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전 인천시장, 최종 출마지는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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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전 인천시장, 최종 출마지는 어디?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6.01.15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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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식 의원 탈당 등으로 셈법 복잡... “필패 코스 피해야” 압박 크게 느껴

당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송영길 전 인천시장. ⓒ배영수
 
‘인천 야권의 거물’로 평가되는 송영길 전 시장의 최종 출마지역은 어디가 될까.
 
지역 정가가 송 전 시장의 국회의원선거 출마지역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천지역에서의 출마를 사실상 결심한 가운데, 계양지역에서의 출마를 고려하고 있으나 당내 사정과 여론 등에 밀려 선택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는 것이다.
 
15일 계양지역 정가 및 이와 맞닿아 있는 일부 주민들의 전언에 의하면, 송 전 시장이 당초 인천 출마 및 계양지역 출마를 고려하고 있었다가, 당 내외 분위기 및 전략 등에 의해 출마지를 아직까지 선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계양지역에서 출마하자니 여러 부분들이 걸리고 있다는 것.
 
지난 12일 정도까지 더민주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당초 송 전 시장의 출마 확정지는 계양갑으로 굳어져 있던 상황이었다. 당시 탈당 전이었던 최원식 의원(계양을)이 더민주당 소속으로 계양을에 출마했을 때, 괜히 내부에서 그 자릴 양보하라 말할 필요가 없었던 것.
 
비록 송 전 시장이 계양을에서만 2선의 국회의원 경력(16대 계양구 전체로 당선된 횟수까지 합하면 3선)을 갖고 있었다 해도 같은 당 내부에서 현직 의원과 경선을 벌일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또 ‘지역 거물 정치인’ 중 한 명으로 평가되는 송 전 시장이 더민주당 내에서도 타 당의 후보들을 이길 수 있는 강력한 지역 카드로 꼽고 있는 분위기도 있었다. 이 때문에 계양갑에 출마를 결심했던 당내 다른 인물들도 적잖이 당혹스러워했다는 후문. 실제 같은 지역에 출마한다는 기자회견까지 했던 이도형 전 인천시의원은 12일 당을 공식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해 있다.
 
이때까지만 해도 송 전 시장의 계양갑 출마가 유력했었다. 이 전 시의원이 탈당 기자회견을 하면서 “계양갑은 송 전 시장이 출마할 자리니 비켜 달라, 예비후보로도 받아줄 수 없다”는 등의 말을 더민주당 측으로부터 들었다고 주장하며 이는 더욱 구체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는 최원식 의원이 같은 날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한다는 기자회견을 열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총선 유세가 본격화되면 이후 어떻게 될 지는 예상되는 바가 없지만, 현재 인천지역의 경우 더민주당과 국민의당은 “서로간의 연대는 절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점을 전제했을 때 더민주당 입장에서는 탈당한 최원식 의원의 계양을 자리는 ‘수성’에서 ‘탈환’으로 그 성격이 변하기 때문.
 
때문에 더민주당 입장에서는 계양갑에 일찍부터 준비를 하고 있던 유동수 전 인천도시공사 감사의 출마 카드를 유지하거나, 야권연대의 뜻이 부합한다고 하면 정의당의 계양갑 예비후보인 김성진 시당위원장을 출마토록 해 이 자리를 양보하고 송 전 시장을 계양을로 보내 최 의원의 자리를 탈환해야 하는 등의 셈법을 고려해야 한다.
 

12일 더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하겠다며 기자회견하던 당시의 최원식 의원. ⓒ 연합뉴스
 
그러나 실제 이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송 전 시장이 출마하면 최 의원보다는 좀 더 표를 얻을 수 있다는 전망이 있지만 최 의원의 지지층 역시 만만찮은 만큼 야권의 표가 두동강 나고 이는 계양을을 여당에게 내주는 ‘필패’의 코스를 밟을 수밖에 없다는 것. 실제 송 전 시장이 계양을 출마를 고려한다는 소식이 몇몇 언론에 의해 보도되자, 이러한 논리에 의한 비판이 송 전 시장 주변에서 끊이지 않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더욱이 현재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는 선거구획정 과정에서 새누리당이 열세지역인 계양을에 자신들의 강세구역인 강화지역을 붙여 선거구를 통합하려 한다고 알려져 촉각을 세우고 있기도고 있다. 만약 새누리당의 의도대로 간다면 계양을에 출마하는 야권 후보는 단일화를 해도 쉽지 않게 된다. ‘분열은 필패’가 더 명확해진다는 얘기.
 
상황이 이렇게 되자 송 전 시장이 계양을에서의 출마도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연수구나 서구 등 계양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의 출마설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지역정가에서 활동하는 한 관계자는 “송 전 시장이 만약 계양구에서의 출마를 포기한다고 하면, 4년 간 인천시장을 하면서 전체를 챙긴 경험이 있는 만큼 서구지역이나 연수구 지역에서 출마한다고 해도 경쟁력은 충분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미 당내에서 다른 지역에 출마할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는 마당에서 기존 예비후보자들이 가만히 있겠느냐”면서 “그것도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닐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더민주당 측이 국민의당과는 연대하지 않겠다고는 하지만, 정의당과의 연대는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미 정의당에서는 “우리가 연대 단일화의 플랫폼을 마련해줄 테니 모든 야권들이 여기서 하나로 뭉쳐보자”고 제안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더민주당에서는 아직 공식적인 이야기는 없지만, 일부 당원들의 경우 “정의당과는 뭉치지 못할 이유가 없다”면서 “마음만 맞는다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라며 연대를 원하는 눈치가 있기도 하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정가 관계자는 “송 전 시장과 정의당의 김성진 시당위원장(현재 계양갑 출마를 공식화함) 간에 연대에 대한 공감의 메시지가 오갔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송 전 시장이 당초 계양갑에 출마를 하던 시점에서 김 위원장의 계양지역 출마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들었고, 오는 대선 때까지 정의당과의 연대를 공감하고 있는 송 전 시장이 김 위원장과 한 곳씩 나눠 출마해 함께 승리하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것.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는 아직 양 당에서 결정된 것은 아니다. 특히 더민주당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계양지역을 정의당에 양보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더욱이 김 위원장이 계양지역에 대한 기반이 아직 많이 없는 상태에서 인천에서의 기반이 아직 탄탄하지 않은 정의당에 양보했다가, 정의당이 선거에서 새누리당에게 패할 경우 텃밭을 내줄 수 있는 위험성에 대해서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또 정의당과 연대한다 해도, 국회 내 교섭단체 진입(최소 20명)을 목전에 두고 있는 국민의당과 연대까지 이끌어내지 못하면 연대 효과는 사실상 없기에 이것도 셈법으로 염두에 두어야 할 상황이다.
 
지금까지 양당 관계자 역시 이 부분에 있어서는 공식적인 말을 하지 않고 있는 상황. 양당 관계자는 “일단 그러한 정황이 있었는지를 먼저 알아보겠다”고만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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