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에 구축은 하지만 … '우려 사항' 다양하게 고민해야
인천시청의 민원 상담 모습. 12월에는 콜센터가 일선에서 이러한 기능을 하게 된다.
취재 : 배영수 기자
인천시가 오는 12월 '민원콜센터'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 3일부터는 시민을 대상으로 명칭과 BI를 공모하고 작품을 받고 있는 등 활발하게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인천시가 이러한 콜센터를 준비하고 있는 동안 일찌감치 이 시스템을 구축한 서울시의 '다산콜센터'는 그야말로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었다.
인천시가 오는 12월 '민원콜센터' 개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 3일부터는 시민을 대상으로 명칭과 BI를 공모하고 작품을 받고 있는 등 활발하게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인천시가 이러한 콜센터를 준비하고 있는 동안 일찌감치 이 시스템을 구축한 서울시의 '다산콜센터'는 그야말로 욕을 바가지로 먹고 있었다.
최근 서울 우면산 산사태 등 기상이변으로 인해 이전부터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왔던 다산콜센터가 서울시민들에게는 지탄의 대상으로 떠올랐다. 산사태로 난리가 났던 지난 7월 27일 이후 며칠동안 트위터나 페이스북에는 산사태가 나고 강남역이 잠기는 수해를 입었을 당시 다산콜센터가 시민들을 위해 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었다.
한 트위터리안은 "아침부터 지하에 물이 넘쳐 동사무소로 갔더니 업무가 마비상태라 다산콜센터에 전화했더니 소방서나 동사무소로 연락하라는 답이 전부였다"라고 말했다. 다른 트위터리안은 "집에 물이 차서 다산콜센터에 물을 빼달라고 했더니 수도사업소 전화번호를 안내해 수도사업소에 전화했더니 물 빼는 일은 자기네가 안한다고 119로 떠넘겼고, 119에서는 다시 120에, 120에서는 다시 동사무소에 전화하라는 어이없는 답이 왔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인천in>은 다산콜센터에 한 가지 실험을 해 봤다. "집에 물이 잠겼는데 콜센터에서 안내를 제대로 해주지 않아 피해만 늘어났는데 어떻게 된 거냐"라는 질문으로 시민 6명에게 다산콜센터에 전화를 넣어보도록 했다. 이들이 전해온 답은 하나같이 "답답하다"였다.
"우리 관할이 아니라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였다. 다산콜센터가 서울시청을 방문해 운이 좋으면 얻을 수 있는 '청사 부서 내선 전화번호 안내판' 외엔 아무런 네트워크가 없음을 명확하게 증명한 것이다.
"우리 관할이 아니라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였다. 다산콜센터가 서울시청을 방문해 운이 좋으면 얻을 수 있는 '청사 부서 내선 전화번호 안내판' 외엔 아무런 네트워크가 없음을 명확하게 증명한 것이다.
12월에 꾸려질 인천콜센터는 어떨까. 인천시청 정보화통계담당관실 관계자에 알아봤다. 이 관계자는 "여러가지 시민 편익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제공하기 위해서는 365일 24시간 가동되는 콜센터가 필요했으며, 공무원들이 반복된 내용의 전화를 많이 받아 업무 능률이 저하되는 걸 개선하고자 하는 취지도 있다"고 했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였다.
이 관계자에게 다산콜센터가 최근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는 걸 아느냐고 물어봤는데 잘 모르는 것 같아 상황에 대해 일일이 설명을 해줬다. 그러자 이 관계자는 "콜센터에서 그런 위급한 상황까지 처리해야 하는 건 문제가 있지 않느냐"라고 했다. "말 그대로 '콜센터'니까 긴급한 상황에 대한 권한과 책임관계는 없다"는 것이 답변의 취지였다. 다산콜센터에서 생겼던 문제를 반면교사로 삼을 생각이 별로 없는 듯했다. (답변 중 "129와 연계할 생각이 있다"는 말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인천in>은 다산콜센터에 전화를 해보았던 6명의 시민을 다시 모이게 했다. 그리고 시 관계자와 통화한 내용을 전해준 후 나름대로 생각을 들어보았다. 그 중 5명은 "가벼운 민원이면 문제가 없겠지만, 이대로라면 다산콜센터의 전철을 그대로 밟게 될 것"이라고 얘기했다.한 명은 "네트워크가 좀더 깊게 연계되면 다른 가능성도 있겠지만 관계자와의 전화통화만 놓고 보면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은 것 같다"면서 "시민들이 그 '책임관계'라는 걸 알 필요는 없지 않느냐"고도 했다.
그중 이모(32)씨는 "시청 관내와 유관기관 각각의 담당자와 콜센터가 모두 연결되어 있어야 콜센터로서 의미가 있다"면서 "다산콜센터처럼 안내해주는 대로 이리저리 전화를 또 해봐야 하고 빙빙 돌려서 해결해야 될 상황이면 그냥 와서 민원처리하는 게 낫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 번 혹은 두 번 이내 내선 연결로 경중에 상관없이 거의 모든 민원해결이 가능해야 한다는 말이다.
또 다른 시민 박모(34)씨는 "검단 9호선 연결 계획이 언론사들을 통해 언급되던 작년, 이 때문에 시청에 민원전화를 넣어본 적이 있었는데 그들의 안내에 따라 교통기획과로, LH로, 다시 시청 대중교통과로 계속 전화를 넣어야 했다"면서 "얘길 들어보니 다른 시민들도 비슷한 경험이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 관계자가 자기들이 반복된 내용의 전화를 많이 받는다고 하는데, 단 한 가지를 알아보기 위해 몇 번씩 전화를 하고 똑같은 문의를 다른 사람들에게 서너 번 이상 하는 시민들은 불편한 사람이 아니냐"면서 "그러한 점을 개선하고자 많은 예산을 들여 구축하는 콜센터에는 공직자들이 많은 고민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시가 추산하는 콜센터 구축 예산은 14~15억 원 수준이라고 한다.
서울 우면산 산사태 현장. 당시 다산콜센터는 이와 관련해 안일한 민원처리로 구설수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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