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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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모른다
  • 윤세민
  • 승인 2023.04.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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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민 교수의 자기계발 칼럼 - ‘소통과 대화’]
(29) 남녀간의 성격 차이와 커뮤니케이션 차이

 

넷플릭스 드라마 '도시남녀 사랑법'에서 남녀 주인공들은 ‘성격 차이’와 ‘커뮤니케이션 차이’에 따른 여러 사랑의 방정식을 보여 준다.
넷플릭스 드라마 '도시남녀 사랑법'에서 남녀 주인공들은 ‘성격 차이’와 ‘커뮤니케이션 차이’에 따른 여러 사랑의 방정식을 보여 준다.

 

창조주가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나눠 창조한 것은 이성간의 사랑을 기초한 것이리라. 이성간의 만남과 사랑은 숱한 문화예술 작품들의 주요 소재가 되어 왔으며, 특히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단골 소재로 등장하고 있다. 그만큼 매력 있고 아름다운 것이 이성간의 만남과 사랑이리라.

이 이성간의 만남과 사랑 역시 ‘대화’로 시작하며, ‘소통’으로 진행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이성간의 대화와 소통이 참 드라마틱하게 매력적으로 그려지지만, 정작 현실의 실생활에서는 그리 녹록하지가 않다. 동성간에는 쉽게 풀려지는 대화가 이성 앞에서는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당황하며 버벅거리기 일쑤이고, 마음속 의도와는 영 딴판으로 흘러가기 십상이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남자가 여자를, 여자가 남자를 제대로 모르기 때문이다.

 

‘사랑의 삼각형 이론’의 이상과 현실

미국의 뇌신경과학자요 인지심리학자인 로버트 스턴버그(Robert J. Sternberg) 박사는 지능에 관련한 연구를 하면서, 자신의 지능연구를 사랑과 애정을 분석하는 데 접목하여 새로운 이론을 만들었다. ‘사랑의 삼각형 이론’, 사랑의 3요소라 불리우는 이 이론은 사랑을 구성하는 데 있어 친밀감(Intimacy), 열정(Passion), 헌신(Commitment), 이 세 가지에 의해 사랑의 유형이 결정된다는 것이다.

‘친밀감’은 사랑의 정서적 요소로서 누군가와 가깝게 느끼는 감정이다. 친밀감은 상호이해, 격의 없는 친밀한 대화, 정서적 지원 등을 포함한다. 물론, 이 친밀감은 남녀간의 사랑에서 뿐만 아니라 친한 친구 사이나 부모와 자녀 간에도 존재한다.

‘열정’은 사랑의 동기유발적 요소로서 신체적 매력, 성적 욕망 등을 포함한다. 열정은 일반적으로 사랑을 느끼는 순간 맨 처음 나타나는 사랑의 구성요소이지만, 오래된 관계에서는 맨 먼저 사라지는 요소이기도 하다. 열정은 특히 남녀간의 사랑에서 두드러진다.

‘헌신’은 인지적 요소로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약속이며, 관계를 지속시켜야 한다는 책임감이다. 열정은 나타났다가 사라졌다가 하는 것이지만, 헌신은 만족스러울 때나 불만족스러울 때나 계속 지켜지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로버트 스턴버그 박사는 이 세 가지 구성요소가 적절히 있는 사랑을 좋은 것으로 보았으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는 사랑은 좋지 못하게 보았다.

그러나 사랑을 구성하는 3요소를 새롭게 제시한 이 이론은, 필자가 보기엔 무언가가 빠져 있는 듯이 보인다. 바로 남녀간의 본래적 의식과 커뮤니케이션 양태에 대한 배경과 관련 연구가 부족해 보이기 때문이다.

