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뿌리, 자유공원을 국가 사적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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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뿌리, 자유공원을 국가 사적지로
  • 전영우
  • 승인 2023.09.14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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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읽기]
전영우 / 인천생각협동조합 이사장
인천 시민사회단체들이 1919년 만국공원(현 자유공원)에서 한성임시정부 선포를 위해 열리기로 되어 있던 13도 대표자회의를 재연하는 행사를 갖고 있다.
인천 시민사회단체들이 1919년 4월 2일 만국공원(현 자유공원)에서 한성임시정부 선포를 위해 열리기로 되어 있던 13도 대표자회의를 재연하는 행사를 갖고 있다.

 

인천은 여러 분야에서 한국 최초가 많다. 우리나라 최초의 성공회와 감리교 교회인 내동교회와 내리교회가 있고, 최초 근대식 호텔인 대불호텔도 있으며, 철도의 시작도 인천이다. 그리고 최초의 근대식 공원인 만국공원(자유공원)도 인천에 있다. 만국공원은 최초의 공원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대한민국 임시 정부가 출범한 뜻 깊은 장소이기도 한데, 그런 역사적 의미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있기에 안타까운 일이다.

상해임시정부가 대표적인 임시정부이며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모태라는 인식이 있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정통성을 인정받은 임시정부는 인천 만국공원에서 결성된 한성임시정부가 유일하다. 당시에 결성된 임시정부는 상해임시정부와 노령임시정부 그리고 한성임시정부가 있었는데, 상해임시정부와 노령임시정부는 외국에 위치해 있었던 관계로 임의단체의 성격이 강하고 전국을 대표하는 대표성을 결여하고 있었다.

반면 한성임시정부는 1919년 만국공원(현재 자유공원)에서 13도 전국 국민대표자회의를 열어 결성된 임시정부로 전국을 대표하는 대표성을 가진 유일한 임시정부였다. 당시 인천 만국공원에 모인 20여명의 인사들은 천도교, 기독교와 유림 대표를 비롯하여, 수원, 강화, 인천 등 13도 각 지역의 대표들로 구성되었다. 각 지역의 대표자는 물론이고 종교계를 아우르는 인사들이 참여하였기에, 만국공원에서 개최된 이 회의는 명실상부 전국을 대표하는 대표성을 확보한 것이었고, 현재의 국회에 해당하는 임시의회의 역할을 수행했다.

만국공원에서 개최된 전국13도 회의에서는 헌법에 해당하는 약법(約法)과 정부 조직안을 통과시켰다. 약법에서는 국가의 정체성을 민주제와 대의제로 명시하였고, 자유와 평화주의에 기반한 국시(國是)도 명시하였다. 이 회의에서 국가의 기틀을 마련하는 헌법을 제정하고 이에 의거한 한성정부의 수립을 결정하였다. 만국공원 회의에서의 결정에 따라 1919년 4월 23일 서울에서 한성정부의 수립이 발표되었다.

이런 사실을 종합해보면 한성임시정부가 전국을 대표하는 정통성을 갖춘 유일한 임시정부였다는 사실이 자명하다. 인천문화재단 문화유산센터에서 발간한 ‘인천과 13도 전국 국민대표자회의, 한성정부자료’ 보고서에 의하면, 1919년 9월에 수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한성임시정부의 제도와 조직을 그대로 채택하였다고 밝히고 있다. 곧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한성임시정부를 계승한 것이고, 따라서 한성임시정부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뿌리라는 사실은 사료를 통해 입증되었다.

현 자유공원은 이렇듯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 의미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고 자치단체에서도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대한민국의 독립운동을 상징하는 대한민국임시정부가 공식적으로 한성임시정부를 계승했다는 사실과, 대한민국임시정부의 수반이었던 김구가 인천 감리서에서 두 번이나 옥살이를 했다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한성임시정부가 결성된 자유공원과 인근의 장소는 대한민국 독립운동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장소이며 국가 사적지로 지정되어야 마땅한 장소이다.

그동안 한성임시정부와 인천 만국공원의 역사성에 관한 연구는 민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는데, 이제부터라도 인천시 정부와 중구청에서 나서서 추가적인 관련 연구와 홍보를 진행하고 적극적으로 국가 사적지 지정을 추진하여야 한다. 대한민국 정부의 발상지가 인천이라는 중요한 역사성이 이렇게 묻혀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인천시와 중구청에서 하루속히 나서서 추진할 것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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