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포동 글래스톤베리, ‘Made In Incheon’ 타이틀로 “인천 뮤지션들의 장 이뤄낼 터”
‘인천 대중음악 예술’을 브랜드화해 홍대 등 서울의 인디 신에서도 인천의 이미지를 제고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신포동의 한 민간 클럽에서 기획되어 화제다.
이 기획의 주인공은 신포동에 위치한 ‘클럽 글래스톤베리 인천’. 지난 2009년 개업해 평균 1~2주에 한 번 이상 뮤지션들의 공연을 개최하며, 현재는 인근의 ‘버텀 라인’, 부평의 ‘락캠프’ 등과 함께 인천의 대표적인 공연 클럽으로 자리매김한 곳이다.
이곳을 운영하는 이진우씨는 26일 기자와의 대화에서 ‘메이드 인 인천(Made In Incheon)’이라는 이름으로 정기적인 기획 공연을 열고 인천의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하는 기획을 브랜드화 하겠다고 밝혔다. 중요한 것은 ‘클럽’이라는 업소를 운영하는 '민간인' 자격의 이 씨가 인천시나 공기관의 도움 없이 이 작업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지역의 상권을 생각했을 때 사실은 쉽게 생각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이 씨는 ‘도전’을 택했다.
이 씨는 “인천에서 매번 유료공연으로 매주 공연을 한두 번 이상 치러 내는 것은 사실 버거운 현실”이라 이야기하면서도, 야심차게 이 기획을 성공으로 귀결시키겠다는 각오다.
이 씨는 “내가 이 클럽 무대에 올리는 뮤지션 밴드들을 좋아하는 인천 사람들이 얼마나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며, 또 많은 이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여력이 없기에 매번 공연을 진행하며 도전이라는 단어를 항상 머리에 각인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1990년대 인천의 찬란한 밴드문화를 체험하고 살았던 나로서는 현재 인천에 소위 ‘신(scene)’은 없다고 말하곤 하지만, 많은 음악가들이 인천에서 살아가는 점을 전제했을 때 내가 이 작업을 먼저 주도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이 씨는 이러한 흐름과 기획을 서울의 뮤지션들과 기획자들에게도 알리겠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대부분 음악인들이 인천을 소위 ‘변방’으로 인식해 잘 찾아오지 않는 상황에서 인천도 홍대 신만한 즐거움과 퀄리티를 찾을 수 있게끔 하겠다는 것이다.
이 씨는 “클럽을 오래 운영하면서 홍대 신의 기획자들과 뮤지션들과도 다양한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고 그것이 곧 내 재산”이라며 “인천에도 이런 문화가 있다는 것을 모르는 음악인들이 많은 만큼 제대로 알려 나가고 인천의 문화예술 이미지를 제고하는 역할도 했으면 좋겠다”면서 “이 일을 기획하는 나부터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까지 즐겁게 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 전했다.
‘클럽 글래스톤베리 인천’을 운영하는 이진우씨.
이 씨는 오는 28일(토)부터 ‘메이드 인 인천 첫 번째(Vol.1)’이라는 이름으로 인천에서 터를 잡고 있는 세 팀을 무대에 올린다. 앤드원(AndOne), PNS, 알포나인틴(R4-19)이 그들인데 이중 PNS와 알포나인틴은 지난해 송도 트라이볼에서의 공연 때 인천 관객들의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실제 이 기획을 접한 음악 관계자들의 기대감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특히 지자체와 공기관의 받침 없이 민간 차원에서 지역 음악 신을 재편하고 지역 이미지까지 제고하겠다는 것은 높은 평가를 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 이들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경인방송에서 ‘한밤의 음악여행’을 진행하고 있는 성우진 음악평론가는 “과거 인천의 뮤지션들은 연주력을 비롯한 다양한 퍼포먼스를 통해 한국의 음악 신에서 정평이 나 있던 사람들”이라며 “지금은 그러한 분위기가 사라지긴 했지만 메이드 인 인천의 기획을 통해 훗날 그 분위기를 재현할 수 있다면 지역사회에서 분명 큰 주목을 받을 만한 요소가 아닐까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음악 매체 [Studio24] 출신으로 한국대중음악상 한명륜 음악평론가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음원시장이 침체되고 그와 반대로 공연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로컬 공연 신의 역할은 앞으로 굉장히 중요해질 것”이라며 “인천은 한국에서 록 음악의 본산지라 할 수 있는 의미를 가진 곳이기에 과거의 세대에게는 본질의 의미를 부활하는 의미로서, 젊은 세대들에게는 지금의 홍대가 있기 전 인천이 역할을 했었다는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의미로서도 자리할 수 있기에 음악 애호가의 입장에서 매우 기대감이 크다”는 의견을 전했다.
‘글래스톤베리 인천’은 인천도시공사에서 주최하는 ‘펜타포트 라이브 페스티벌’이나 인천문화재단의 ‘플랫폼 페스티벌’ 등 시 산하 공기관의 문화 축제에서 항상 섭외 1순위 리스트에 오르는 공연 클럽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근래에는 1주일에 한 번 이상 공연을 열 정도로 활성화되어 있기도 하다.
한편 ‘클럽 글래스톤베리 인천’은 오는 4월 4일 유명 인디 밴드 ‘크라잉 넛’과 ‘스트릿 건즈’의 인천 공연을 예정하고 있다.
‘클럽 글래스톤베리 인천’에서 지난 7일 블랙 신드롬이 공연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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