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협죽도의 우아한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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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협죽도의 우아한 향기
  • 전갑남 객원기자
  • 승인 2022.07.30 10: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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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피는 꽃 풀협죽도... 꽃말은 '조심', 방심은 금물

우리 집 작은 화단에 진분홍색 꽃이 피었습니다. 붉은색에 가까운 여름꽃입니다. 재작년인가 이웃집에서 분을 떠와 심었는데 올해도 어김없이 꽃이 피었습니다.

아내는 작년에 가르쳐 준 이름을 까먹은 듯 묻습니다.

"이 꽃 이름 뭐라 했지? 좀 까다로웠는데."
"풀협죽도!"
", 그렇지! 이젠 안 잊어먹어야지."
 
풀협죽도란 이름이 좀 특이합니다. ''자를 뺀 협죽도는 '유도화'라고도 부르는 나무인데, 풀협죽도는 풀꽃으로 꽃이 협죽도를 닮아 접두사 ''자를 붙여 이름이 지어진 듯싶습니다.
 
협죽도(夾竹桃)는 줄기가 좁은 대나무를 닮은 복숭아꽃이란 뜻입니다. 협죽도는 맹독성을 띤 나무라는데 혹시, 풀협죽도도 독성이 있는 것은 아닌가? 다행히 풀협죽도는 독성하고는 거리가 멀다고 합니다.
 
풀협죽도의 우아한 자태.

앵초 같은 앙증맞은 꽃에서 어떻게 이런 향기가 나올까? 봄에 피는 라일락 꽃향기처럼 참 그윽합니다.

아내가 꽃잎에 코끝을 가까이 대봅니다.

", 꽃 색깔만큼이나 향기도 매혹적이네! 꽃말은 뭘까?"

스마트폰 검색을 해보니 '주의', '방심은 금물'이라 뜹니다. 돌다리도 두들겨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네요.

요즘같이 코로나가 재유행하고 있는 시기엔 건강에 조심 또 조심! 방심은 금물이란 말을 염두에 두어야 할 것 같아요. 마스크 잘 쓰고 거리 두기도 스스로 실천해야겠습니다.

풀협죽도의 학명은 플록스(Phlox). 북아메리카가 원산지라 알려졌습니다. 봄에 싹이 무더기로 나와 장마철에는 지주를 세워 묶어줄 정도로 키가 큽니다. 여름 지나 초가을까지 꽃을 피우고, 여러해살이풀로 겨울도 이겨냅니다.

풀협죽도에서 뿜어나오는 향기는 매혹적입니다.

바소꼴인 잎은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잔털이 있습니다. 줄기는 여러 대가 나와 모여서 자라고, 꽃은 원추꽃차례에 달립니다. 우리 집은 분홍색으로 피었는데 흰색, 자주색 등 여러 가지입니다. 화관은 통처럼 생겨 윗부분이 5개로 갈라져서 수평으로 퍼졌습니다. 한 포기 꽃이 피는 기간은 길지만, 꽃 자체 수명이 짧습니다. 햇볕을 좋아하여 그늘진 곳에선 꽃이 잘 피지 않는다 합니다.

풀협죽도 이름은 그리 우아하지 않지만, 향기만큼은 참 좋습니다.

꽃향기에 반한 아내가 욕심이 생기는 모양입니다.

"이거 꽃씨를 받아 화단에 더 퍼트리면 안 될까?"
"요놈은 씨로 번식하지 않는 거라네!"
"그럼 어떻게?"
", 가을에 포기나누기하면 되지!"
 
아내는 올가을에 포기를 나누어 개체를 늘려볼 생각을 내비칩니다. 내년 여름에는 더 많은 분홍색 꽃들이 우리 화단을 예쁘게 장식할 것 같습니다.
 
 
풀협죽도 / 자작시
 
꿉꿉하고 후덥지근한 날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 소리
몸도 마음도 지쳐가는데
그윽하게 뿜어내는 향기
! 잠시 잠깐
우아한 향에
붉은 정열의 여름은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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