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여의도서 집회 12만 명 모여... 인천공무원노조도 참여
'공무원 및 교원 총궐기대회'를 위해 1일 여의도에 모인 인파.
ⓒ전국공무원노조연합
정부와 새누리당이 주도하고 있는 공무원연금개혁에 전국 공무원들이 1일 공식적으로 이에 반발하는 집회를 가졌다. 집회에는 인천시 공무원노조도 참여했다.
공무원노동조합와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 전국교직원노동조합,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은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100만 공무원 및 교원 총 궐기대회’를 열고 공무원연금개혁을 ‘개혁이 아닌, 협의 없는 개악(改惡)’으로 규정하고 박근혜 정권과 새누리당에 대해 심판하겠다고 경고했다.
김성광 공무원노조 사무처장과 오성택 행정부공무원노조 위원장 등이 사회를 보며 전개된 이날 대회는 주최 측 추산 12만 명의 공직자들을 운집시켜 여의도 문화마당과 인근 도로들일 가득 메웠다. 주최 측은 “본디 오늘 집회에 10만 명을 예상했는데 12만 명이 넘게 왔다”며 “표심으로 새누리당을 심판해야 마땅하다”고 말했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이날 집회가 시작되는 시점에서 “전국에서 올라오고 있는 참가자들을 태운 버스들이 서울로 진입한 뒤 대회가 열리고 있는 여의도까지 아직 진입조차 못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에게 화답해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집회에서 안양옥 교총 회장은 “정부와 여당은 공무원들과의 협의 없이 자기들 뜻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서 공직자들을 혈세만 축내는 파렴치범으로 몰아 언론 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어 “올바르지 못한 정치권에 의한 일방적인 연금법은 그야말로 개악이며 우리는 이를 막아내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 말했다.
다른 관계자들도 같은 뜻을 표했다. 김명환 한국노총 연금공대위원장은 “공무원연금은 엄연한 공적연금이고 이번 기회에 모든 국민들이 대상이 되는 국민연금도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 노후가 빈곤에 빠지지 않게 하기 위해 모든 연금을 지켜내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충재 공무원노조위원장은 “새누리당은 사적인 연금을 활성화하면서 공무원연금을 없애고 이를 재벌에 넘기려는 꼼수를 쓰고 있다”며 “이것만으로 새누리당은 심판 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정부여당에 의해 주도되는 일방적 공무원연금개혁을 반대하는 야당 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정청래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새누리당은 연금을 개혁한다더니 연금을 개악하고 있고, 사회적 대타협 한다더니 싸움을 걸어온다”며 “공무원연금은 복지와 급여의 대납에 목적이 있음에도 이를 담당하는 안전행정부는 뒷짐을 진다”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어 “퇴직수당을 돈을 적립하지 않고 서류상 적립해 다음 정권에 넘기려는 꼼수를 피고 있는 새누리당은 꼼수로 뭉친 집단들”이라며 현 정부와 여당을 힐난했다.
연설하는 이충재 전국공무원노조위원장 (왼쪽 두 번째)
ⓒ전국공무원노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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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최 측은 “언론과 정부가 지속적으로 재벌의 편에서 공공분야를 민영화 하려는 시도를 멈추지 않으면 불신임을 선언과 함께 국민과 함께 거리로 나설 것”이라며 “당정청이 국민 노후의 최후 보루인 국민연금 등에 대한 국가적 책임을 명확히 하고, 공적연금 전반에 대한 논의기구로서 사회적 협의체를 구성해 대화와 소통을 통한 협의점을 찾아내도록 노력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집회에는 인천공무원노조도 참여해 힘을 보탰다. 박종면 인천공무원노조위원장은 “공무원들이 재정의 어려움을 잘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고통을 분담하자면 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사회적 합의가 없이 일방적으로 졸속 추진하는 정부와 여당의 방식은 상식적으로 해선 안 되는 일”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대책 마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전국 공무원들에겐 미운털이 잔뜩 박혀 있어, 이들 모두가 이후 선거에서 ‘집단 표심’으로 작용해 기반이 흔들릴 수 있음을 감안한 것이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2일 당사 브리핑을 통해 “정부와 여당은 공무원들과의 동행을 끌어내기 위해 즉각 행동단계에 착수해야 한다”고 밝히며 “당내 김무성 대표가 공무원 노조와 함께 대화해 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새누리당은 브리핑에서 “공무원 연금 개혁은 하느냐, 마느냐를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 개혁의 십자가를 우리가 짊어지느냐, 후손들이 짊어지느냐 하는 절박한 선택의 문제”라며 “우리가 떠안아야 할 빚을 후손들에게 떠넘길 수는 없는 만큼 공무원 연금 개혁은 대립이 아닌 동행으로 풀어야 한다”고 밝혀 심한 진통이 예상된다.
야당은 새누리당을 겨누는 모양새다. 통합진보당 서면 브리핑을 통해 “당론에 의거해 당 전체 의원의 서명을 받아 이미 법안으로까지 제출해 놓고, 이제 와서 공무원들의 의견을 배제한 것이 아니라면서 사실상 공무원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애국심’, ‘고통 분담’ 등의 언론 플레이를 펼치는 새누리당은 참으로 뻔뻔하고 파렴치한 단체”라고 꼬집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허영일 부대변인을 통해 “1일 궐기대회는 공무원연금개혁에 대해 중심에 있는 당사자들이 논의에서 배제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의 의사 표시”라며 “여야가 중심이 돼 민관, 노사 등 사회 각 분야가 참여하는 범국민운동 기구를 만들어 이들을 참여시키고 내용을 경청하고 합의하는 분위기부터 만들어 보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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