포 문학 20주년 특집호가 발간되어 가진 출판기념회 행사에는 윤후명 소설가, 김병총 소설가, 김영승 시인, 이경림 시인, 이현수 소설가 등 100여 명이 넘는 문학인들이 자리를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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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초 회장은 “아마추어로 문학 활동을 시작한 회원들은 지난 20여 년 동안 끊임없는 문학수업과 창작에 매진한 결과 오늘에 이르렀다. 30여 명이 시인, 소설가, 수필가, 아동문학가 등으로 문단에 등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들은 인천뿐 아니라 중앙문단에서 작품활동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라며 스무 살의 첫 설렘으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굴포에 대한 사랑은 영원히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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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호에는 ‘삶과 꿈을 가꾸는 주부들의 글 모임’이라는 부제 아래 인천문화재단 대표로 부임한 김윤식 시인의 축시를 필두로 강영미 시인을 포함한 시인 18명의 작품 80편, 수필가 김상기 씨 등 수필가 11명의 작품 16편, 소설가 구연 씨 등 소설가 7명의 작품 7편, 문학평론가 문광영 씨의 평론 1편 등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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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 김윤식 대표 “20년 동안 눈 환한 봄볕이나 붙들어 벚꽃이고 민들레고 살구를 마구 피웠다. 당신들은 땀으로 빚은 여름 포도 알맹이들을 아이들처럼 키웠다.”라며 봄볕과 단풍이 저 혼자 떠난 것이 아니라 열꽃 같은 당신들 이마 때문에 그랬던 것이라고 축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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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포 문학 회원들의 개인 문집 출간도 활발하다. 지금까지 김순자·이혜숙·김수지·오명선·조연수 씨 등이 모두 7권의 시집을 냈다. 김진초·이목연·양진채 씨 등이 모두 10여 권의 소설집을 각각 발간했다. 또 구자인혜·신미송·배천분·정이수·유로 씨 등이 10여 권의 수필집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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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후명 소설가는 축시에서 “아름다운 이들이 굴포에 모여 글을 쓰고 이야기하고 있는 모습은 인천의 또 다른 모습으로 내게 부각되었다. 굴포는 내게는 친근하고 소중한 모임으로 가까이 다가왔고 내 삶의 한 부분으로 스며들었다.”라며 아름다운 사람들과 아름다운 글을 이야기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을 보여주는 굴포문학이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을 믿는다고 전했다.
 
지도교수 문광영(경인교육대학 교수)는 “1995년 굴포 문학 창간호를 시작으로 창간 20주년 출판기념회를 하게 되어 감회가 깊다. 매년 봄과 가을에 떠나는 문학기행과 문인초청 강연으로 문학소녀의 끼를 달래며 그리움을 삭히고 글을 쓰는 회원들의 모습이 무척 아름답다. 해외문학은 설렘 속에 새로움과 힐링을 맛보기도 한다.”라며 굴포 식구들은 한마음으로 일탈의 자유와 사색을 즐기며 배우고 성찰하며 아름다운 진주를 만들어 가고 있다고 밝혔다.

 
스무 살
                              구자인혜
 
올 듯 올 듯하며 주춤하는, 움이 틀 듯하다
한 뼘 물러나 앉는
마주칠 듯 마주칠 듯하다 애써 비껴가는
내보일 듯 내보일 듯하다 숨어버리는,
그러나
애써 기다리지 않아도,
달려가 사정하지 않아도,
애닯게 부르지 않아도,
목을 빼어 주위를 살피지 않아도
어느새,
곁에 와 있는,
너,
봄빛, 그 무렵

 
스무 살
                                       신경옥
 
너의 구불구불한 나이테가 정겹구나
한올 한올 스며 있는 햇살과
도시의 공기와
거친 바람과, 새소리
알알이 맺혀 있는 물방울이 청미(淸美)하구나
 

스무 살
                                            배천분
 
무더웠던 지난여름
세월만 가라 했는데
세월이 내게로 왔다
 
스무 살 시절
오래 사모했던 이름
 
눈부시게 아름답던
허공을 지키는 빈 가지처럼
멀리 있는 것이 아름다운 시절이었다.
 
첫사랑의 설렘 속에
오늘 나를 찾아온 파란 하늘에
그리움의 깊은 우물을 판다
 
문학은 기교가 아니라 내용이다. 한발 두발 자가만의 사색으로 산길을 걸어가야 한다. 산길의 체감으로 온몸이 비워지고 대지의 맥박과 수목의 호흡이 채워지는 곳에 문학이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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