과연 사랑을 구성하는 3요소인 친밀감, 열정, 헌신에 대해 남녀가 일치하는 의식과 태도를 보이겠는가? 이상적으로 그려 볼 순 있겠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바로 남녀간의 의식과 태도,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혼의 주요 요인 ‘성격 차이’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얼마나 될까? 혼인과 이혼 추이에 따른 우리나라 이혼율은 2012년 35%에서 2022년 53%로 약 1.5배 급증했다. 이는 OECD 회원국 중 9위, 아시아에서는 1위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300쌍 이상이 이혼하는 것으로 나타나는데, 이혼 사유로는 ‘성격 차이’가 47.2%로 압도적 1위로 나타나고 있다(통계청, 혼인·이혼 통계 참조).

서로 사랑해서 결혼하여 부부가 되었지만, 이 ‘성격 차이’로 갈라서고 만 것이다. 이 ‘성격 차이’를 자세히 들여다보자.

‘부부’는 하늘이 내려준 운명적 인연이라 하지만, 사실 30년 전후를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자랐던, 이전엔 생판 몰랐던, 전혀 혈연도 아닌 두 남녀가 결혼해 ‘부부’라는 이름 아래 가족이 된 것이다. 연애 시절의 애정이 잘 지속되기도 하겠지만, 결혼을 통한 부부 관계 구성은 각기 다른 환경과 생활양식으로 자라온 사람들에게 큰 도전이며 전혀 다른 세계로 인도한다. 부부 간의 인지적 노력, 정서적 노력, 행동의 변화와 같은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스트레스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부부라는 새로운 관계는 서로 다른 두 사람이 서로의 다름을 존중하고 조화를 이루어 가는 과정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결혼하기 전부터 이미 자신의 부모님을 통해 부부 간의 상호작용 방식과 가족의 역할에 대해 일정한 상을 형성하게 마련이다. 이를 바탕으로 ‘나도 우리 아버지(어머니)처럼 살 거야’, 혹은 ‘난 절대로 우리 부모님처럼 살지는 않을 거야’와 같은 부부 관계에 대한 나름의 틀을 형성하고 그 틀에 따라 살아가려 한다. 서로의 부부상이 비슷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충돌이 일어나게 마련이다.

또한 우리에게는 나름의 삶을 살아가는 각자의 방식이 있으며,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익숙한 방식을 선호하게 마련이다. 이는 상대방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오랜 시간을 서로 다른 환경에서 생활해 온 탓에 각자에게 익숙한 방식이 있는데, 그 차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면 되지만, 그렇지 못할 때 오해와 갈등과 다툼이 일어나게 된다. 특히 부부 서로 간에 자기 자신이 변화하려 하기보다는 상대방을 변화시키려고 한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렇듯 부부간이라도 서로의 삶의 방식에 차이가 있게 마련이고, 그 차이가 서로를 힘들게 할 수 있다. 그런 차이가, 또 그런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거나 인정하지 않는 사례가 쌓이게 되면서, 곧 부부 관계에 오해와 갈등과 불신이 자라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이른바 ‘성격 차이’로 굳어지고 대변되면서, 끝내 이혼에 이르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된 것이다.

 

‘성격 차이’ 이전에 ‘커뮤니케이션 차이’가 존재

그런데 우리가 ‘성격 차이’로 치부하고 있지만, 사실 성격 차이 이전에 ‘커뮤니케이션 차이’가 존재한다. 이 커뮤니케이션 차이가 실제로 성격 차이를 더 굳어지게 하는 것이다. 특히 남녀간의 ‘커뮤니케이션 차이’는 제법 크다. 남녀간 신체구조가 다르듯이, 남녀간 커뮤니케이션의 내용과 방식도 당연히 다르다.

중요한 건 다르다 뿐이지 결코 우열이 아니다.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하면 되지만, “내가 옳으니 네가 옳으니” 하며 자기 입장에서의 끝없는 싸움을 이어간다면, 그건 결국 차이 인정이 아닌 우열을 가르는 차별과 갈등과 다툼으로 귀결되고 말 것이다.

따라서 남녀간의 커뮤니케이션 차이를 제대로 이해하고, 그 차이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이성간의 대화와 소통을 제대로 이어갈 때, 비로소 이성간에 제대로의 만남과 사랑이 꽃피어나지 않겠는가.

다음 회에서 그 구체적인 방법과 지침에 대한 안내를 이어가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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