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대 구성원들, 최순자 총장 퇴진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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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구성원들, 최순자 총장 퇴진 요구
  • 김영빈 기자
  • 승인 2017.04.05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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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회 찬성률 91.7%로 총장 퇴진 요구안 의결, 총학생회 비대위와 직원노조도 가세

                

 인하대학교 구성원들이 최순자 총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인하대 교수회,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 직원노동조합은 5일 본관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능, 독선, 불통,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준 최 총장은 이달 30일까지 사퇴하라”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인하대 교수회는 기자회견에 앞서 총회를 소집하고 ‘총장 퇴진 요구안’에 대한 표결을 통해 찬성률 91.7%(266명 투표, 244명 찬성)라는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켰다.

 인하대 구성원들은 기자회견에서 “최 총장은 취임 후 구조조정을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전임교원에 대한 부당한 임용계약을 강행한 것은 물론 교수, 학생, 직원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막말을 일삼는 등 비민주적인 학교 운영을 일삼았다”며 “특히 교육환경 개선에 써야 할 대학발전기금 130억원을 한진해운 부실채권에 투자해 날린 뒤에도 ‘발전기금을 더 거둬 손실을 메우겠다’는 무책임한 발언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 총장은 취임 이후인 2015년 6~7월 학교발전기금 80억원을 한진해운 채권에 투자했으나 최근 한진해운이 파산하면서 전임 총장이 투자한 50억원을 합쳐 130억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

 대학 구성원들과 시민단체들은 “2012년 발행한 한진해운 채권은 회사의 대규모 적자와 경영악화 장기화 전망에 따라 2015년 들어 액면가의 60%로 떨어진 상태였다”며 “인하대의 한진해운 채권 투자는 최 총장의 조양호 이사장에 대한 과잉충성의 결과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지난 2월 27일 논평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이사장인 학교재단은 투자를 외면하고 최순자 총장은 대학을 파행 운영하면서 기금 130억원까지 날려 그 피해는 학생, 교수, 동문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단체는 “최 총장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즉각 사퇴해야 하며 조양호 이사장은 공개사과와 함께 130억원을 전액 보상하는 한편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며 “인하대의 한진해운 채권 투자 과정에서 불법적 강요와 절차적 하자가 있었는지 등 업무상 배임 여부에 대한 법적 판단을 거쳐 필요하면 검찰 고발 등 민·형사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도 지난달 28일 논평을 내 “인하대의 송도 제2캠퍼스 조성이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4월 19일 중도금을 내지 않을 경우 107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며 “이는 전적으로 정석인하학원 이사장인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책임인데 한진해운 부실채권을 떠안겨 대학발전기금 130억 원마저 날리게 만든 조 이사장의 후안무치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시당은 “이런 상황에서 유정복 시장 인수위원장을 맡았던 최순자 총장이 최근 유 시장을 만났고 이후 ‘대학에 위약금을 물리는 것이 지역정서에 맞지 않는 것 같다’는 정무경제부시장의 애매모호한 언론 인터뷰와 자유한국당 시의원의 개입설이 나오고 있는데 최 총장, 유 시장, 부시장, 시의원 등은 법과 원칙 및 사회정의 문제가 걸린 위약금 부분에 대해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최 총장은 송도 캠퍼스 부지 땅값을 더 이상 낼 여력이 없다며 현재까지 낸 금액만큼만 부지를 분할해 넘겨주는 방식으로 위약금을 면제해 줄 것을 유 시장에게 요청했고 유 시장은 확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 총장의 행태에 대해 인하대 구성원 뿐 아니라 시민단체, 지역정치권 등에서도 곱지 않은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한편 인하대 구성원들은 1인 시위와 항의방문 등을 통해 최 총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이달 말까지 물러나지 않을 경우 시민사회와 연대하는 등 투쟁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또 한진해운 부실채권 매입과정에 대한 교븅구 감사를 청구하고 전임교원에 대한 부당한 임용계약 문제는 중부고용노동청에 고발키로 했다.

 인하대 최초의 여성 총장이자 두 번째 모교 출신인 최 총장은 지난 2015년 3월 취임해 4년 임기의 반환점을 돌았으나 일방적 대학 운영과 구조조정 추진 등으로 교수들의 주요 보직 사퇴가 이어진 끝에 교수회 총회에서 공식 퇴진 요구안이 압도적 찬성률도 통과되고 총학생회 비대위와 직원노조까지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 벼랑 끝 위기에 몰렸다.

 박우상 교수회 의장(전자공학과)은 “인하대 역사상 교수회가 정식 안건으로 총장 사퇴를 의결한 것은 처음”이라며 “학문공동체인 상아탑이 총장 1인의 독선에 의해 파괴되는 것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교수를 포함한 대학 구성원들이 나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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